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시작되면서 몇번씩 다녀갔던 불청객 '태풍' 때문에 정신줄을 놓고 살다보니
어느새 가을이 중반으로 접어들고 있다는 것을 이제서 피부로 느끼는듯 했다.
태풍 때문에 쓰러진 들판의 벼들도 그런대로 누렇게 익어가고
엉망이 된 들판에서 어렵사리 가을걷이를 하는 모습들에서도 가을이 깊어가고 있음을 새삼 알게 되었다.
전쟁이 휩쓸고 간 자리가 그러한 것인지
정말 야속할 만큼 기승을 떨던 세번의 강한 태풍은 들판에서 피는 꽃들을 모두 초토화 시킨듯 했다.
나이드신 어른들이 하시는 말씀들이 그냥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에 귀담아 듣게 되었다.
들판이 엉망이 되어버린, 올해 같은 해는 60년만에 처음이라고....
들판에 있는 꽃이었다면, 이 꽃도 올해는 볼 수 없었을 것이지만
어느집 뜰앞에 핀 꽃이다.
초가을 부터 꽃이 피던 '추명국'은
늦가을 까지 오래도록 피는 꽃인데, 태풍 때문에 올해는 늦게 피기 시작 했던 것 같았다.
그래도 늦게나마 이렇게 탐스럽게 꽃을 피웠다는 것이 신기했다.
추명국(대상화)
쌍떡잎식물의 미나리아재비목 미나리아재비과의 여러해살이풀이라고 한다.
추명국의 꽃말은 '시들어가는 사랑'이라고 한다.
가을모란, 중국바람꽃, 가을바람꽃, 추명국, 대상화라고 불리는 이 꽃은
북한식 이름은 가을을 밝히는 국화라는 의미로 '추명국(秋明菊)'으로 더 알려진 꽃이라고 하며
늦가을에 서리를 기다리는 꽃이라고 하여 우리나라에서는 '대상화(對霜花)'라고도 부른다고 한다.
원산지는 중국인데, 붉은색과 흰색의 꽃을 피우는 것을 보았다.
해국이 피기 시작했다.
서리가 흠뻑 내려앉고, 하루 해가 짧아졌다고는 생각했지만, 벌써 해국이 피었나 했더니
어느새 시월도 중순에 접어들었다.
바닷가에 자라는 국화라서 해국(海菊)이라고 한다는데
해국의 특징은 늦게 까지 꽃이 핀다는 것이다.
다른 식물들의 꽃들이 모두 사라져가는 12월 초에도 꽃을 볼 수 있다.
해국
우리나라에 귀화한 꽃이라고 해서 밉살스럽게 보았는데
군락을 이루고 핀 모습이 안개꽃 같아서 모처럼 사진을 찍어 보았다.
워낙 올해는 꽃들이 귀해서 번식력이 좋은 미국쑥부쟁이가 들판을 모두 점령한듯 했다.
미국쑥부쟁이
쑥부쟁이
우리집 텃밭에 핀 꽃이다.
이른봄에 나물로 뜯어먹던 꽃인데, 비가 너무 많이와서 키가 하늘까지 올라가는 것을
자꾸만 가위로 잘라 주어서 꽃이 피지 않을줄 알았는데
한번쯤은 꽃을 피워야 하는 사명을 띤 것 처럼, 10월이 들어서면서 꽃이 피기 시작했다.
개쑥부쟁이
부지깽이나물꽃
털머위
구절초
낙동구절초
금정산 산행을 하다보니, 금정산 중턱 부터~ 산 정상 까지 온통 구절초 꽃이었다.
산 중턱에서 부터 높이 올라갈수록 구절초 꽃은 더 예뻤다.
전체적으로 분홍색깔을 띤 '낙동구절초'와 그냥 구절초는 꽃과 색깔로 구분이 되었다.
산아래 일수록 구절초가 보이지 않고, 산이 깊으면서 산꼭대기로 올라갈수록
예쁘게 핀 구절초가 많다는 것을 금정산 산행에서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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