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시절은 시골에서 자랐지만 농사를 직접 지어 본 적은 없다.
모내기 할적에도 물주전자 심부름은 했지만, 아직 모내기 한번 해보지않았고, 학교 실습지에서 풀을 뽑은 기억밖에 없다.
부모님이 가꾸시는 텃밭에서 채소가 열리고, 커가는 것을 구경만 했을뿐이었다.
식당을 하고 있는 내게 가게에 딸린 작으마한 텃밭이 있다는 것에 참으로 행복함을 느꼈다
내손으로 직접 농사를 짓는다는 것이 전원생활에대한 동경과 설레임은 아마도 대리만족같은 것이었는지도모른다.
그런데 직접 텃밭농사를 지어보니 세상 일이 그리 생각한대로 되는것이 아님을 깨달았다.
텃밭은 모래 땅이다. 모래땅이기때문에 장,단점이 있는것을 모르고 , 무조건 씨뿌리면 채소가 자라고, 열매가
열리는줄 알았던 챙피스런 나의 생각은 그저 혼자 웃을수밖에 별 뾰족한 방법은 없었다.
농사를 전문으로 지으시는 도사님들이 이 글을 보면 한심하다고 할런지 아니면 가르침을 주실런지는 모르나
김장배추 50여 포기를 심을 때는 멋진 상상을 했으며 꿈도 야무지게 꾸었다.
내가 가꾼 배추로 김치담아 우리가게에 오시는 손님밥상에 내놓는다는것은 그러나 나의 사랑하는 배추는 아직도
밭에 있다. 남들 심을때 같이 심었는데,아직도 자라지 않는 성장이 멈춘 배추!!
무엇이 문제인지 아무리 머리를 싸매도 모르겠다. 냄새나는 거름 사다가 뿌리고, 비료주고 ,물주고....
이 겨울 김장철인데, 한포기씩 뜯어다 쌈배추를 하니 달고 ,고소하고, 먹기는 좋은데...김치를 담을수 없을만큼
아직도 어린 쌈배추 수준이다.
"총각무우" 역시 아직도 어린아이 손가락보다 더 가느다란 무우가 달린채 역시 성장이 멈춰 버렸다.
이것도 손님상에 내기위한 총각무우였건만, 그러나 시금치와 상추 , 겨울초는 너무도 잘자란다.
씨뿌리고,비료주고, 물주고, 날씨가 추워도 이곳은 따뜻한 남쪽지방이니까, 한겨울에도 밭에서 뜯어다 먹을수 있다.
배추의 모습은 일그러지고,한쪽은 썩고, 오그라들고 ,배추속이 노랗게 된것도 있지만 아무튼 배추밭에 가면
한숨이 나올정도로 엉망이다. 총각무우도 잘생긴 것도 있지만 거의 엉망이다.
모래땅에는 배추를 심으면 안되는것인지? 모래땅이기에 덕을 본것도 있다. "한여름의 감자"
감자도 맛있는 타박감자였고 , 고추, 가지, 오이, 호박, 방울이 까지 그런대로 잘되었는데, 작년에도 김장배추
심었다가 겨울동안 쌈배추 뜯어먹고,봄이되어 노란 배추꽃 감상을 했건만, 내가 심은 배추로 김치 담는다는것은
아마도 하늘에 별따기보다 더 힘든것 같다
50포기중 4포기만 김치를 담을 수 있으니 나의 농사 실력은 빵점일수밖에 없다.
가게식구들의 하는말~ "김장김치보다 삼겹살에 고소하고, 달착지근한 쌈배추 싸먹는것이 더 맛있어요"
그러나 내년에도 나는 배추심기에 또 도전할것이다. 아직은 농사실력이 빵점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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