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택여행

안동 농암종택에서

nami2 2021. 11. 24. 00:16

몇년이 지나도 하얀 눈이 절대로 내리지 않는,

동해남부 해안가의 들판에  무서리가,  눈이 내린  것 처럼 하얗게 내렸던 날이다.

얼마나 눈구경을 못했으면  무서리 내린 것에도 반가워서 추운줄도 모르고 들판을 서성인 것인지?

눈 고픔이 배고픔 보다 더 갈망하는 이유는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를 것이리라, 중얼거려 보았다.

무서리가 내린, 오늘 아침 기온이  2도였다는 것에 놀래서  하루종일 몸을 움츠렸는데....

 

엊그제 추위에 떨면서 다녀왔던 안동 지방은 아마도 지금쯤 영하로 내려가지 않았을까

농암종택의 사진을 올리면서, 경북 내륙지방의 추위를 상상해봤다.

 

농암선생 고택"이라고 현판이 붙어 있는 농암종택은

낙동강 상류 청량산 자락인, 경북 안동시 도산면 가송리에 자리하고 있는  농암 이현보의 종택인데

이현보는 1504년(연산군10년)에

사간원 정원으로 있다가 임금의 노여움을 사서 안동으로 유배된 인물이라고 한다.

 

 

원래 농암 종택이 있던 곳은  분천마을인데

분천마을은 1976년 안동댐 건설로 마을이 수몰되었고, 그 이후에 안동의 이곳저곳에 흩어져 있던 

종택과 사당, 긍구당'을  영천이씨 문중의 종손이 한곳으로 옮겨 놓았다고 하는데

종택은 이형보의 학덕을 기린 '분강서원' 그의 효심을 상징하는 '애일당' 

별채인 '긍구당'과 '강각'들의 유적들이 모여 분강촌을 이룬다고 했다.

 

 

농암종택은 농암 선생이 태어나고 성장한 집이며, 직계자손들이 600여년을  대를 이어 살아오고 있는 집이다.

이 집을 지은 분은 영천이씨 안동입향 시조 '이헌'으로

고려말 영천에서  서울로 내달리다가 이곳 산수를 사랑하여 그대로 복거하여 살면서

농암종택'이라고 이름하였다고 한다.

 

종택의 장독대가 유난히 반질반질한 것 같아서 살짝 구경을 해보았다.

원래 살림집에는 들어가는 것이 아닌데....

 

종택의 안채에는 살림집인듯, 조심스럽게 사진만 찍어 보았다.

 

긍구당(경상북도 유형문화재 제 32호)은

고려말  이헌이 건립하여 손님을 맞이한 별채로, 농암선생이 중수하여 궁구당이라고 하였다고 한다.

 

명농당은 농암선생이 집을 짓고 살았던 곳이라고 하는데

현재는 종택 본채와 조금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으며, 한옥스테이 때 독채로 숙박할 수 있다고 한다.

 

분강서원은  광해군 5년(1613년)에 지방 유림이 이현보의 학문과 덕행을 기리며

향현사를 창건하여 위패를 모셨고,

숙종26년(1700년)에 서원으로 개편하여, 선현 배향과 지방 교육의 일익을  담당 했는데

대원군의 서원 철폐령으로 1868년 고종 5년에 패쇄되었다가 1967년에 복원했다고 한다.

 

                  분강서원

 

햇볕이 내리쬐는 고택의 툇마루를 보면서

한번 정도는 농암종택에서 고택 체험으로 숙박해봤으면 하는 생각을 해봤다.

 

분강서원이라는 현판이 붙은 곳에도 한옥스테이 때  숙박이 가능한듯

숙박할 수 있는 시설이 창문 안쪽으로 보여졌다.

 

                     농암신도비

 

분강서원이 있는 곳에서 멀리 보여지는 곳의 건물을 산책하듯 걸어보았다.

농암종택의 대문 안에서도  저렇게 멀리 떨어진 곳도 있다는 것이 신기했다.

애일당과 강각이라는 곳의 건물인데,

종택의 건물들 중에서 경관이 가장 빼어난 곳에 위치하고 있다고 했다.

 

담장 밖으로는  농암 각자 라는 거대한 바위들이 서있었다.

자연석에 씌여진  농암각자는 "농암선생 정대 구장"이라는 글이 씌여 있었다.

 

강각은 애일당 남쪽 분강에 지은 집으로 영남 가단의 모태가 되는 집이라고 한다.

 

같은 대문안에 있는 애일당은

1512년 농암선생이 효를 실천하고자 지었던 집이라고 하는데

부모님이 살아계신 나날을 아낀다는 뜻의 집으로, 농암 이현보 선생은 이곳에서

아버지를 비롯하여 아홉노인을 모시고 때때옷을 입고 춤을 추었다고 한다.

 

농암 종택 앞으로 흐르는 강은 낙동강 상류이며, 수심이 깊지 않아서

여름철에는 이곳을 찾는 많은 사람들에게 각광을 받는 곳이라고 한다.

 

         낙엽위에 다소곳하게 피어 있는 '산국'

 

꽃이 없는 쓸쓸한 계절에

농암종택 한켠 담장 밑에 빨간 장미꽃이 예쁘게 피어 있었다.

 

농암종택은

지금은 안동시의 고가옥 개방 프로그램에 따라 일반인들에게  종가체험 기회로 개방하고 있다고 하는데

이곳에는 보물 872호로 지정된 이현보 초상의 모본을 비롯하여

농암집" 필사본과  '애일당구경첩' 등 많은 유물들이 소장되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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