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산사의 풍경

여름꽃이 예쁘게 피는 암자

nami2 2022. 5. 31. 21:24

녹음이 짙어가는 여름날이라는 것이 무색할 정도로 계절속의 5월은 이미 여름이 한창 진행되는 것 같았다.

햇볕에 나가면 따끈따끈한 더위이지만, 그래도 숲그늘을 걸어 갈때는 서늘하다는 느낌을 받게되니

아직은 숨이 헉헉 막힐 만큼의 여름은 아니라는 것이 다행이라고 생각 되었다.

5월이라고 해봤자 이미 여름이 진행중이니까, 혹시 능소화 꽃이 피었나 확인해봤더니

그래도 꽃들은 자신들의 위치에서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알고 있는듯, 다소곳하게 꽃 필 시기를 기다리는듯 했다.

암자 한옥 담장가에 꽃양귀비꽃이 화사함을 만들어 놓았다.

정원에서만 보던 꽃양귀비꽃이 한옥 담장과 잘어울린다는 것이 또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

 

솔직히 말하면

너른 들판의 큰 정원에서 가장 보기싫은 꽃이 꽃양귀비였다.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 할런지는 모르나, 단 한번도 예쁘다는 느낌을 가져본 적이 없는 꽃인데

암자의 한옥 담장가에 핀 꽃양귀비는 화사하게 참 예뻐보였다.

분위기에 따라 꽃들의 품격이 올라가는 것은 아닌가 생각하게 되었다.

 

흙이라고 단 한줌도 없는 돌덩이 위에서 꽃을 피우고 있는 '영산홍'을 보면서 그냥 지나칠수가 없었다.

어찌해서 그런 곳에서 뿌리를 내리게 되었는지, 물어보고 싶었다.

 

암자의 아주 작은 연못에서 꽃을 피운 수련꽃!!

 

여름이 길어질수록 '수련꽃'에 대한 흥미를 잃어갈지 모르나

아직은 귀하게 피는 시기라서 예뻐보였다.

 

연잎 사이로 빼꼼하게 얼굴을 내미는듯한 모습이  귀여웠다.

 

좁은 공간을 둘이서 비집고, 꽃을 피우는 모습도 봐줄만 했다.

 

따지고보면  수련들의 이름도 각각 따로 있을텐데

외국이름이 골치 아파서 그냥 몽땅 '수련'이라고 불러주고 싶었다.

 

하얀 매발톱꽃이 거의 사그러질때가 된 것 같았다.

많은 씨방을 남기다보니  예쁜 모습도 한계가 온듯 했다.

 

                       큰금매화

 

큰 금매화는 높은산 풀밭에서 여러해살이로 자생하는데

꽃은 7~8에 피며, 열매는 9~10월에 익는다고 했다.

러시아(사할린), 몽골, 일본, 중국(동북부)에 분포하는 예쁜꽃이다.

 

조금만 더 시간을 붙들고 있었다면, 예쁜 꽃의 모습으로 나와 만남을 가졌을텐데...

아쉬울 만큼

취운암 입구의 붓꽃은 이미 사그러져서 바싹 마른 상태였다.

해마다 예쁜 모습으로  음력 5월 초하루에 만났었는데, 올해는 음력 5월 초하루의 시간이 늦어진듯 했다.

참 예뻐했던 붓꽃이었는데  아쉽기만 했다.

 

암자로 가는 숲길에 '싸리꽃'이 지천으로 피고 있었다.

싸리꽃이 필 때쯤이면 뻐꾸기 울음소리는 더 구슬프게 들려온다.

 

살랑살랑 숲길에 바람이 부니까 싸리꽃 사진 찍기가 불편했다.

바람에 흔들리는 꽃을 사진찍는 다는 것은 입에서 욕이 나올 만큼,

인내력 테스트를  받는 것 같았다.

 

살랑살랑 바람은 불고....

싸리꽃 나무가지는 너풀너풀 춤추듯  바람에 흔들렸다.

사진 한장 찍어볼 것이라고

아무도 없는 숲길에서 바람과 실갱이를 하면서, 겨우 사진 한장 건졌다.

 

암자 정원 한켠에서 잘생긴 싸리나무 한그루를 만나게 되었다.

어찌나 꽃도 예쁘고 정갈하게 피어 있었는지

숲길의 천방지축 싸리꽃보다는  은근한 매력과 함께 싸리꽃 향기도 참 괜찮았다.

 

싸리꽃은 색이 고와서  얼음꽃을 만들기에 적합하다고 하며

또한 편두통으로 머리가 멍한 기분일때

싸리꽃으로 꽃차를 만들어 마시면 기분이 말끔해진다고 했다.

 

예전에 싸리나무는 구황식물로 이용되었는데, 봄철에는 어린싹으로 나물을 먹었고

가을에는 씨를 받아서 가루로 만들어 죽을 쑤어서 먹고, 밥에 섞어 밥을 짓기도 했다고 한다.

  

                   붉은찔레꽃

 

긴 한옥 담장 옆에

꽃분홍 색깔의 예쁜 찔레꽃이 다소곳한 모습으로 가던 길을 멈추게 했다.

고즈넉한 암자 뒤곁의 담장 옆에 핀 꽃이 왜그렇게 예뻐 보이는 것인지?

 

어쩌다가 한번쯤 붉은 찔레꽃이 눈에 들어왔다.

찔레꽃 붉게 피~는 남쪽나라 내고향.....

 

요즘은 자꾸만 이 노래를 흥얼거리게 하려고 그러는 것인지

진짜 붉은 찔레꽃을 가끔씩 만나게 된다.

은은한 꽃향기도 한몫을 하는 붉은 찔레꽃은

5월의 여름을 아름답게 만들어 준다는 것이 설레일 만큼의 즐거움이 된듯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