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다지 이른 새벽도 아닌데, 여름 바닷가의 아침은 희뿌연 해무로 인해
여름날 납량시리즈에 나오는 음산한 분위기를 만들어 놓았다.
코로나 확산으로 또다시 해안가에 사람의 그림자가 줄어드니까, 날씨마져 우울해진 것처럼 보였다.
우울한 바닷가, 그리고 해무, 멈춰 서있는 포구의 작은배의 풍경들로인해 또다시 사진을 찍게 했다.
그냥 지나가면 좋을텐데....
사람들의 발걸음이 갑자기 줄어든 텅빈 해안가의 쓸쓸함은 그냥 지나칠수 없는 묘한 감정을 만들었다.
멀리 '하얀집'이라 카페가 유령의 성처럼 보여졌다.
이런날은 바람이 없어서 하루종일 흘러내리는 땀방울을 씻어내느라 바쁜 날이 된다.
폭염으로 인해 바닷물이 더워지기 때문에 해무가 짙어지는 것인지?
깊이 알고 싶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약간은 궁금했다.
바다의 안개라고 하는 '해무(海霧)'는 고온다습한 공기가 찬바다 위를 지나면서 이슬점 아래로
냉각되어 발생하는 이류안개의 일종이라고 한다는데
온난습윤한 기류가 한류지역으로 이동하는 늦은 봄부터, 여름에 걸쳐 주로 발생한다고 한다.
해무로 인해 아침바다의 풍경은 은근히 멋져보였다.
늘 지나다니는 길목의, 이 집을 또 사진 찍게 되었다.
해안가 입구에 오랜된 어촌고택은 어르신이 저쪽세상으로 떠나시면 현대식으로 바뀌게 되겠지만
아직은 전통가옥으로 한적한 어촌마을의 지킴이가 된다는 것이 멋져보였다.
언덕위에 돌담으로 견고한 성곽 같은 느낌 때문인지, 지나칠때마다 발길을 멈추게 된다.
바다 한복판의 갯바위에 갈매기가 하얗게 앉아 있는 모습이지만
폰으로 찍는 사진이라서 그런지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해무에 가려져서인지, 파란등대가 하늘 위에 올라 앉은 것 같은 풍경이다.
해무가 걷힌 한낮에는 하늘과 바다가 같은 색깔이 되었다.
하늘도 파랗고, 바다도 파랗고....
요즘 돌미나리꽃이 제법 피고 있다.
도랑가에 흐르는 맑은 물길을 따라서 하얗게 꽃을 피우는 돌미나리에서 제법 향기가 나온다.
박주가리꽃
이른아침의 나팔꽃
나팔꽃이 예쁘게 피는 여름의 끝자락이다
이슬이 흠뻑 내려앉은 들길은 풀벌레소리만 요란하고, 선선한 바람은 가을을 마중하는 듯 했다.
텃밭에서 일하는 시간이 짧은 폭염의 여름은, 매일 아침 첫새벽에 단잠을 깨운다.
잠이 덜 깬채 이른 새벽에 들판으로 가면서, 옷자락에 묻는 찬이슬에 정신을 차려보면
가장 먼저 아침인사를 하는 나팔꽃을 만나게 된다.
언제 봐도 싱그러워 보이는 나팔꽃은 새벽이 아니면, 싱싱한 꽃을 볼수 없음이 단점이다.
참으로 부지런한 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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