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종일 추적거리며 비가내렸다.
웬만한 감기몸살은 집에서 쉬면서 생강차라든가 ,우엉차로 다스리면 되었던 것이
그동안 쌓였던 피로가 결국에는 병원신세를 지고 말았다.
병원에 다녀온후, 살기위한 방법으로 억지로 삼시세끼 밥을 먹으면서 처방약을 먹었더니 차도가 있는듯 했다.
혼자 살면서 가장 힘든 것이 아팠을때 였음을 또한번 느끼게 해주는 감기몸살이었다.
뼈마디 마디가 쑤시고, 머리가 띵하면서 기분 나쁠 만큼 현기증을 느끼며, 치통, 관절통에 사라진 입맛 ...
그러던것이 병원에 다녀옴으로서 빠른 치유가 된다는 것이 참으로 신기했다.
그래서 미뤄놓았던 숙제를 하게 되었다.
지난번에 다녀온 통도사 산내암자 백련암이다.
통도사 산내암자 백련암을 찾아가고 있었는데, 막상 백련암 입구에 서있는 이정표를 보니까
백련정사라는 이름에 약간 당황했었지만
그러려니 하면서 암자로 가는 호젓한 길을 편안한 마음으로 걸어 들어갔다.
마침 추적거리며 내리는 비가 분위기를 맞춰주는듯, 12년만에 가는 길이 낯설지는 않았다.
통도사 산내암자 백련암은 고려시대 공민왕23년(1374년) 월화대사에 의해 창건 되었고
조선시대 인조12년(1634년) 현암대사에 의해 중건되었다고 하는데
법당의 현판은 백련사라고 하였으며, 대한제국 말기에는 남방의 선찰로서 유명하였던 곳이라고 한다.
비를 맞은 불두화가 이 계절에 마지막인듯...가련해보였다.
비 내리는 날의 '작약' 꽃잎이 허망하게 무너져 내리는 듯 보였다.
그냥 애처롭다는 생각뿐이다.
.
백련암 광명전 뜰 앞에서 내려다본 풍경이 멋져 보였다.
비오는 날이어서 푸르름이 가득함이 분위기를 만드는 것 같았다.
숲속의 오두막 같은 요사채 툇마루에 앉아보고 싶을 만큼, 비가 많이 내려서
비를 핑계삼아 잠시 쉬고 싶었다.
절집에 가면 가장 편안한 곳이 처마끝의 툇마루였다.
처마끝의 툇마루에서 바라본 경내는 평온함 그 자체였다.
사진속에도 빗줄기가 뚜렷했다.
스님들의 수행처라는 출입금지구역은 한폭의 그림 같았다.
숲속의 비밀정원 같은...
오두막 같은 요사채의 툇마루에서 사진을 찍어봤다.
작은 암자의 비내리는 풍경은 그냥 분위기스러웠다.
철쭉꽃잎이 빗물에 사정없이 흩으러졌다.
철쭉은 그다지 좋아하는 꽃이 아니지만, 빗물에 내려앉은 꽃잎이 애절하게 보여졌다.
꽃창포가 군락을 이룰 만큼 많이 피였지만, 비가 오는 날이어서 제대로 바라볼수가 없었다.
빗물에 후줄근해진 모습이 애처롭기만 했다.
오두막 같은 요사채 툇마루에서 바라본 백련암 경내 풍경
암자의 장독대 앞에 커다란 비행접시가 있었다.
스님들도 와이파이, 인터넷 케이블이 필요한 시대라는 것에 그냥 픽 웃고 말았다.
비에 젖은 연등이 더욱 아름답게 보여지는 백련암 경내 풍경이다.
백련암은 대한불교 조계종 제 15교구 본사 통도사 산내암자이다.
불두화의 꽃잎이 하얀가루가 되어서 쏟아져내린 모습에서 또다른 비오날의 풍경을 볼 수 있었다.
다만 애처로움과 함께.....
광명전으로 오르는 입구에는 수령이 꽤 높은 노거수 은행나무가 자리하고 있었다.
입구에서 만난 노보살님께 여쭤보니, 은행나무의 수령이 500년쯤 되었을 것이라고 했다.
은행나무의 노랗게 단풍이 들은 풍경을 보기위해서는
11월 늦가을에 ,꼭 다시 백련암을 찾아오겠다는 것을 은행나무 앞에서 약속을 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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