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력 7월15일은 백중(우란분절)이었기에, 절집에서는 돌아가신 분들을 위한 천도재 기도를 끝내는 날이었다.
기온은 한여름의 최고치에 다달을 만큼 무더운 날씨였지만
조상님을 위한 천도재를 간절한 마음으로 염원하며 통도사 산문 입구에 들어서는데
붉은 배롱나무꽃이 화사함으로 아는체를 하며,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것 같았다.
음력 7월15일은 불가에서 백중 또는 우란분절이라고 하여,
1년에 한번 선망부모와 조상님을 위한 영가천도재를 지낸다.
이날은 부처님의 십대제자 가운데 신통제일인 목련존자가 어머니를 아귀도에서 구해낸 날이라고 하는데
부처님의 가르침을 받아 음력 7월15일 "안거 자자일(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참회하는 의식)"에
스님들에게 공양을 올려 어머니를 천도시킨 유래에 따라 현세의 부모와 선망부모를 위해 우란분절을 지낸다고 한다.
백중 기간 (49일) 동안에 돌아가신 분들을 위하여 정성껏 기도를 올리면, 백중날에 하늘문이 열리면서
지옥에서 고통받는 분들이나
이승에서 떠돌아다니는 조상님들 및 유주 무주 고혼 영가들이 좋은 곳으로 가는 날이라고 했다.
다른날도 아니고 음력 7월15일, 우란분절에 천도재를 올리도록 부처님께서 정하신 것은
여름안거를 마치는 날이라 즐겁게 한곳에 모인 스님들의 공덕으로 영가를 천도하여
천상이나 정토에 태어나게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즉 출가지의 수행 공덕과 보시자의 공양 공덕이 함께 어우러졌을때 어떤 악업 중생도 구제 될 수 있다는것이며
오늘날 우란분절에 천도재를 지내는 것도 바로 목련존자의 효심을 본받아 스님들이 힘을 빌어
부모나 조상영가를 고통에서 구해내려는 마음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통도사 불사리탑에서 바라본, 삼성각 앞의 배롱나무꽃
대광명전 뜰 앞에서 더덕꽃을 만났다.
한여름날의 능소화는 지칠줄 모르고 피고 지고 하면서, 통도사 경내를 참 아름답게 했다.
약사전 옆의 능소화!!
경내에 꽃이라고는 배롱나무꽃 외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여름꽃이 귀한 통도사 경내에서
유일하게 화사함을 보여주는 능소화는 그래서 더 귀한 꽃이 된 것 처럼 보여졌다.
한낮의 열기가 순백의 하얀 '옥잠화'를 시들게 했다.
그래서 기온을 보니까 낮 1시쯤 34도였다.
이런 기온에 불사리탑에서 신발도 신지않고 , 햇볕가리는 모자도 벗고 탑돌이를 세바퀴 했다.
오직 마음속엔 간절한 염원의 기도뿐, 그 외엔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았다.
하얀 백합꽃이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듯, 풀숲에서 만났다.
꽃범의 꼬리
벌개미취
어느 전각 앞의 배롱나무는 거의 꽃이 지고 있었지만, 그래도 멋져 보였다.
통도사 일주문 밖의 하얀 배롱나무꽃
붉은 배롱나무꽃 보다는
그다지 예뻐 보이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흔한 색깔이 아니라서 찍어봤다.
일주문에서 천왕문으로 가는 길의 배롱나무꽃
예전에 비해서는 일주문 주변의 배롱나무꽃도 그다지 많이 피지는 않았다.
고사를 한 것인지는 모르나 점점 꽃송이가 줄어드는 것이 아쉽기만 했다.
이른 봄날의 홍매화를 보듯
무더운 한여름날의 배롱나무꽃은 홍매화 만큼이나 고귀한 존재가 아니었나 생각해본다.
통도사 일주문을 들어서면, 한여름 이맘때는 환상적으로 예쁘다는 생각을 했던적이 있었다.
그러나 시간이 많이 흐르면서 배롱나무도 세월의 나이를 먹는 탓인지
화사함이 자꾸만 줄어드는 듯 했다.
음력 7월 백중 쯤에는 참으로 아름답고 화사했던 일주문 주변인데...
그래도 올해도 어김없이 백중날에 예쁜 모습의 '배롱나무꽃'을 봤다는 것만으로 감사하게 생각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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