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의 여왕이 장미라고 하는 것은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중얼거리며, 장미꽃은 거들떠보지도 않았었다.
그러나 어느날인가 담장 위에 피어 있는 넝쿨장미가 예뻐 보이기 시작했다.
예쁘다고 하기보다는 가슴 시린 그리움이 앞섰다.
어머니가 떠나시던 그 해에 마지막으로 흐드러지게 피었던, 고향집 담장 위의 넝쿨 장미가 세월이 흐를수록
사무치게 그리워 졌다.
가슴에 묻힌 어머니와 이듬해에 욕심이 하늘을 찌른 몹쓸 인간에 의해 넝쿨 장미가 있는 고향집도 가슴에 묻혔다.
잊혀져 가는 그리움을 놓치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써도 자꾸만 기억 저편으로 가고 있는
사무친 그리움은 어느새 빨간 장미를 자꾸만 눈여겨 보라고 손짓을 하고 있다.
자동차를 타고 가다가 눈에 띈 어느 집 앞에서 차를 멈추었다.
어머니가 홀로 살고 계셨던 고향집 담장과 너무 닮은 곳이었다.
길을 걷다가도 담장 위에 장미가 피어 있는 집이라면 무조건 '우선 멈춤'이다.
장미꽃을 찍으려고 가까이 갔다가 개한테 물릴뻔 했다.
요렇게 생긴 모습에 계절의 여왕이라는 닠네임을 붙였을까 ~생각해본다.
어느 집 대문 옆이다.
요염한 빨간 장미보다 소박한 분홍 장미가 훨씬 예쁜 것 같다.
분홍 넝쿨장미의 담장 안에서는 송아지만한 개가 짖어대고 있었지만, 두려움을 잠시 접은채 사진을 찍었다.
보기드문 분홍 장미의 넝쿨이 담장을 감싸고 있었다.
이것이 진짜 내가 좋아하는 장미꽃 색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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