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잎이 떨어져서 볼품 없어진 벚꽃들과의 아쉬운 작별...그런 것은
아예 염두에 두지 말라는 자연의 조화는 참으로 아이러니 한 것 같았다.
그 이유는 벚꽃이 지고 있는 것은 아랑곳 하지 않은채
더 예쁜 꽃, 더 많은 꽃들이, 더 화사함으로 피고 있었음이 신기하기만 했다.
살고 있는 이곳 아파트 주변에는 전형적인 시골동네와 들판이 있다.
아주 오랜 세월 부터 농사를 지으며 살던 시골 동네인데...
어느날 산 밑에 아파트가 들어섰고, 그 아파트에 입주한지 벌써 20년
그 세월 동안에 농사짓던 시골 동네 분들은 많이 연로해서
요양병원으로 가신 분들도 있었고, 하늘로 떠나신 분들이 많다보니
가을이면 누런 황금빛 들판은 거의 사라지고
어느날 논이 밭으로 변하면서 개구리 울음소리도 들리지 않게 되었다.
그 많던 논들이 사라지면서 밭이 된 곳에서는
열매가 열리는 과수나무를 비롯하여 온갖 꽃들이 심겨지는 멋진 곳이 되었다.
표현으로는 멋진 곳이지만...
농사짓는 분들이 사라진 들판은 그냥 묵정밭이 되어서 엉망이 되어 있었다.
세금과 벌금 문제로 후손들이 눈가리고 아웅식으로 과수나무들을 심었다.
들판에 가장 많은 나무는 매화가 피는 매실나무였고
그 다음은 자두나무, 복숭아 나무 였는데 그것도 관리를 해야 하므로
만첩 능수 도화나무를 엄청 심는다는 것이 의아하기만 했다.
만첩 능수도화는 열매가 열리지 않았기에 나무만 심어놓으면 되었나보다.
그래도 아파트 후문에서 시골동네 까지의 산책 코스는
온갖 꽃나무가 있다는 것으로 즐겁기는 했으나
그것도 비슷한 꽃들이 많다는 것은 어떤 때는 지겹다는 느낌도 있기는 했다.
그래도 꽃피는 봄날이니까
특별하게 꽃구경 가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어쩌면 득템이 아닌가 할 때도 있었다.
작은 시골마을과 들판은
요즘 온통 만첩능수 홍도화꽃이 피고 있었다.
도로에 벚꽃이 피는 것과
산책로가 있는 들판의 능수 홍도화꽃은
참으로 대조적이었다.
밋밋한 색깔의 벚꽃은 그런대로 예뻐보였으나
만첩능수 홍도화의 빨간색은
너무 많이 오랫동안 보니까 지겹기도 했다.
아파트 후문으로 나가는 들판에는
만첩능수 홍도화 꽃이 20일째 피고 있었다.
왜그렇게 꽃의 수명이 긴 것인지?
농사 짓지 않는 묵정밭에 나무만 심어놓고
관리할 필요가 없으니까
농사를 짓던 후손들이 이렇게 하는 것 같았다.
아무것도 심지 않으면 벌금이 부과된다고 했다
어느집 텃밭에 심겨진 도화꽃은
딱 한그루가 있으니까 봐줄만 했다.
연분홍 능수 도화꽃은
시골동네 어느집 화단에 심겨져 있었다.
빨간 꽃보다는 많이 예뻐보인다는 생각이다.
시골동네 어느집 텃밭에 심겨진
만첩능수 도화꽃들은
여러가지 색깔이 섞여 있어서인지
지날때마다 걸음을 멈추고 바라보게 된다.
이 꽃은 빨간 도화꽃이다.
능수가 아니라서인지
밋밋해도 그냥 더 예쁜 것 같았다.
만첩 능수 흰색 도화꽃은
빨간색 보다는 깔끔하게 예뻤다.
능수 흰색 도화꽃은
옛날 옛적의
장원급제 어사화 같기도 했다.
도화꽃의 꽃말은
사랑의 노예, 희망'이라고 한다.
팥꽃나무가 참 예쁘게 피는 계절이다.
중국 남부지방이나 우리나라 남부
그리고 일본 등지에서 자생하고 있다.
팥꽃나무의 꽃말은 '달콤한 사랑'이다.
팥꽃이라는 이름의 유래는
팥알 같은 열매가 열리기 때문이라고 한다.
라일락을 많이 닮은 꽃인데
팥꽃나무꽃은 향기가 없다는 것이 흠이다.
팥꽃나무 꽃은
보라 색깔의 꽃만 있는줄 알았다.
그런데 흰색의 팥꽃나무도 있었다.
팥꽃나무는 아욱과에 속하는 낙엽관목이다.
팥꽃나무는 4~5월에 꽃이 피며
햇볕이 좋은 정원에서 잘 자란다.
흰색 팥꽃나무는 그다지 흔한 꽃이
아닌 것 같아서 더 보기좋았다.
탱자나무꽃이 피고 있었는데
오후 시간이라서 그런지
꽃이 시들고 있어서 아쉽기만 했다.
탱자나무는 운향과에 속하는 낙엽관목으로
중국이 원산지로 알려져 있으며
아주 오래전에
우리나라에 들어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탱자나무꽃의 꽃말은 '추상, 추억'이다.
시골동네의 어느 빈집 앞에는
이렇게 흐드러지게
만첩능수 홍도화가 피고 있었다.
지나다니는 사람들에 의해서
사진도 찍히고 멈춰서서 꽃구경도 해본다.
어르신이 사시다가 빈집이 된지
5~6년이 된 이집은
해마다 이렇게 온갖 꽃들이 빈집을 지키고 있다.
곧 모란꽃도 피려고
예쁜 꽃봉오리들이 다닥다닥인데...
그냥 뭔가 느껴지는 서글픔이 있어서인지
나 혼자만이라도
아주 가끔씩 꽃을 보려고 찾아가는 집이다.
누군가라도 가끔씩 찾아가서
계절마다 피는 꽃이라도 들여다 봐준다면
아주 먼곳에 계신 어르신도 마음 편하지 않을까?
그것은 나혼자만의 애틋한 생각일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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