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금요일(음력7월15일), 한낮의 기온이 35도 였던 정말 무더운 여름날이었다.
음력 7월15일은 여름안거 해제일이며, 백중날이었다.
백중은 과일과 음식 등 백가지를 공양한 백종에서 유래되었다고 하는데
선방에서는 하안거 등을 정진하면서 생긴 스스로의 허물을 대중 앞에 사뢰고 참회하는
*자자(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참회를 하는 의식)*를 행하며, 불자들은 선망부모를 천도하는 우란분절법회를 가진다
이 우란분절법회는 안거수행 대중에게 공양을 올린 공덕으로
지옥에 떨어진 어머니를 구제한 목련존자의 효행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백중날에 통도사 세존 사리탑에 참배 후 기도를 끝내고 찾아간 곳은, 통도사에서 가장 가까운 보타암이었다.
보타암의 여름은 보랏빛 비비추꽃이 환상적으로 피는 곳이기에
날씨가 덥거나 말거나 때를 놓치면 안될 것 같아서 다녀왔다.
비비추꽃이 절정으로 피고 있는 작은 암자는 온통 보랏빛으로 장식된 듯 했다.
비비추는 백합과의 여러해살이풀로 7~8월에
중부 이남지방,산지 냇가 등 약간 습기가 있는 초원 양지에서 자생하는데
비비추의 꽃말은 '좋은 소식, 하늘이 내린 인연' 이라고 한다.
보랏빛 꽃의 비비추는 10여년 전 부터 보타암의 여름을 상징하는 꽃이 되었다.
예전에는 보타암 담장 주변을 완전하게 보랏빛으로 장식했었는데, 세월이 흐르면서 비비추꽃이
많이 줄어든편이라서 아쉽기는 했었지만, 그래도 한참 절정일때 다녀왔다는 것이 다행이라고 생각되었다.
하얀 옥잠화의 꽃봉오리가 펼쳐지지 않아서 조금은 아쉬웠다.
옥잠화의 달콤한 향기가 마음 속 까지 그윽하게 날아 들어오는 것 같았다.
보타암 담장가에 피어 있는 배롱나무꽃이 쓸쓸해 보였지만 멋스런 아름다움이 되어 주었다.
보타암 약사전에서 바라보이는 영축산 자락
언제 바라보아도 멋진 모습이고, 올라가고싶은 곳이다.
날다람쥐 처럼 오르내리던 영축산 정상인데, 지금은 늘 올라가고 싶은 욕망만 가득할뿐이다.
보타암 뜰앞에 피었던 연꽃이 흔적을 멋지게 남겼다.
연밥이 몽글몽글 염주알 처럼 예쁘게 들어앉은 모습이 경이롭기 까지 했다.
활짝 핀 연꽃은 못봤지만 연꽃이 사라진 흔적과
연꽃이 피려고 하는 꽃봉오리에서 연꽃의 일생을 보는듯 했다.
앙증맞고 예쁜 '유홍초'꽃이 한낮의 열기에 약간 시든 모습이 애처로워 보였다.
낮 1시의 기온은 35도....
걸어다니는 사람도 죽을 지경이었던 열기에 차거운 생수만 마셔댔다.
보타암 뒷뜰에 피고 있는 닥풀꽃이 눈에 띄었다.
마침 백중날 천도재 의식이 있어서 법당에 들어가지 못한채 밖에서 빙빙 돌아다니면서
너무 덥다는 생각에 꽃을 바라보니 잎이 모두 시들시들.... 그래도 꽃은 품위를 잃지 않았다.
닥풀 잎사귀가 열기에 축 쳐진 시간의 기온은 35도....
산속이라도 별 다를게 없다는 폭염이었다.
닥풀의 속명은 '황촉규'라고 한다.
중국이 원산지이며, 아욱과의 한해살이풀로 전국의 밭에서 재배된다.
꽃, 뿌리, 종자를 이뇨작용, 화상, 거담, 기관지염 등에 약재로 쓰며
뿌리를 한지의 원료나 섬유의 접착제로 사용한다.
나무수국
플록스꽃들이 암자 주변 곳곳에서 예쁜 모습으로 장식되고 있었다.
플록스의 꽃말은 '내 가슴은 정열게 불타고 있습니다 '
플록스라는 이름은 그리스어로 불꽃이라고 하며, 풀협죽도라고도 부른다.
원산지는 북아메리카 였다.
풀협죽도라는 꽃이
언뜻 우리나라 토종꽃인줄 알았는데, 검색을 해보니 풀록스라는 이름의 외국꽃이었다.
그래도 무더운 한여름날에 꽃밭을 장식 해준다는것이 고마워서 사진을 찍어 보았다.
생김새가 특이해서 여름꽃 중에서는 가장 관심있게 봐주는 '박주가리'꽃이다.
바라볼수록 예쁜 꽃이다.
박주가리의 어린순과 열매를 식용하며, 어린 잎과 줄기는 나물로 먹는다.
7~8월에 꽃이 피는 박주가리과의 여러해살이 덩굴풀이다.
통도사 정문을 나오면서 울타리 주변에
넝쿨지어 가며 꽃이 핀 모습을 놓치고 싶지 않아서 뻗어가는 넝쿨을 따라가며 사진을 찍어보았다.
날씨는 덥고, 몸은 지치고 그래서 마음의 안정이 필요했던 시간이 아닐까 생각했다.
배롱나무꽃이 한창인 통도사 주변은 무더운 여름날이지만 그다지 삭막하지는 않았다.
귀가 따겁게 울어대는 매미소리는 소음공해였었고
30여분을 소나무 길을 걸어나오며 느껴진 것은 덥다는 것과 몸이 천근만근이라는 것이었다.
그래도 뜻깊은 '음력 7월 15일' 백중날에 부처님을 뵙고,
암자 주변을 산책하며, 여러가지 꽃을 만나봤다는 것은 참 잘했다고 나에게 칭찬 해주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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