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산사의 풍경

통도사 경내에 핀 홍매화

nami2 2022. 3. 4. 23:11

지독한 미세먼지가 하늘을 희뿌연하게 했던 날이, 음력으로 초이튿날이라서 한달만에 통도사에 다녀왔다.

초하룻날에 다녀왔어야 하는데, 불가피하게 병원예약이 있어서 하루를 미룰수밖에 없었다. 

음력 정월이 지나가고, 음력 2월은 꽃피는 춘삼월이라고 해서  기대를 걸고 통도사에 갔더니

생각 만큼은 그다지 화사하지 않은 홍매화가 사람들의 마음을 시큰둥하게 했다.

그래도 삭막한 절집 풍경 보다는, 붉은 꽃이 피어 있다는 것만으로 봄이 와 있음을 인정하게 되었다.

하늘이 좀 더 맑았다면, 홍매화도 더 예뻐 보였을텐데....

그냥 뭔가 마음이 우울했던 것은 생각 만큼 멋져보이지 않았던, 통도사 300년 된 자장매 탓이 아닐까 생각해봤다.

 

통도사 주차장에서 삼성반월교 다리를 건너니,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박물관 앞의 붉은 홍매화였다.

미세먼지로 날씨는 우중충했지만, 예쁘다는 표현이 입속에서 나올만큼 우아하기 까지 했다.

 

통도사 성보 박물관 앞의 홍매화

 

집 주변의  숲속에서 2월 중순에 만났던 홍매화도 예뻤지만

분위기가 한몫하는 것 같은  사찰 경내에 피는 홍매화는 우아함도 곁들인듯 했다.

 

꽃 사진은 카메라 보다, 폰으로 찍는 것이 더 예쁜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구

하필이면  이곳에서 스마트폰이 심장마비가 걸려서  먹통이 되는 바람에

카메라로 찍은 사진이 그다지 잘나오지 않았음이 꽤 유감스러웠던 날이었다. 

 

날씨도 우중충....

고장난 스마트폰 때문에 마음도 우중충....

그래서 홍매화 마져도 우울해 보였다.

 

부처님 진신사리를 모신 사리탑에서 탑돌이를 하다가 

담장 너머 소나무 숲 앞에서  고즈넉하게 피어 있는 홍매화가 눈에 띄었다.

통도사 곳곳에 연분홍매화는  많이 피어 있었지만, 날씨 탓인지 그다지 화사해 보이지는 않았다.

 

통도사 세존비각 뒷곁의 홍매화!

 

유난스러울 만큼 빨간 홍매화가 예뻐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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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각앞의 300년 된 자장매가,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헤집어 놓은 듯 했다.

해마다 우아한 자태의 화사함으로 봄을 맞이 했건만....

올해는 다른해의 절반도 미치지 못할 만큼 어설프게 꽃이 피어 있었다.

 

그래도 가까이서 바라본  연분홍 자장매는 아름다웠다.

 

    통도사 300년 된 자장매의 우아한 아름다움이다.

 

극락보전 뒷쪽의 연분홍 매화도  역시였다.

올해는 통도사 경내의 홍매화들이 모두 시큰둥한 모습들이었다.

 

아직은 때이른, 그래서 군데 군데 꽃을 피운 연분홍매가 그런대로 봐줄만 했다.

 

양력으로 올해의 2월은 다른해에 비해서 영하6~8도를 넘나들었다.

그래서 산 속의 절집에서 겨울을 보내던 매실나무들이 수난을 겪은듯 했다.

아무리 눈을 크게 뜨고 봄에 피는 다른 꽃들을 찾아봤지만 보이지 않았고

그나마 추운 겨울에도 꽃이 핀다는 매화가 모습을 드러냈다는 것만해도 기특한 일이라고 칭찬을 해주고 싶었다.

고즈넉한 풍경밖에 없는 이른봄의 절집 경내를 돋보이게 하는 홍매화가 대견스럽기 까지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