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리가 내렸던 날에는
이대로 겨울행 열차를 타는 것은 아닌가 움츠려들면서, 가급적이면 집콕을 했었는데
어느틈엔가 날씨는 전형적인 가을로 돌아온듯, 따뜻한 옷이 부담스럽기 까지 했다.
추운 겨울도 아닌 가을날에 찾아온, 저체온으로 인한 쇼크가 사람을 어디까지 주눅들게 할런지는 모르나
추위에 대한 예방책으로 벌써 부터 내복을 입고 다녀야 한다는 것이 불편하기는 했다.
어디를 가더라도 추운 것보다는 더운 것이 낫지 않을까 했던 것이
마스크 착용하듯, 내복을 입은채로 이산 저산의 암자를 헤매고 다니던 날에는 더워서 지치기 까지 했으나
차거운 생수도 제대로 못마시는, 저체온으로 인한 쇼크의 후유증은 시간이 갈수록 바보가 되는 것 같았다.
그래도 금정산 범어사 주변에서의 하루는 멋진 단풍 때문에 즐거웠음을 메모해본다.
범어사 일주문 옆의
빨간 단풍이 올해들어서 가장 예쁘게 보았던 가을 색깔인듯 했다.
금정산 범어사로 들어가는 길은 생각보다 훨씬 단풍 색깔이 우중충했다.
범어사 단풍은 내가 살고 있는 해안가의 단풍보다는 낫지 않을까 기대를 하고 매표소 앞을 지나는데...
혹시나 했던 것이 '역시나'로 바뀌는 순간이었다.
멀리 보이는 금정산 단풍은 그런대로 울긋불긋인데....
통도사 만큼이나 범어사 단풍도 올해는 그냥 마음을 비우기로 했다.
눈으로 봤을때는 예쁘게 물든 단풍이었지만, 역광으로 인해 사진은 그저 그랬다.
범어사 불이문 앞에서 바라본 계명봉 단풍
대웅전 앞에서의 계명봉 늦가을 풍경
2021년 늦가을날의 범어사 단풍은 우중충했다"라고 메모 해볼까 생각했지만
일단 암자로 올라 가보기로 했다.
범어사 산령각
요사채 담장 옆으로 늦가을의 향기가 짙게 풍겼다.
요사채의 긴 담장 끝에 보여지는 단풍이 예쁘다고 생각했는데
사진으로 찍어보니 자랑할만한 것은 아니었다.
게명봉의 단풍을 바탕색으로
범어사 요사채의 동백꽃과 단풍을 수채화로 그려보고 싶은 마음이 사진으로 표현된듯 했다.
범어사 경내에서 가장 예쁜 단풍이다.
좀 더 예쁘게 찍어보려고 노력은 했지만, 한낮의 햇볕이 도움을 주지 않는다.
올해는 이곳의 단풍도 그냥 시큰둥이었다.
비가 너무 많이 내려서 단풍 색깔이 모두 퇴색되었던 것인지?
생물학적, 과학적 근거는 골치가 아파서 ,파고 들어가고 싶지는 않지만
올해는 다른해에 비해서 사찰 경내의 단풍들은 그렇게 예쁘지 않았다는 것이 아쉬움이 되었다.
범어사에서 가장 멋지고 아름다운 풍경이 있는 곳이다.
이곳도 올해의 단풍 색깔은........60점 정도이다.
금정산 계명봉이 동쪽에 있기 때문인지, 단풍색깔이 어떠한가
계명봉을 올라가기로 했다.
계명봉 중턱을 넘어서 8부 능선쯤에 계명암이 있기 때문에 겸사겸사 가봤더니
그곳은 생각보다 훨씬 눈이 부실 만큼 예뻤다.
범어사 경내의 단풍색깔은 우중충해도, 뜰앞에 핀 국화꽃의 색깔은 곱고 예뻤다.
아마도 12월이 끝날때 까지는 예쁜 모습으로 자리를 지킬 것 같았다.
범어사 오래된 은행나무가 제대로 단풍색깔을 만들었다.
지난해에는 이맘때 단풍 시기를 놓쳐서
앙상한 모습으로 만났었는데, 그래도 올해는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범어사 580년 된 은행나무
성보박물관 마당가에 서있는 은행나무는 거의 잎이 떨어지고 있었다.
그래도 잎이 모두 떨어진 나목으로 만나는 것보다는 다행스러웠다.
하루중에 단풍 색깔이 가장 돋보이는 시간이 있건만, 단풍 구경이 우선이 아니고
법당에서 기도 하는 시간이 우선이었기에, 제대로 된 사진 표현이 어설펐음을 인정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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