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야생화

불볕 더위를 즐기는 여름꽃

nami2 2023. 7. 26. 22:23

매미소리는 이른 새벽 부터 한밤중 까지 멈추지 않고 들려온다.
소음공해라고 신고할 수도 없고...
아무래도 오늘 밤은 좀처럼 잠을 잘 수 없는 열대가 되지 않을까?
그동안 비가 많이 내릴때는 어떻게 지냈는지 묻고 싶을 만큼
매미가 없는 여름은 엄청 쓸쓸할 것만 같다.

비가 완전히 그친 7월 끝자락...!!
이른 아침 6시에 텃밭에 나가서 일을 하며 쏟아낸 땀방울은
9시쯤 집에 돌아올 때는 비를 맞은 것 처럼 옷이 모두 젖어 있었다.
기진맥진...10분 정도의 들길을 걸어서 집으로 돌아가는데
탈진 할 만큼의 기력이 소진 되었음을 느꼈다.

긴 시간 동안 내렸던, 많은 비가 남기고 간 텃밭은 할일이 너무 많았다.
더구나 쓸데없는 잡초는 왜 그렇게 많이 자라는 것인지?
새벽부터 땀 흘려가면서 3시간 정도 일을 하고 집으로 돌아와서는
하루종일 뒹굴거리지만 탈진 된 기력은 좀처럼 돌아오지 않는다.
그래도 계절은 어쩔 수 없는 것
무더운 여름이라고 숨어버릴 수도 없고, 비켜갈 수도 없었기에
그냥저냥 시간을 보내다 보면 가을바람이 불어오지 않을까
혼자서 중얼중얼 거리며, 나자신을 위로 해본다.

이른 아침 들길을 걸어서 텃밭으로 가다보니
어느집 밭 모서리에 예쁘게 핀 꽃을 만났다.
풍접초, 족두리꽃, 나비꽃...!!
물론 야생도감에는 '풍접초'라고 나오지만
어린시절에는 '나비꽃'이라고 불렀던 예쁜 여름꽃이다.
꽃말은 불안정이라고 했다.

 

빗물이 싫어서인지  

줄기차게 내렸던 장마때는 움츠리고 있던 능소화가
참 예쁘게 꽃이 피고 있는 요즘이다.

날씨가 더워도 좋으니까
제발 비는 내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능소화들의 속삭임이 귓전에 맴도는 것 같았다.

흐드러지게 피고 있는 능소화의 계절은
폭염의 한여름이 제 철인듯, 너무 예쁘게 피고 있었다.

거의 한달 남짓....
이곳의 비오는 날들은
6월중순 부터 7월 24일 까지 였다.
그동안 움츠렸던 능소화가 맑은 하늘을 보면서
지천으로 꽃이 피는 것 같았다.

담장 옆의 배초향 꽃이
누군가 그려놓은 벽화 처럼 보여졌다.

미나리아재비과에 속하는

낙엽성 활엽덩굴식물인 '사위질빵'은
우리나라,중국, 일본이 원산지이며
사위질빵꽃의 꽃말은' 비웃음'이라고 한다.

폭염의 한여름을 일부러 즐기려고 하는듯
자목련 꽃이

봄날 4월보다는 조금은 어설프게 보여졌다.

봄에 꽃이 필 때는 나뭇잎이 없어서 예뻐 보였지만

무더운 여름날에 꽃이 필 때는

나뭇잎이 너무 무성하다보니 '자목련꽃'이

그다지 예뻐 보이지는 않으나

일년에 두번 꽃이 핀다는 것이 신기하기만 했다.

 

어느집 정원에 새빨간 미니사과가
정말 예쁘게 익어가고 있었다.

담장을 따라서 피고 있는 더덕꽃도
한여름의 무더위를 제법 좋아하는 것처럼

덩쿨 따라서 열심히 꽃을 피우고 있다.

엊그제만 하더라도 청포도였던 포도가
점점 검푸르게 익어가고 있는 여름날이다.

원산지는 북아메리카 인데
꽃이 예뻐서 꽃나물이라고 하고
키가 커서 키다리나물이라고 불린다는 '삼잎국화'는
나물이 맛있어서 옛 어르신들 집에는
집집마다 한 두뿌리 키우면서
봄에는 나물로 먹고 ,여름에는 꽃을 본다고 했다.

삼잎국화는 영양성분도 뛰어나며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하고

면역력 향상에도 좋은 효과가 있다고 한다.

삼잎국화의 꽃말은
충실한 기다림, 영원한 행복, 평화로운 공존이라고 한다.

장마가 끝이나버린 7월의 끝자락은
말이 필요없을 만큼의 무더운 날씨가 시작된 것 같았다.
오전 9시의 기온도 만만치 않았는데
새초롬하게 피어있는 메꽃이
집으로 걸어가는 무거운 발걸음을 가볍게 해주는 듯 했다.

 

텃밭에서 일을 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은
아파트가 가깝게 보이는데도
참 멀게만 느껴질 정도로 기력은 완전 바닥이었다.

 

바람이 없는 텃밭은 지옥이었으며, 모기 까지 한몫을 했다.

소스라치게 깜짝 깜짝 놀라게 하는 지렁이는 왜 그렇게 많은지

내가 왜 텃밭을 취미생활로 시작했던가, 후회도 잠깐 해봤으나

잠에서 깨어나면 이른새벽에 밭으로 나가는 자동인간...

그래도 아침이슬을 맞은 꽃들이 반겨주는 것이 늘 고맙기만 했다.

'그림 > 야생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무더운 여름날 산책길에서  (14) 2023.08.01
이른아침 산책길에서 만난 꽃  (15) 2023.07.27
폭염이 시작된 공원길에서  (12) 2023.07.25
무더위에 피고 있는 여름꽃  (31) 2023.07.21
비 내리는 날, 해안가에서  (16) 2023.07.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