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춥거나말거나 걷기운동은 계속 되고 있지만 단조롭고 삭막하기만한
겨울이라는 것 때문에 인내심이 필요할 만큼 지루하기는 했었다.
일단 걷기운동을 하기 위해
밖으로 나가면 오늘은 또 어디로 갈 것인가 고민 부터 하다보니
날씨도 추운데 그냥 건너뛸까 하는 나약함도 더러는 생겨날 때도 있었다.
얼마 전 까지만 하더라도 가는 곳마다 예쁘게 피고 있던 애기동백꽃들도
잠시잠깐 찾아와서 횡포를 부렸던 동장군의 기세에 눌려서
볼품없이 망가진 모습들을 바라보니 겨울풍경이 더욱 재미없음도 느껴졌다.
이런저런 일로 요즘은 사진 찍을 일도 없어져서인지
지난번 제주 여행에서 찍어놨던 사진들이 새삼스럽게 멋져보이기도 했었다.
어느새 다녀온지 2개월이 지나가고 있는 사진들이 새삼스럽다는 생각이었으나
미뤄놨던 숙제라도 하면서 지나간 늦가을의 추억여행이라도 해보고 싶어졌다.
벌써 지난해가 되어버린 시간들이었으나
2024년 11월 끝자락에 다녀왔던 제주여행의 밀린 숙제를 해본다.
제주시 애월읍 봉성리에 위치한 '새별오름'은
제주 서부의 대표 오름이라고 한다.
오름은 제주 전역에 분포하는 단성화산을 일컫는 것이며
오름은 제주에서 통용되는 순 우리말이라고 하며
원래는 오름이 산봉우리를 뜻하는 순 우리말이라고도 한다.
억새가 있는 능선 길은
모두가 야자매트로 잘 조성 되어 있어서
충분히 편안하게 걸을 수 있었다.
새별오름은 저녁 하늘에 샛별과 같이
외롭게 서있다고 하여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또한 새별오름은
남봉을 정점으로 남서,북서 ,북동 방향으로
등성이가 있으며
등성이 마다 봉우리가 있다고 한다.
시기적으로 억새가 잦아질 때였으나
억새라는 그 자체만으로도 분위기 있어서인지
사진 찍는 사람들이 제법 많았다.
오름은 제주에서 200m이하로
각 봉우리나 산들을 모두 오름이라고
생각하면 된다고 했다.
오름은 말 그대로
낮은 언덕 부터 일정 부분
낮은 야산의 정상봉을 의미한다고도 했다.
오름 정상에 올라서 뒷쪽을 바라보니
풍력발전기가 멋진 모습이 되어서
이국적인 풍경 처럼 보여졌다.
오름 정상으로 오르는 길은
엄청 가파르고 힘들었으나
오름이라는 이유만으로도 신기해서
그냥 저냥 올라갈 수 있었다.
새별오름은 해발 519,3m이며
높이는 119m인 기생화산으로
분화구의 형태는 복합형이라고 한다.
오름 정상 주변에서
거의 사그러드는 꽃을 만났다.
그래도 다행스럽게도 노란꽃 한송이가 남아 있어서
꽃 이름을 알 수가 있었다.
꽃이름은 6월~8월에 꽃이 피는 '뱀무'꽃이었다.
뱀무꽃의 꽃말은 '만족한 사랑'이었다.
정상 주변은 생각보다 많은 야생화가 있었으나
열흘 정도만 빨리갔었어도
엄청 많은 야생화를 볼 수 있었는데...
많이 아쉽기는 했었다.
사그러들고 있는 꽃은 '엉겅퀴'꽃이었다.
그래도 오름을 내려오면서 눈을 크게 떠봤더니
곳곳에서 사그러드는 야생화 중에서
아직 꽃으로 남아 있는 엉겅퀴꽃을 만났다.
엉겅퀴의 꽃말은 '근엄, 고독한 사람'이었다.
꽃이 사라져서 씨앗만 남아 있는 것이지만
산부추 꽃의 흔적도 반갑기만 했다.
약간은 경사진 곳의 위험한 풀 숲에서
보라색꽃을 만났다.
반갑기도 했었고 그냥 지나치기가 아쉬워서
위험함도 무릅쓰고 사진을 찍어봤더니
예쁜 꽃은 '잔대꽃'이었다.
잔대꽃의 꽃말은 '감상, 은혜'였다.
풀숲에서 거의 뼈대만 남은듯한
오이풀꽃을 만났었다.
너무 아쉬워서 사진을 찍고보니
풀 숲 곳곳에서 오이풀꽃은 지천으로 보였다.
시기적으로 11월 끝자락이었고
오름이라는 산등성이는 바람이 너무 심했기에
이 정도 살아 있는 것도 감사했다.
풀숲에서 제대로 된 오이풀꽃을 만났다.
높은 산 등산을 하다보면
가끔 만났던 오이풀인데
제주 새별오름에서 만났다는 것이 반가웠다.
오이풀꽃의 꽃말은 '존경, 애모'이다.
새별오름은
오름을 오르는 입구에서 약 30분 정도면
정상에 도착할 수 있었다.
이곳은 오래전 부터 가축을 방목하였으며
겨울이면 들불을 놓았는데
그러한 이유로 이곳에서는 들불축제가 열린다고 한다.
힘들게 올라갔던 오름 정상 부근은
완만한 길이라서
이쪽 저쪽의 경치를 바라보며
여유로움을 즐길 수 있었다.
오름을 올랐다가 내려오면서
가져보는 여유로움은...
그 만큼 가파랐던
오르막 길은 많이 힘들기도 했었으나
내려오면서 바라볼 수 있는 멋스러움은
제주 아니면 볼 수 없을 만큼 아름다운 풍경이었다.
오름에는 들불을 놓은 후 자란 풀이
고운 풀밭을 이루고 있었으며
정상의 5개 봉우리는 서로 이어지면서
근처의 오름으로 연결되어 있다고 한다.
드넓은 억새 군락지의 새별오름은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찾아왔는지?
억새는 거센 바람 때문에 거의 사그러졌어도
분위기스런 멋스러움은
그곳을 찾는 많은 사람들을 감동시키는 것 같았다.
새별오름의 서쪽 등성이에는 매우 가파르다고 한다.
고려말에는 새별오름에서 목호의 난이 일어났으며
최영장군의 토벌대가 난을 진압했다는 기록이 전해지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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