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산사의 풍경

비내리는 날의 통도사 연등

nami2 2021. 5. 25. 22:38

날씨가 오락가락 맑은 하늘은 어쩌다가 한번이고, 늘 찌뿌득한 날씨가 꽤 신경을 쓰이게 하던 날들의

지나간 초파일이었지만

초파일을 앞둔 며칠은 야속하게도 계속해서 비가 내렸었다. 

다행스럽게도 부처님 오신날에는 날씨가 제법 맑음이어서 '부처님의 가피'라는 말을 실감했던

불기2565년 신축년 "올해"의 초파일이 지난지 어느새 일주일이 다되어 간다.

마침 초파일 당일에는 집안에 바쁜 일이 있어서 하루 전날 미리 다녀오게 되었는데

그날도 역시 하루종일 비가 내렸었던 지긋지긋한 날이었다.

 

부처님 오신날의 하루 전 날인 '통도사 일주문' 앞이다.

 

통도사 일주문에서 천왕문 까지에는

형형색색의 연등이 의미 깊은 날이 다가옴을 알려주는 것 같았다.

 

극락보전과 약사전을 마주하고 있는 경내에

극락보전 앞의 하얀 영가등과 약사전 앞의 색깔이 있는 연등이 대조적이었다.

이 세상에 남아 있는 사람과 이 세상을 떠나버린 사람의 갈림길 처럼 보여졌다.

 

빗물에 꽃잎이 떨어져 내려서 애처롭게 보여지는 하얀 '불두화'

 

통도사 관음전 앞

 

통도사 대웅전(국보제290호) 앞의 붉은 연등이, 비내리는 날과 잘어울리는 듯 했다.

 

목조건물인 대웅전은 임진왜란 때 불탄 것을

1645년(인조23년)에 우운스님이 중건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는데

정면인 남쪽에는 금강계단(金剛戒壇), 동쪽은 대웅전, 서쪽은 대방광전, 북쪽은 적멸보궁(寂滅寶宮)이라는

각각 다른 편액이 걸려있다.

 

통도사 대웅전(국보 제290호) 꽃문살

 

명부전 앞의 하얀 영가등

 

이 땅을 떠난 사람들의 극락왕생을 비는 하얀 영가등 앞에서 그냥 고개가 숙여진다.

 

비 내리는 날의  붉은 연등

 

연등(燃燈)은 등불을 밝힌다는 뜻이다.

중생의 어리석음을 밝힘은 물론 세상의어둠을 밝혀준다는 의미라고 한다.

또한 부처님께 공양하는 방법의 하나로 번뇌와 무지로 가득찬 어두운 세계를

부처님의 지혜로 밝게 비추는 것을 상징한다고 했다.

불교에서 부처님 오신날을 맞아 등불을 켜는 것은 어둠과 번뇌를 물리치고, 영원한 진리의 광명을

밝힌다는 뜻이라고 한다.

 

설법전 앞

 

 통도사 대웅전 뒷쪽에는 통도사의 중심이 되는 '금강계단 불사리탑(佛舍利塔)'이 있다.

 이곳에는 통도사의 창건주이신 자장율사께서

 당나라에서 모시고 온 부처님의 정골사리를 봉안하였다고 전한다.

 이로인하여 통도사가 불보사찰의 칭호를 얻게 되었다고 한다.

 

한켠에서는 부처님 오신날에 불단에 올려질 꽃들을 준비하고 있었다.

 

통도사 경내에 유일하게 꽃이 핀 '작약'이 정말 예뻤다.

이른 봄날에는 그렇게 많이 피던 매화들은 모두 사라지고....

쓸쓸하게 경내를 지키고 있는 분홍색깔의 작약꽃이 비를 맞고 있었다.

제발 빗물에 꽃잎이 떨어지지 않기를 빌어주었다.

 

3월의 어느날에 수령 300년 된 오향매의 백매화가 예쁜 꽃을 보여주었다.

5월 초파일 전 날, 오향매의 열매는 매실이라는 이름으로 이렇게 튼실하게 영글어 가고 있었다. 

마치 잘익은 청포도 알갱이 처럼....

 

부처님 오신날의 사월초파일에 등을 밝히는 것은

무명에 휩싸여 암흑에 빠진 중생을 광명의 세계로 인도하는 부처님의 공덕을 찬탄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그림 > 산사의 풍경' 카테고리의 다른 글

통도사 산내암자 백련암  (0) 2021.06.03
절집으로 가는 숲길에서  (0) 2021.06.01
암자 뜰 앞에 핀 병꽃  (0) 2021.05.20
불광산 장안사 5월 풍경  (0) 2021.05.18
초파일을 앞둔 산사풍경  (0) 2021.05.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