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기를 빨아드리는 제습기에서 아침 저녁으로 세숫대야 가득 물을 빨아들이더니
어느날인가 부터 더운 열기만 토해낼뿐 물이 나오지 않았다.
장마가 완전히 끝이 난 것 같았다.
장맛철이라고 했지만, 비가 오는 날은 2~3번이고 잔뜩 흐린날만 계속되면서 집안이 온통 습기로 가득하더니
애써 키우던 꽃들만 하나 둘씩 쓰러지면서 빈 화분만 늘어나기 시작했다.
바쁘다는 핑계로 관리 소홀도 있었지만, 집안에 습기만 가득하고, 햇볕이 없다보니 꽃들의 뿌리가 썩고 있었다.
빈 화분만 늘어나기에 베란다에 나가는 것 조차 싫어서 꽃들을 방치해놓았더니
학쟈스민 꽃이 피어있었다.
어찌나 꽃향기가 좋던지!
쟈스민 옆에 있는 '송엽국'은 우리집에 와서 한번도 꽃을 피우지 못했다.
베란다에 들어오는 햇볕으로는 꽃을 피우기 싫은 것 같았다.
야생화 처럼 마당에서 키워야 하는데, 아파트라는 것이 마음에 안드는 것 같다.
장맛철에 빈 화분이 늘어만 가는데 꽃을 피운 '쟈스민'이 신통하다.
어찌보면 6월에 꽃이 피는 '마삭줄' 같은 향기를 내서 집안을 온통 달콤하게 만들어주니
꽃이 피었다가 머무는 시간이 너무 짧다.
꽃을 피우고 나서 하루가 지나면 이미 땅으로 떨어져버려서 아깝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이른 봄에 '목베고니아'를 엉망으로 만들었었다.
볼품 없이 지저분해서 몽땅 가위로 잘라 흙 위에 꽂아 놓고
죽든지 살든지 마음대로 하라고 했더니
모두 뿌리를 내리고, 씩씩하게 자라면서 처음으로 꽃을 피웠다.
생명력이 강해서 조만간 꽃을 엄청 피울것 같다.
한줄기 지팡이 처럼 올라가면서 키만 크더니 모두 잘라서 여러포기를 만들고보니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튼 '이녀석'은 흙 위에 꽂아주기만해도 뿌리가 내리니 예뻐할수밖에....
화분에서 키우던 상추와 치커리 등은 모두 먹어버린 뒤 다시 파종을 했다.
제발 잘 크라고 기원을 하면서 씨를 뿌렸는데, 3일만에 싹이 나왔다.
날씨가 여름이라서 그런지 금방 뜯어먹는 재미를 느낄것 같다.
조그만 플라스틱 통에다가 씨를 뿌리면서 야무진 꿈을 가져보았다.
쑥갓과 꽃상추는 주택에 살면서 느껴보는 작은 행복을 플라스틱 통에서 느껴보고 싶은데
잘 자라 줄런지 의문이다.
아파트의 베란다를 꽃밭으로 만들고, 텃밭을 만들고 싶은 마음은 욕심이 아니라 꿈이거늘
날씨는 자꾸만 흐린날만 계속 되고 있어서 작은 행복이 깨질 것 같다.
자그마한 오두막이라도 좋으니 맘껏 꽃을 심고,채소를 가꿀 수만 있다면 좋을 것 같다.
노후에 꾸어보는 전원생활의 꿈이 지금부터라도 시작하고 싶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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