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마,며칠동안 내렸던 비였기에
한낮쯤이면 비가 그칠 것이라 생각하고 하늘만 바라보면서 암자순례를 떠났던
초파일 하루 전 날의 안개비가 지겹도록 내리는 날이었다.
갑자기 급한 일이 생겨서 '부처님 오신날'에는 사찰이나 암자에 갈 수가 없어서 미리 부처님을 뵙고 오는 길에
진짜 그림 같은 풍경을 만났다.
물안개가 가득한 산등성이, 그리고 붉은 작약이 피어 있는 풍경은 혼자 보기에는 아까운 모습으로
가까이 다가가서 바라보면, 비를 맞아서 후줄근한 꽃이었지만
몇발자국 뒤로 물러나서 사진을 찍어보니, 그런대로 아름다웠던 한 폭의 풍경화였다.
비를 맞고 서있어도 한치의 흐트러짐없이 우아하게 피어 있는 '해당화'였다.
장미꽃보다 더 좋아하는 꽃이라서 괜히 마음 까지 즐거워졌다.
예전 어린시절에는 해당화가 참 많았는데, 요즘은 보기드문 꽃이 되었다.
이끼가 낀 암자의 돌담에서 예쁜 꽃을 피운 '끈끈이대나물'꽃
흠씬 비를 맞아서 지쳐보이는 것 같은 '붉은 병꽃'이지만 그래도 예뻐 보였다.
몇날 며칠 동안 비를 맞은 '자란'꽃이었지만, 화사한 색깔은 여전히 아름답기만 했다.
며느리 꽃주머니라고 하는 '금낭화 '잎사귀 위에 빗방울이 송글송글....
4월에 볼 수 있었던 꽃을, 5월의 비내리는 날에 만나고 보니 또다른 느낌이었다.
암자에서 만난 '부채붓꽃'은 꽃색깔도 예뻤고, 꽃모양도 예뻤다.
비를 맞고 서있는 모습이었지만, 흐트러짐 없는 모습에 박수를 보내고 싶어졌다.
빗방울이란 것이 한층 더 매력적임을 보여주는듯한 , 비내리는 날의 '부채붓꽃'이다.
부채붓꽃은 외떡잎식물강의 속씨식물의 붓꽃과에 속하는 다년생초하고 한다.
원산지는 아시아(대한민국, 중국, 일본), 유럽(러시아)이며
보라색으로 6월에서~7월에 꽃이피는데, 꽃말은 '좋은소식'이라고 한다.
자주닭개비의 보라색깔이 비를 맞으니까, 더욱 청초해보이는 것이 그냥 지나칠수가 없었다.
특히 비 내리는 날에 만난 '자주닭개비' 꽃은 ,특별 보너스를 받은듯... 더욱 예뻐 보였다.
'자주닭개비'꽃은 외떡잎식물이며
원산지는 북아메리카 라고 하며 관상용으로 많이 심는 여러해살이 초본인이며
또다른 이름은 양달개비, 자로초라고도 부른다고 한다.
자주닭개비는 일정량의 방사선이 노출되면 돌연변이가 일어나 분홍색으로 꽃잎과 꽃술이 변한다고 한다.
식물을 통해 환경변화를 알아낼수있는 식물을 '지표식물'이라고 하는데
자주닭개비가 방사선의 지표식물이라고 하며
방사선의 노출을 피하기 위해 원자력발전소 주변에 많이 심는다고 한다.
암자의 연못가에 '노란꽃창포'꽃이 제법 예쁘게 피어 있었다.
아쉬움이 있다면 비를 너무 많이 맞고 서있어서 꽃이 많이 후줄근해져 있었다.
저먼아이리스(독일붓꽃)도 푸르름 속에서 비를 맞고 있으니, 더욱 청초해보였다.
보라빛 매발톱꽃이 다른 곳에서 보는 것 보다, 암자라서인지 한층 우아해 보였다.
공해가 없는 산 깊은 곳에서 자생하다보니, 꽃 모양도 특별한듯.... 보기 좋았다.
여름꽃인 '꼬리풀'꽃이 피기 시작 했다.
초파일쯤에
예쁘게 피기 시작하는 '수련'이 암자 마당가에서 사람들의 시선을 받고 있었다.
우단동자꽃도 비에는 약한듯, 꽃잎이 엉망이 되었지만 그러대로 봐줄만 했다.
오공국화
빗방울이 촉촉하게 내려앉은, 백발 어르신의 머리를 보는듯.... 그냥 마음이 숙연해졌다.
어쩜 이리도 곱게 늙으셨는지?
예쁘게 꽃이 피었던 4월의 어느날은 꿈결 처럼 사라져가고,
눈앞에는 초로(初老)의 백발 어르신이 화단 한켠에서 비를 맞고 서계시는 것 같은....
암자 뜰 앞의 호호백발 할미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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