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야생화

해안가에 핀 초여름 야생화

nami2 2023. 5. 31. 22:46

오랫만에 진짜 아주 오랫만에

10년 지기와 함께 점심을 먹고 해안가 산책을 했다.
10년 지기는 친구 같은 지인이어서

살면서 속마음을 털어놓는 유일하게 단 한사람인데...
서로가 사는 것이 아직 까지도 너무 바쁘다보니
여유로움으로 함께 하는 날이 그다지 많지 않았다.

주말에는 알바와 평일에는 텃밭 일에 매달리면서
늘 다람쥐 쳇바퀴 돌듯 살다보니, 사업을 하는 친구와는
이렇게 저렇게 둘만의 시간적인 여유가 없었던 것 같았다.

 

벼르고 별러서 두사람의 시간이 일치하던 날에
모처럼 날씨 까지 좋았기에, 분위기 좋은 곳에서 식사를 했었고
그리고 여유롭게 해안가 산책을 해봤던 날이다.
마침 오늘은  한달 내내 더웠다가, 추웠다가

기온 변화가 참 많았던 5월의 마지막 날이기도 했다.

요즘은 어디를 가더라도 '노란 금계국'을 빼놓으면 꽃이 없는듯 했다.
들판에도 공원에도 그리고 해안가 까지도

노란 물결처럼...금계국은 인정사정없이

점령을 하고 있었지만, 봐줄만 할 만큼 예쁜 것은 사실이다.

 

금계국이 노랗게 핀 해안 산책로를 오랫만에

여유로움과 함께 친구와 시간을 보내봤다.

좋아하는 '실유카'꽃이 요즘 예쁘게 피었음을 오늘에서 알게 되었다.
그동안 무엇이 그리 바빴는지?
친구와의 해안가 산책에서

유카꽃을 만났다는 것이 은근하게 즐거움이 되는듯 했다. 

유카꽃은 북아메리카가 원산지라고 한다는데

언제부터 이 꽃을 좋아하게 되었는지는 잘모른다.

그냥 엄청 좋아 하는 꽃이다.

마음이 슬퍼서 몹시 우울했던 날에, 해안 산책로에서 처음 만났고

하얀꽃이 슬퍼보여서 좋아 하는 이유가 된 것 같았다.

 

유카꽃의 꽃말은 '끈기 ,강인함'이라고 한다.

해안가에 '섬기린초'가 유난히 노랗고,
예쁘게 피어 있었다.

섬기린초는 돌나물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  풀인데
을릉도에서 자라는 특산 식물이라고 하며
꽃말은 '기다림, 인내' 라고 한다.

해안가에 땅찔레라고 부르는 '돌가시나무' 꽃이 제법 피고 있었다.

장미과에 속하는 낙엽활엽반관목으로
꽃향기는 찔레꽃 향기보다 더 강했다.
갯바위 곳곳에  넝쿨지어 피어 있는
하얀 돌가시나무꽃을 보니 완전한 여름인듯 했다.

돌가시나무꽃의 꽃말은 '하얀미소'라고 한다.

갯개미자리는 개미별꽃, 나도별꽃이라고도 하는데
북한에서는 '바늘별꽃'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갯바위 위에 고여있는 물은 바닷물이다.
짠물인 바닷물속에서 자생하는
갯개미자리가 신기하기만 했다.

갯개미자리는 5~8월에 꽃이 피는

석죽과의 한해 또는 두해살이 풀이다.

전국의 해안가 지방에 분포하며
바닷가 갯벌 근처와 소금기가 있는 바위틈 양지에서 자란다.

무슨 식물인지 알 수는 없으나
분명 갯바위에서 자생하는 식물이다.
아무리 검색을 해봐도
식물의 이름을 끝내 알지 못해서인지, 답답하기만 했었는데

블친님의 도움으로 이 식물이 '천문동'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해안가 바위에서 자란다는 천문동의 열매였다.

어렵게 알게된 식물의 이름은 오래도록 기억될 것 같았다.

 

척박한 갯바위에서 살아가는 식물은 '땅채송화'라고 한다.
바위 주변에는 갯가의 흙이 조금 붙어 있을뿐...
아무리 들여다봐도 신기했다.

갯바위에서 늘어 붙은듯 자생하는 땅채송화를

'제주기린초'라고 부른다고 하며

5~7월에 꽃이 피는 돌나물과의 여러해살이풀이다.

 

땅채송화의 꽃말은 '씩씩함'인데
내리쬐는 뙤약빛과 바위틈새에서
예쁘게 꽃이 피는 것이 정말 신비스럽기 까지 했다.

땅채송화의 원산지는 우리나라이며
흔히 '갯채송화'라고 부른다고 하는데

제주도,남해안 각 섬지방, 을릉도, 독도, 중부지방 바닷가 등

바위 절벽이나 모래땅에서 자생한다.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 5월31일의 해안가는
걸을만 했고, 여유로운 휴식도 가능했다.
근처 괜찮은 카페에서 커피 한잔을 하려고 했었으나
갯야생화에 빠져들어
친구와  갯바위에서 시간 가는 줄 모르게 시간을 보냈던 날이다.

해안가에서 꽃이 피는 갯야생화들은 모두가 척박한 바위틈에서

너무 잘 자란다는 것이 신비스럽기 까지 했다.

바위 틈새에 피고 있는, 이 꽃들은 '갯까치수염'인데
갯좁쌀풀, 해변진주초, 갯꽃 꼬리풀이라는
또다른 이름이 있다고 한다.

갯까치수염은 바닷가에서 자라는 앵초과의 두해살이 풀이다.

꽃이 피는 시기는 7~8월인데 벌써 꽃이 피었다.

 

바닷가 모래땅이나 양지의 바위틈새에서 자생하며

우리나라에서는 전라남도, 경상남북도 등 남해안에  주로 자생하고
동아시아 ,남태평양의 여러섬 등지에 분포한다고 했다.
갯까치수염의 꽃말은 '친근함 ,그리움'이라고 한다.

갯야생화들을 사진 찍으면서 어찌하다보니 손이 더러워져서
바위에 고인 맑은 물에  손을 씻으려고 했다.
순간적인 착각에 함께 했던 친구와 그냥 웃어봤다.
바위에 고인 물은 짭짤한 소금물이었기 때문이다.

이곳 저곳 갯바위 웅덩이에  물은 많았으나

인간에게는 쓸모없는 소금물일지언정
그곳 소금물에서 살아가는 식물들이 있다는 것이
너무 신기했고 놀랍기만 했다.
매력적이고 예쁜 꽃은 산과 들에만 있는것이 아니고
소금물이 날아드는 해안가에서도 씩씩하게 산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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