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산사의 풍경

산속 깊은 곳의 암자 풍경

nami2 2022. 4. 13. 23:16

며칠동안 초여름이라고 착각 할 만큼, 이상하기만 했던 날씨가 갑자기  겨울로 되돌아가는 듯 했다.

봄날의  변덕이 이런 것인가?

4월 초순의 날씨라고 하기에는... 

초여름이었다가, 다시 초겨울로 돌아가는 괴이한 날씨 변화에  어처구니 없다는 생각을 해본다.

그러면서도  들판에서  피고 있는 사과꽃, 배꽃을 바라보기에도 미안했고,

며칠동안의 초여름 날씨 때문에  억지로 꽃을 피워야 했던  '모란꽃'을 보면서 또 미안했다.

아무리 그래도 5월쯤에 꽃이 피는 모란꽃인데

4월 초순에  기온상승으로 인해서, 억지로 꽃을 피우게 하는 날씨의 변덕은  생각할 수록 못마땅하기만 하다.

아무튼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 하는지, 오늘은 텃밭에서 일하기에는 너무 춥기만 했다.

차거운 바람때문에  감당 못할 만큼 추워서, 감기 들기에 딱좋은 날씨라는 것이  오늘의 날씨였다.

 

집 주변에는 벚꽃이 사라져서 흔적도 찾아볼 수 없건만

산속 깊은 곳의 암자는 이제서 봄이 찾아온듯, 제법 예쁜 모습으로 눈을 호강시켜주었다.

 

숲길에는 진달래가 지천이지만, 조금은 가파른 곳이라서

가까이에서 진달래꽃 사진을 찍어보기에는 너무 먼 곳이라는 것이 아쉬움을 만들었다.

 

                   생강나무꽃

 

숲길에서 돌계단을 10개 정도 올라가는 위치에서 할미꽃이 아는체를 한다.

하필이면 그런 곳에서 자리를 잡고  사느냐고 물어보고 싶었다.

 

                팥꽃나무꽃

 

마당 넓은 암자의 화단에는  온통 할미꽃이 지천이었으나

무엇이 그리 쑥스러운 것인지 모두들 고개를 숙이고 있어서, 얼굴을 제대로 볼 수 없었다.

 

마당가를 한바퀴 돌다보니  예쁜 모습을 보여주는 할미꽃도 있었다.

보고 또 보아도  예쁜 얼굴인데, 왜들 그렇게 고개를 숙이고 있는 것인지?

 

요즘에 보기 힘든  귀한 꽃이지만, 이곳 암자에서는  너무 흔한 꽃이라고 할 만큼

봄날의  마당 넓은 암자에서는 눈에 띄는 꽃은 모두 '할미꽃' 뿐이었다. 

 

도심이나 집주변에서 하얀 목련이 사라진지 거의 한달이 되어가는데

이곳에서는 이제서 꽃을 피우고 있었다.

겨울이 길고 봄이 짧은

산 속 깊은 곳의 암자는  목련나무 한그루만 있어도 주변이 화사하게 멋져보인다. 

 

화단가에 노란 산수유꽃을 보면서, 타임머신을 탄 기분이 들었다.

흔적없이 사라져간 산수유꽃을 암자에서 다시보기 하는 것 같았다.

 

              산수유꽃

 

화사함으로 말한다면 '진달래'꽃이 으뜸인 것 같았다.

암자 주변도 덩달아 예뻐보였다.

 

고즈넉한 암자의 봄날 풍경이다.

 

  하얀 목련의 우아함을 보여주고 싶었지만

  오후의 햇빛..... 역광 탓이라고 핑계를 대본다.

 

나무 숲속에 에워쌓여 있는 , 암자 요사채 마당가의 하얀 목련이 예뻐보여서 

먼곳에서 줌인을 했더니.....

스님들의 일상을 훔쳐보는 것 같아서 괜히 죄송한 마음이다.

 

  집 주변에서는 절대로 볼 수 없는 '산괴불주머니'가 암자로 가는 숲길에 지천으로 피여 있었다.

 

아직은  화사한 봄날이라고  하기에는 무언가 약간 미숙한 암자 풍경이지만

그래도 암자로 가는 길에도  4월의 봄날 풍경이 조금씩 조금씩 찾아드는 듯 했다.

이른 봄날에 버들강아지가 자리잡고 있던, 개울가에는 노란 산괴불주머니가  자리를 지키고 있었고

곧 암자에도 4월이 익숙하게 자리를 잡게 되면

찔레꽃도 필 것이고, 흐드러지게 예쁜 모습의  붉은 모란꽃이 피어있을 것이라고 기대를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