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 비가 오락가락....
내리려면 좍~~좍, 폭우를 쏟아내던지, 그렇지 않으면 내리지말던지
찔끔찔끔 내리다가 심심하면 한번씩 부슬부슬 내리는 비는 오늘 새벽 까지 ,3일 반 동안 그렇게 감질나게 내렸다.
그렇게 내린 비에도 텃밭의 식물들은 몸살을 앓고 있었고, 뿌리가 썩어가고 있으며
구멍이 뻥뻥 뚫린 고추들이 땅위로 떨어져 내리고 있었다.
그래서 장마로 인한 텃밭에, 역병 예방 약도 쳐야 하고, 풀도 뽑아줘야 하고, 이것저것 할일이 많건만
오늘 하루 만큼은 절대로 비를 내리지 않겠다는 일기예보를 믿고, 일손 팽개친후 통도사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어제 음력 6월 초하루에는 하루종일 비가 내렸기에, 뒤로 미룬 날이 오늘 음력 초이튿날이었다.
초하루라서 절에 가야 한다는 생각과 이때 아니면 볼 수 없게 될 '능소화'꽃을 보기 위함도 절에 가는 이유가 되었다.
며칠동안 비가 내려서인지 땅 위로 떨어져 내린 능소화 꽃잎이 제법 많이 눈에 띄었다.
그래도 피고지는 꽃이, 땅 위에 떨군 꽃잎보다 더 많이 남겨져 있었기에 서운함은 잠시 잠깐이었다.
원산지가 중국인 '능소화'는 오래 전 부터 아름다운 모습으로 친숙하게 봐왔기에
어느 순간 우리나라 토종꽃으로 착각할 때가 많았다.
어찌해서 우리나라 마당가에서 이쁘다고 점 찍어 놓은 녀석들은 하나같이 원산지가 중국이라는 것인지
못마땅했지만 투박하고 색깔도 짙은 서양 능소화보다는 동양의 능소화가 훨씬 예쁘다고 생각했다.
통도사 꽃담 위에 핀 능소화는 그냥 순수 그 자체였다.
매력적이고, 은근함이 가득 들어 있는 능소화는 아름다움을 잘 아는 여름꽃이라는 것....
그냥 바라볼수록 예쁘다는 생각뿐이다.
시골동네 담장 위에 피어 있는 모습도 예뻤지만
빛바랜 주홍색 같은 매력적인 꽃 색깔이 한옥담장과 참 잘어울린다는 생각을 해봤다.
빛바랜 주홍색을 '로맨틱 오렌지' 색깔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내가 맘에 드는 색깔의 이름은 '빛바랜 주홍색' 에게 점수를 더 주고 싶었다.
능소화의 꽃말은 '여성, 명예'라고 한다.
며칠동안 우중충한 빗속을 바라보다가
모처럼만에 파란 하늘을 바라보니 마음 까지 후련해지는 것 같았다.
통도사 비로전 옆, 돌담에 핀 능소화였지만
피어 있는 꽃보다, 땅 위에 떨어진 꽃잎이 더 많아 보였다.
통도사 약사전 뒷곁에 핀 능소화는 빗물에 얼마나 많이 시달렸는지?
예쁜 꽃송이는 눈으로 셀 수 있을 만큼, 몇개 남아있지 않은 모습이었다.
아쉬움 때문이라도, 좀 더 예쁘게 사진을 찍어주고 싶었다.
꽃잎을 떨군 빈 줄기는 모두 빗물 때문이었노라고 나에게 일러바치는 것 같았다.
그래도 몇개 남아있는 예쁜 꽃송이들을 돋보이게 하고 싶었다.
파란 하늘가에 빛바랜 주홍 색깔의 능소화꽃!!
엊그제 시골동네 산책길에서, 담장을 따라 피고 있는 능소화를 처음 만나게 되었다.
올해 처음으로 만난 능소화라서 그냥 마음 까지 흐뭇해지는 것 같았다.
올해 처음 핀 능소화를 만나기위해서 , 일부러 찾아다니면서 만난꽃이었다.
어느집 담장가에 넝쿨이 늘어지면서 핀 꽃이 참 예쁘다고 생각했었다.
이 집 울타리는 능소화로 예쁘게 단장 되었던 것으로 메모해본다.
능소화꽃을 일부러 찾아다니던 날에
어느 작은 화방 앞에 핀 능소화는 예뻤는데, 흔히 보았던 빛바랜 주홍빛이 아니라
붉은 빛을 띤, 지긋지긋한 붉은 주홍....서양에서 배 타고 들어온 원예용 능소화 였다.
예전에는 한옥 담장에 우아하게 핀 멋스런 능소화였는데
요즘에는 뭐든지 배를 타고 들어와서 우리나라에 귀화 하는 서양꽃들이 너무 많았다.
이 붉은 주홍색을 띤 능소화도 품격을 떨어뜨릴 만큼, 너무 흔한 꽃이라는 것에 더 외면을 하는 것 같았다.
통도사 경내의 작은 연못에 수련이 점점 더 예쁘게 피고 있었다.
빗물을 흡족하게 만난것인지, 파란 잎들이 싱싱하고 예뻐 보였다.
앙증맞은 분홍빛 수련꽃은 통도사 창건설화가 담긴 구룡지 연못에 핀 꽃이다.
1500년이라는 긴 세월을 지키고 있는
통도사 구룡지 연못속에는 많은 물고기들과 다양한 색깔의 수련들이 제 철을 만난듯 했다.
금붕어인지, 황금 잉어인지 분간은 할 수 없었으나
평화롭게 노닐고 있는 모습들은 한 눈에 봐도 참 행복해 보였다.
장마철이라는 것이 '수련꽃'을 더욱 싱싱하고 윤기흐르게 만드는 것 같았다.
연못속의 흙탕물이 빗물로 인해서 맑고 깨끗하게 교체 된 느낌이었다.
진흙 속의 보물 같은 꽃이 연꽃이라고 했는데
수련꽃은 어떤 의미로 작은 연못에 가득 심겨진 것인지
20여년을 늘 지켜봤지만
연못속의 수련꽃들은 늘 그자리에서 변함 없는 모습으로 남아 있는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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