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목련 향기와 함께 (장안사)

nami2 2010. 4. 9. 23:55

    마음이 울적하면 찾아가는 산사 중에서 나의 집과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곳이 장안사이다.

    맑은 계곡과 아름다운 주변의 경관에 나도 모르게 '가고 싶다'라는 마음속의 유혹에 이끌려  자주 찾아가게 되는데....

    단풍은 얼마나 물이 들었는지,낙엽이 떨어지는 산사의 풍경은 어떤지, 계곡의 물이 얼마나 얼었는지

    궁금할 때마다 그곳을 찾는 이유인즉  그곳이 너무 편안한 곳이기 때문 일것이다.  

     새 봄이 오기전에  겨울동안은 이곳에  올 수가 없었다.

     어느 가을날 쓸쓸하게 떠난 가까운 이웃의 영정사진이 이곳 법당 한켠에 있었기에~

     그녀를 똑바로 쳐다볼 수가 없어서 이곳을 찾아갈 수가 없었다.

     까칠한 얼굴로 힘든 시간을 보내는 그녀의 남겨진 가족(남편)을 바라 볼 때....

     참으로 가슴이 아팠음을 그녀에게 알려주러 이곳 법당을 왔어야 하는데

     그러질 못하고, 49재가 훨씬 지난 시간에 이곳을 다시 왔었다. 

     찾아 올 수 없었음에대한  죄스러움을 가지고..

    물론 49재를 마치고 좋은 곳으로 갔을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이곳에 왔을 때의 봄날 오후

    하얀목련이 활짝 피어 대웅전 앞을 지키고 있었다.

    젊은 나이에 사진으로 남아  장안사 법당 한켠에서 부처님을 뵙고 있을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던 사람인데,

    부디 극락왕생 했을것이라고 생각하며 활짝 핀 목련에게 나의 넋을 빼앗겨 버렸다.

     마음이 울적할때는 주로 어머니가 생각날때이다.

    몹시도 그립다고 생각 할 때는 그저 눈시울을 적시고 있는 것이  아니라  부처님 앞에서 셀 수 없이 많은 절을 하게된다.

    땀으로 온몸을 적시고,눈을 뜨지 못할 정도의 땀방울이 앞을 가려도 절을한다.

    어머니의 얼굴 위로 부처님 모습이 비치일때면 나의 몸은 거의  기진맥진 되지만, 그래도 마음은 후련하기만 하다.

    저녁 햇살이 마지막으로 발악을 하는 순간  멀리 보이는 삼각산 중턱에 진달래꽃이 보인다.

    장안사 석탑과 범종각의 범종에서도 이제는 새봄의 여운을 느낄 수 가 있었다.   

    20년전의 어느날 시외버스에 몸을 싣고 이곳에 왔을때의 느낌을 아직도 잊지를 못한다. 

   그때에도 마음이 허공에 매달려 있을 때 친구의 길안내로 이곳에 왔었다.

   세상 시름 다 짊어진 사람처럼 와서는 마루끝에 앉아서 산을 바라 보았을 때의 느낌은 '아름답다'였었다. 

                사진으로는 보이지 않는 앞산에는 진달래로 인한 아름다움이 제법 새 봄이 왔음을 말해준다.

      석양의 희미한 빛이 다시 우뚝 일어선듯~ 대나무 숲으로 비쳐진  빛이 서산너머로 사라지기전에

      찬란하게,눈이 부신 빛을 비추고 있는 '장안사'의 풍경은 그냥 아름다웠다고 말하고 싶었다.

     다른 어떤 꽃도 없는 오직 하얀 목련의 은은한 향기와 함께 이 아름다운 봄날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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