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산사의 풍경

운문사 산내암자 북대암에서

nami2 2022. 2. 9. 22:50

코로나 때문에 그다지 재미 있는 세상을 사는 것도 아닌데, 무엇이 그리 바빴는지?

지난해 12월에 다녀왔던 "호거산 운문사 산내암자 북대암"이 어느새 밀린 숙제가 되고 말았다.

그날, 운문사에 다녀오던 날은 12월이었으면서도 엄청 추웠던 날이었다.

산꼭대기에서  추위에 떨며, 예쁜 모습을 보여주던 꽃과 열매의 사진들이 소중해 보였기에

시간이 꽤 지났다고, 저장된 사진을  모른체 할 수 없어서 새삼스레 밀린숙제를 해본다. 

 

하필이면 암자로 가는 날은 날씨가 엄청 추웠었다.

겨울색이 짙은 삭막한 12월의  높은 산에 위치한 암자로 가는 길, 산비탈에서

짙은 보라색 열매를 띄운 '작살나무열매'가 참으로 예뻐 보이던 날이었다.

 

추운 겨울 산길에서 만난  보라색깔의 꽃이  가련하면서도 신기할 만큼 예뻤다.

12월이라는 계절이 어울리지 않을 만큼, 꽃은 싱싱하고 아름답기 까지 했다.

 

 몹시 추었던 12월의 어느날,  산꼭대기에 핀 보라색 엉겅퀴 꽃!

 

암자로 올라가는 산비탈에 예쁜 열매로 길손을 반겨주던 '노박덩굴'열매

 

노박덩굴은 5~6월에 노란 연녹색의 꽃이 피고, 열매는 10월에 노란색의 열매가 달린다.

열매가  완전하게 익으면  열매의 껍질이 터져나오면서, 붉은 씨앗이 점점 더 예쁜 모습이 되는데

새들의 겨울양식이 될 만큼, 새들이 좋아 하는 열매라고 한다.

 

집 주변 숲속의 '노박덩굴' 붉은 열매는 이미 새들의 먹이된지 오래였고

지금은 노란 껍질만 후줄근하게 남아 있는 것을 보았다.

 

암자로 올라가는 길에서 만난 

먹음직스런  주홍 빛깔의 감도 지금쯤은 모두 새들이 먹이가 되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암자 뜰앞의 붉은 색깔의 석류는 어찌 되었을까

삭막했던 12월에 예쁜 풍경이 되어 주었던 꽃과 열매들이 그냥 궁금해졌다.

 

바라볼수록 정겹게 느껴진 '북대암 장독대'

 

북대암은 법당을 비롯한 산신각, 칠성각, 요사채 및 신도들의 숙소인 동굴형 요사 까지

총 다섯동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한다.

건물의 제일 위쪽에 축대를 쌓아 산신과 독성을 모시는 전각이 있다.

 

북대암에서 바라본 운문사 전경이 

햇볕 때문에 역광이라는 것을 알면서 사진을 찍었더니 희뿌연하게 보여졌다.

 

                   북대암 요사채

 

북대암 법당에는 주불로 아미타 부처님과 협시불인 지장보살과 관세음보살이 모셔져 있다.

70년대 까지는 한 채의 집에 인법당과 스님들의 방이 있었으나

지금은 전체를 법당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법당 옆에 스님들이 기거하는 요사채가 꾸며져 있었다.

 

법당 앞에 잔뜩 썰어서 말려지고 있는 무말랭이가 정겹게 느껴졌다.

 

호거산 북대암은 운문산성(일명 지룡산성) 바로 아래에 세워져 있으며, 운문산에서 최초로 세워진 암자이다.

북대암은 운문사에서 바라보면 북쪽에 위치해 있었고

제비집 처럼 높은 곳에 지어져 있어서 북대암(北臺庵)이라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북대암은 원래 운문사를 창건하기 이전에 세워졌다고 하나 ,지금은 운문사에 소속된  '운문사 산내암자'이다.

 

북대암은 운문사에서 가까운 거리에 있었지만, 워낙 산길이 가파르고 위험스러워서

승용차로 오르기에는 곡예하듯 ,긴장을 하면서 올라가야 하는 난코스라고 메모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