엊그제 까지만 했어도 더워서 못살겠다는 투정이 지금은 언제 그랬냐는듯이...
참으로 사람의 마음 처럼, 간사한 것은 없다고 생각 해봤다.
부득이하게, 음력 8월 초하루(양력8월27일, 토요일)를 알바 때문에 이틀을 보내고 난 뒤
음력 초3일(월요일)에 절에 가기위해 대중교통을 이용하면서
버스나 지하철에서 빵빵하게 나오는 에어컨의 차거움이
너무 추워서 몸을 움츠려야 했었음이 참 우습다고 생각해봤다.
폭염 때문에 아이스 커피를 즐겨 마시고
얼음물을 하루에도 수없이 마셔대던 그 때는 어디로 갔는지?
어느새 가을!!
창밖으로 들려오는 한 밤중의 매미소리는 소음공해 였는데
서늘한 바람과 함께 ,이름모를 풀벌레 소리가 밤의 정적을 깨는 것이 싫지않은 이유는
분명 가을이 다가오고 있는 것이라고 자신있게 메모하고 싶어졌다.
매달 초하루에서 초3일에
시간이 날때 다녀오는 암자의 뒷뜰에 부용화가 참 예쁘게 피어 있었다.
이쁜꽃 한 송이는 너무 쓸쓸할 것 같아서 이곳 저곳을 찾아봤지만
부용화는 고즈넉한 암자의 뜰 앞을 홀로 지키고 있었다.
배초향이라고 하는 초가을에 피는 꽃은...
그러나 절집 공양간에서는 적당하게 이용되는, 식재료 '방아'로 잘알려진 것이
무더기로 보랏빛 꽃을 예쁘게 피워서, 이미 가을을 맞이 한듯 했다.
암자 마당가에 핀 백련에게
지금은 여름 끝인지, 가을 시작인지 묻고 싶었다.
연꽃이 모두 사라진 들판의 연밭에도 쓸쓸함뿐이건만
이곳 암자 마당가의 연꽃은 이제서 예쁜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음이 반갑기만 했다.
꽃이 피는 시기와는전혀 상관없는듯...
여름 끝자락에서 곱게 핀 백련의 모습이 한없이 우아하게 보여졌다
가을 모란이라고 불린다는 '추명국'이
가을바람과 함께 암자 뜰 앞에 사뿐이 내려앉은듯 했다.
제법 예쁘게 피고 있음이 진행중인 추명국이다.
아직 가을의 초입인데...
다음달 음력 9월 초하루에는 좀 더 예쁜 모습으로 성숙해져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지난달 음력 7월 초하룻날에 암자 갔었을때는
띄엄 띄엄 피던 닥풀꽃이 이제는 제법 예쁘게 무리지어서 피고 있었다.
암자 텃밭 주변이 온통 닥풀꽃으로 장식되어 있음에 혼자 보기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쓸쓸함이란
고즈넉한 암자에 피어 있는 꽃도 쓸쓸했고, 혼자였던 나의 발걸음도 쓸쓸했던 것은 마찬가지...
그래도 화사함이 보여주는 마음의 평화가 있어서 괜찮았던 것 같았다.
암자 담장가를 참 예쁘게 장식하고 있는 닥풀꽃이 볼수록 예뻤다.
담장 밑 봉숭아꽃 한웅큼 따서
손톱에 꽃물 들이고 싶다는 충동을 갖게 하는 모습도
아무도 없는 암자 담장 옆이었기에 웬지 쓸쓸하다는 생각이 먼저였다.
그러나 어린시절 손톱에 꽃물 들여주던 어머니 생각을 하면
쓸쓸함 조차도 그리움이 되는 것 같아서 그냥 봉숭아꽃 앞에서 시린 가슴 달래보았다.
코스모스의 순박함은 예나 지금이나 늘 변함없는 모습이라서 좋았다
가을 마중!!
코스모스가 피어 있어서 더욱 가을이란 것에 자꾸만 앞 뒤를 두리번거려진다
가을이 얼마 만큼 와 있는가를 찾기위한 나의 주책스러움도 잠시....
아직 8월이 끝나지 않았다는 것에 약간은 미안함의 배려가 있어야 하지 않는가, 그냥 웃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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