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산사의 풍경

음력 6월 초하루, 통도사 풍경

nami2 2022. 7. 1. 21:33

음력 6월 초하룻날,  절에 가기 위해서 ,3일 전 부터  일기예보를  수없이 많이 본 것 같았다.

오전 8시쯤에 집을 나서면, 집에 돌아오는 시간은 오후 5시30분쯤 될 만큼

하루종일  걷는 시간을 생각하면  초하룻날에는 절대로 비가 내려서는 안된다는 나만의 법칙이 있었다.

결국 비가 많이 내린 초하루에는 텃밭 일도 급했고

겸사겸사  절에 가지 못했기에 , 이튿날(초이틀)에  다녀오게 되었다.

 

처음에는 초이튿날에도 양산지방에는  하루종일 비가 내리는 것으로 되어 있더니

한나절도 안되어서  오전에만 비오는 것으로 일기예보가 바뀌었다.

그래서 또 망설였는데, 당일날  새벽에 일기예보를 봤더니  하루종일 흐림에 오후 한때 비가 내린다고 했다.

그 정도라면 절에 다녀와도 되지 않겠는가 생각하며, 절에 갈 준비를 해서 길을 나섰더니

하루종일 비 한방울 내리지 않은, 아주 청명하고 예쁜 하늘을 보여주었다.

 

장마철의 일기예보.... 어디서 어디 까지 믿어야 하는 것인지는 몰라도 

초하룻날에 절에 가야 한다, 절에 가야 한다.... 주문을 외우듯 ,머릿속은 온통 절에  갈 생각만 했던 것인데

비옷과 우산 한번 펼치지 않은채 , 비 한방울 맞지 않고 잘 다녀왔음이 어찌나 신통방통 했는지

그냥  누군가에 흐뭇한 미소를 보내고 싶어졌던 하루였었다.

 

아직은 이렇다할 여름꽃이 눈에 띄지 않은  산속 사찰의 숲길...

조금은 꽃이 없어서 쓸쓸하다는  생각을 했는데,  통도사 성보 박물관 앞이 화사해졌다.

노란색깔의 백합꽃이 박물관 앞을 예쁘게 만들어 놓은 듯 했다.

 

숲길을 걸어가면서도, 총림문 안을 들어섰는데도  아무런 꽃이 보이지  않았는데

성보박물관 앞, 화단가에는 

하얀 백합, 노란백합, 우단동자, 낮달맞이'' 꽃들이 쓸쓸함을 해소시켜주는듯 했다.

 

하루종일 흐림에, 오후 한때 비 예보가 있는 하늘은  맑고 푸른 하늘에 흰구름이 둥실둥실이었다.

아무리 봐도 영축산  하늘가에는 먹구름이 아닌 흰구름이  예쁘기만 했다.

 

요사채 담장 너머로  보여지는  배롱나무꽃이 이제 꽃이 피기 시작한듯 했다.

아무래도 통도사 일주문 앞의 배롱나무꽃은 음력 7월쯤에 볼 수 있을 것 같았다.

 

 

통도사 300년 된 오향매(분홍매)의 매실이  튼실하게 달려 있었다.

먹음직스러운 홍매실이  누렇게 익어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으나 전체 나무에 다닥다닥이 아니라

잎사귀 속에서 보물찾기를 할 만큼, 매실은  몇개 남아 있지 않았다.

 

                   300년 된 오향매의  홍매실

 

누렇게 된 매실은 땅 위를 많이 뒹굴고 있었다.

열매들은 시기가 되면 모두 땅위로 떨어진다는 것이 법칙이 된 듯

나무 밑에는 노란 매실들이 제법 많이 떨어져  있다는 것이 아깝기만 했다.

 

통도사 극락보전 뒷곁의 벽화는 극락보전을 지키는 수호신인 것 같았다. 

무채색의  문살도  고풍스러움이 낯설지가 않은 듯 했다.

 

극락보전의 반대 방향의 옆,  벽에 그려진  수호신은  '금강역사' 처럼 보여졌다.

금강역사는  절집을 지키는 수호신이다.

 

통도사 천왕문 앞에서  바라본, 하늘이 어찌 그리 예쁜지?

파란 하늘에 흰구름....

가을이 오는듯한 분위기는  경내 마당가에서  고추잠자리를 보았기 때문이다.

 

천왕문 앞에서

작은 담장 너머로 보여지는 풍경속에서는  '범종루'라는 현판이  멋스럽게 눈에 띄었다.

 

범종루 옆의  보리자나무(염주나무)에서는 염주 열매가 앙증스럽게 매달려 있었다.

 

범종루 옆이 무성한 '쪽동백나무'에서 열매는  다닥 다닥이었다.

보리자나무(염주나무)의 열매와 쪽동백 열매는  헷갈릴 만큼 비슷했다.

그러나  보리자나무 열매가 앙증맞고  의미 있는 열매라는 것을  쪽동백나무 열매를 보면서 평가 할 수 있었다.

쪽동백나무 열매는 그냥 밋밋하다는 느낌이었다.

 

5월에 하얀꽃이 제법 예쁘게 피더니, 벌써 열매가 다닥다닥 달린 모습이 귀엽기만 했다.

 

                   성보박물관 앞이 백합꽃

 

이 녀석!

물살이 세차게 흐르는 물소리를 들으면서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왜가리는 참선중.....

 

개울물을 따라서  암자로 가는 길에는  제법 먹음직스런 '산딸기' 가 유혹을 했으나

숲이 무성했고  산딸기 잎사귀에는  가시가 달려있었기에  어렵사리 사진만 찍어 보았다.

 

비가 내리지 않아서 가뭄이 심할때 보다는 

장마로 인해서 비가 내리니까 , 개울물을 따라서 걷는 길도 심심치는 않았다.

작은 폭포에서 흘러내리는 물줄기만 보아도 더위가 사라지는 듯 했다.

 

일주문 옆, 개울가에 흐르는  물소리가 시원스럽게 들려왔고

푸른 숲과 어우러지는 맑은 하늘은  정말 혼자 보기 아까웠다.

하루종일 흐림, 그리고  오후에 비가 내린다는 예보는 완전 엉터리 였음은 .....

전날에 하루종일 내렸던  비의 흔적은 찾아볼 수 없고, 청명한 멋진 하늘과 푸른 숲이 전해주는 아름다움은

이 날에 처음 보았던 풍경 처럼,  마음 속 까지  우중충했던 먹구름이 사라지는 듯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