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산사의 풍경

삼지닥나무 꽃의 아름다움

nami2 2022. 4. 7. 21:20

꽃이라고는 일주문 주변에 화사하게 핀 벚꽃과 진달래뿐인 것이 전부라고 생각하면서

통도사 경내로 들어갔던 엊그제 음력 초하룻날에

일주문 옆, 종무소 담장 옆으로 보여지는 노란꽃이 예뻐서 스님께 허락을 맡은후, 종무소 전각으로 들어가봤다.

아무나 함부로 들어갈 수 없는 곳이기에  꽤나 조심스러웠지만

사진을 찍겠다고 허락을 맡았으니

나혼자만의 세상이 된 것 처럼, 홀가분한 마음으로 사진찍기 놀이를 시작해봤다.

 

종무소 담장 안으로  '삼지닥나무'꽃이 이른 봄에 핀다는 것은 10년 전 부터 알고있었지만

그동안 종무소 안으로는 용무가 없어서 들어갈 수는 없었고

해마다 목을 길게 빼고 담장 밖에서 사진 한장  겨우 찍을 수 있었는데

올해는 너무 예쁘게 꽃이 피어 있었기에, 담장 안으로 들어갈 수 있는 용기가 필요했다.

대문 밖에서 서성이고 있다보니,  마침 대문 밖으로 나오시는 스님이 계셔서 쉽게 허락을 받았다.

 

통도사 종무소 담장 안쪽의 '삼지닥나무'꽃을  맘놓고 사진 찍어볼 수 있는 기회는....

그냥 '대박'이었노라 , 회심의 미소를 지을 수 있었다.

 

노란 꽃과 유난히 맑은 하늘이 조화를 잘 이룬듯 했다.

 

삼지닥나무꽃의 원산지는 중국이며

전라남도, 경상남도, 제주도에서 식재하는 낙엽관목이다.

속명은 '삼아나무꽃'이라고도 하며, 팥꽃나무과로 분류한다.

 

꽃은 3~4월에 잎보다 먼저 노란색으로 피는데

꽃은  안질환. 혈붕, 조루 등에 약재로 쓴다고 했다.

 

 

 

2월에는 밋밋한 하얀색 꽃 형태가 눈에 띄었으며

3월 초 부터는 하얀 꽃에, 하나씩 둘씩 노란색으로 꽃모양이 만들어지는 듯 했고

4월1일(음력3월 초하루) 쯤에는 완전하게 성숙해진 꽃모양이 만들어진 것 같았다.

 

그다지 쉽게 볼 수 없는 꽃이었기에 

이른봄에 통도사에 가면, 홍매화 만큼이나 관심을 갖는 꽃이었다.

 

 

일반인의 출입금지 구역이라서  담장 밖에서 한 두송이 꽃사진을 찍어본 것에 대한

그동안의 한이 풀리는 것 같아서 싫컷 사진찍기 놀이를 해봤다.

 

삼지닥나무꽃은 어쩌다가 사찰에서만 볼 수 있는 꽃이 되었다.

해마다 3월쯤에, 범어사 산내암자 '청련암' 한켠에 피어 있는 것을 보았는데

올해는 찾아가보니 꽃이 한송이도 피어 있지 않았었다.

나무의 형태를 살펴보니 코로나에 걸린 것 처럼  비실비실 꽃모양도 메말라가고 있었는데

이곳 통도사 삼지닥나무꽃은 다른해 보다  훨씬 더 예쁘게 핀 것 처럼 보여졌다.

 

통도사 일주문과 천왕문 사이에  오색 연등이

꽃이 없는 어중간한 봄날을 화사하게  만드는 것 같았다.

 

바람에 나부끼는 오색연등을 바라보니, 곧 초파일이 다가오고 있음을 의식하게 되었다.

고요가 깃든 산사의 멋진 풍경은

오색연등이 나부끼는 초파일쯤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예쁘게 피던 이른봄날의 매화가 사라진 통도사 경내는 쓸쓸했지만

사찰 주변에서 보여지는 진달래꽃이 소박한 아름다움을 연출해 주는 것이 보기좋았다.

 

벚꽃이 절정인 음력 3월 초하룻날의 통도사 풍경이다.

 

아름다움을 강조하는 흐드러진 벚꽃과 맑은 하늘, 그리고 오색연등

이보다 더 멋진 풍경이 있을까

나무밑 벤취에 앉아서 , 따끈한 차 한잔을 마시면서 바라보는 것도 즐거움이 되었다.

 

늘 하던 것 처럼  통도사 경내를 한바퀴 돌아보면서 

전각에 모셔진 부처님들을 뵙고....

그리고  숲그늘의 나무벤취에 앉아서, 따끈한  차한잔과 간식을 먹으며 바라보는 풍경들은

일년에 열두번, 초하룻날에만 할 수 있는 나혼자만의 작은 행복이었다.

 

어느새 하얀 꽃눈이 쌓이는 거리의 모습을 봐야 했다.

아파트 후문을 지나가면서, 바람에 실려 꽃눈이 모여지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오늘은 이만큼, 내일도 또 이만큼....

이렇듯 꽃잎이 떨어지다보면, 아마도 주말쯤에는 흔적 간 곳없이 벚꽃은 사라지 않을까

해마다 늘 그랬듯이 ,또 화사했던 봄날의 한부분이 사라져가고 있음에 마음을 비워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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