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수호신 같은 꽃

nami2 2009. 11. 10. 22:52

       햇볕도,물도,공기도,아랑곳 하지않고 묵묵하게 수호신이 되어 우리 가게를 지켜주는 꽃이 있다.

       향기도 없고, 조화 같은 느낌을 주는  그래서 가게에 오는 손님들에게

       힘없이 꺾여 버리면 그 옆자리에 또다시 꽃이 핀다.   우리는  이꽃을 아주 소중하게 다룬다.

       꽃을 모신다고 하면 웃을지 몰라도, 거의 이  꽃을 소중한 보물인냥 하고 있다. 

      꽃이 하도 신기해서  신기함 정도로 있었으면 좋았지만, 이 꽃의 근본을 알고싶어서

      알아본결과  원산지는 브라질이고, 잎사귀가 벨벳 느낌의 커다란 잎과 어우러지는 매우 아름다운 꽃이다. 

      4~5월 부터 개화한 포기가 시판된다고 한다

      다음해에도 꽃을 피우기 위해서는 구근을 화분에서 뽑아낸 후 버미큘라이트에 심고 다시 비닐봉지에 담아 저장해둔다.

     구근은 3~4월 정도에 심는것이 적합하다.  

           3년전 ,가게를 오픈하면서 실내의 인테리어 문제로 관엽식물을 몇개 사들였다.

           커다란  '행운목'을 사왔는데,얼마정도 있으니까 나무 밑에서 새싹이 한개 나오기 시작했다

           가게 식구들은 나무 밑에서 나오는 싹을 관심도 두지 않을 정도로 무덤덤 했다.

          호박잎, 케일, 잡초  결국은 쓸데없는 새싹이라며 뽑아버리자는 사람도 있었다.

          하루가 다르게 자라는 나무 잎사귀에 대한 궁금증으로, 사람들은 기대를 걸기 시작했다.

          나름대로의 멋진 상상을 하면서....  

       그렇게 몇달, 큰 나무에만 신경을 썼을뿐 그 밑에 더부살이 하는 이 꽃에겐 신경도 안썼는데

       꽃봉오리가 생기기 시작했다.   신기할정도로  이쪽 ,저쪽, 두개씩 마디사이로 꽃망울이 생겨났다.

       설마  햇빛도 ,관리도, 물도,   모두가 부족하건만, 이렇게 예쁜 꽃을 피우니  가게에 오는 손님들도

       이웃도, 가게식구도 모두 입을 다물지 못했다.

       생화인데 조화같은 분위기에,어떤 손님이 만지다가 꽃의 목을 부러트렸다.

       곧 치료를 했지만 살아나기에는 너무 큰상처였ㅏ.

       꽃한송이 부러 졌는데 모든 사람들이 가슴 아파 했다면 믿을런지

       그러던 어느날 상심을 하고 있는 우리에게, 꽃이 부러진 그자리에 한송이의 꽃봉오리를 만들고 꽃을 피웠다. 

 

       이름도 모르는 ,그 꽃을  어떤사람은 조상님이 가게 잘되라고 보내준 조상꽃이란 허무맹랑한 소리까지

      나오기시작 했으며 ,우리는 혹시 ? 하는마음으로 공주님 대하듯이  꽃을 돌보았다

      물론 책자를 찾아보니 '글록시니아'라는 멋진 이름도 있었으며, 멀고먼 브라질에서 우리가게로

      더부살이 하러 온 꽃이었다.

      일년이면 두번씩 꽃을 피우며,햇볕이 아닌 형광등 불빛으로 크는 이 꽃을  어느때는

      돌아가신 어머니의 환생하신 꽃이 아닌가 하는 얼토당토하는 생각을 할때가 있다

      은연중에 마음으로 '혹시 어머니 아니세요'하는 질문을 꽃에게 해본다. 

      책에는 구근으로 보관하여 봄 되면 다시 심으라고 하지만, 첫해에는 잎사귀 한잎 남지않고 모두 사그러 들었다가 

      이듬해 다시 싹을 틔웠는데, 두번 째 해 부터는 잎이 무성하게 사그러들줄도 모르고 자라고 있다

      이렇게 예쁜 꽃을  피운다는 것이 어쩜  이 꽃의 인생 처럼 믿거나 말거나 우리는 마음적으로

      이 꽃을 아주 소중하게  다루고 있고 ,앞으로도 꼭 그럴것이다.

      조상꽃이든  외국꽃이든 일단은  내집에 들어 온 업동이 같은 존재이니까~

      지목숨 ,내목숨 살아 있을 때 까지 함께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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