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도 멈췄고 강풍도 멈췄으나 여전히 날씨는 우중충이다. 맑고 푸른 하늘을 언제 봤었는가, 기억 조차 가물가물 될 것 같은 느낌이다. 2월이 시작되면서 꽃들은 자꾸만 예쁘게 피고 있건만 하늘의 심술인지, 꽃이 피는 것을 시샘하는 것인지 오만상을 찡그리고 있는 못된 뺑덕어미의 얼굴 같은 요즘 날씨가 참 유감스럽다. 설명절이 코 앞으로 다가와서 은근히 바쁘기만 하는데 언제 비가 내릴지, 한 손에 우산 까지 들고 다니려니까 번거롭기만 했다. 그러면서도 눈에 띄는 꽃 사진을 찍는다는 것은 왜 그렇게 즐거운 것인지? 이래저래 날씨는 엉망이어도 꽃이 피고 있다는 것은 즐거움이었지만... 우중충한 날씨는 짜증스러워 하면서 꽃이 피고 있는 것을 즐거워 한다는 것에 사람 마음을 참으로 간사하게 만드는 것이 우습기는 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