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산사의 풍경

양산 홍룡사, 홍룡폭포에서

nami2 2022. 1. 20. 21:44

경남 양산시 상북면 대석리, 천성산 자락에 위치한 '홍룡사'는

신라 문무왕13년(676년), 원효대사가  중국의 승려 1000명에게 천성산에서 '화엄경'을 설법할 때 창건한 고찰이다.

승려들이 절 옆에 있는 폭포를 맞으면서 몸을 씻고, 원효의 설법을 듣던 목욕터였다고 하며

창건 당시에는 낙수사(落水寺) 였다고 전한다.

홍룡사는 대한불교 조계종 선학원(禪學院)에 속하는 사찰이다.

 

홍룡사로 들어가는 다리 위로 저마다의 소원을 적은 소원목이 빼곡하게  매달려 있었다.

목각인형 같은 '소원목'에 적혀있는, 많은 이들의 간절함이 꼭 이루워지길 바래본다.

 

홍룡사에서 홍룡폭포로 가는 '수정문'

 

나무 사이로 보여지는 홍룡사 산신각 옆으로  홍룡폭포 가는 길이 다소 두려움을 느끼게 했다.

폭포를 보러가기 위해서는  저 길을 가야한다는 부담감이 앞섰다.

 

홍룡폭포에서 흐르는 물줄기가 얼음이 되어버린 겨울이지만, 그래도 무언가에 위축되는 느낌은....

물을 싫어하고, 폭포를 무서워 하는

국보급 겁쟁이가 멀리서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웬지 자꾸만 두려움을 느꼈다.

다행히 폭포의 물소리가 들리지 않고, 얼음이 있는 겨울이라는 것에서 긴장이 풀리는 것 같았다.

 

산신각 옆으로 좁다란 계단을 타고 ,홍룡폭포 오르는 길도 약간 두려움이 있었다.

동행이 있었지만

함께 갔던 동행은 내가 '겁쟁이' 라는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아예 뒷모습도 보이지 않았다. 

올라갈까 말까 망설이다가 , 오르는 사람들이 있어서 눈 딱 감고 올라갔다.

올라가는 길이 무서운 것이 아니라, 눈앞에 펼쳐질 폭포의 위력에 기가 질렸기 때문인데....

 

홍룡폭포는  높이 14m인 제1폭과 10m인 제2폭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옛날 하늘의 사자인 천룡이 살다가  무지개를 타고 하늘로 올라갔다는 전설이 전한다.

그래서 폭포이름을 무지개 홍(虹)자와 용(龍)이 승천한다고 하여 '홍룡폭포'라고 이름지었다고 한다.

 

몇년전에 이곳에 갔을때는

관음전으로 들어갈 수 없을 만큼 물보라가 심했었다.

어찌나 무섭게 폭포에서 물이 쏟아져 내리는지

하늘에서 떨어지는 물처럼 ,괴력의 폭포소리에 질려서 덜덜 떨었던 것만 기억나는데

이번에는 겨울철이었고, 얼었던 얼음이 녹아내리는 정도의 물소리 였기에

백의 관음이 계신 '관음전'에도 무사히 다녀올 수 있었다. 

 

백의 관음이 봉안된 홍룡폭포 옆의 관음전

 

                홍룡사 대웅전

 

대웅전 옆, 무설전으로 오르는 계단이다.

 

가홍정은 홍룡사 입구에서 일주문 처럼 서있는  꽤 높은 정자이다.

몇 년 전 까지만 해도 가홍정이 보이지 않았는데, 새롭게 불사 한 모습이 엿보였다.

 

메주가 매달려 있는 풍경은

겨울 산사의 어느 곳에 가더라도 멋진 풍경으로 자리매김 하는 것 같았다.

 

                  홍룡사 장독대

 

언뜻 보면 솟대처럼 보여졌으나, 새집이 예쁘게 만들어졌음을 알 수 있었다.

 

홍룡사 이곳 저곳을 살펴보다가 벽화가 그려진 곳에서 발걸음이 멈춰섰다.

대웅전 법당에 들어가지 않았어도, 충분하게 마음이 편안하게 느껴지는듯 했다.

 

홍룡사는 물론이고, 홍룡폭포도 대중교통으로는 절대로 갈 수 없는 먼곳이었다.

집 주변에서 버스로 2시간 정도 된다고 하지만, 그것은 형식적으로  버스가 다니는 도로까지 였다.

마을길을 지나고, 들길을 지나서

또다시 산길을 걸어가야 하는 번거로움은  하루해가 꼬박 소요되는 피곤한 길인데....

늘 함께 했던 나의 영원한 운전사가 먼곳으로 혼자만의 여행을 떠난 후에는 엄두도 내지 못했건만

초하룻날 통도사 가는 길에서 우연히 귀인을 만나서 오랫만에 잘다녀왔음에

그 귀인에게 감사함을 전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