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동사니

제주에서 먹었던 별미음식

nami2 2025. 1. 3. 22:50

새해가 시작되면서 따뜻하다고 느껴지는 이곳 동해남부

해안가 주변에도 이제는 본격적인 영하의 날씨로 겨울이 된 것 같았다.

그래서 밖으로 나가보면 12월이 끝날때 까지 피고 있던 국화꽃들도

모두 사라져가고 있었기에 더이상의 꽃을 볼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어느집 담장가의 장미꽃들은

생명력이 끈질긴 것인지 아니면 사계절용 장미였는가 의아한 생각이 들었다.

 

또한 강인함이 너무 지나친 민들레가 아직도 꽃이 피고 있다는 것에
대견하다고 해야 하는 것인지는 아무런 생각이 없었다.
겨울은 겨울답게 삭막해야만 꽃에 대한 그리움도 더할 것인데
시도 때도 없이 꽃이 피고 있는 것도 그다지 반갑지 않는 것만은 사실이다.

음식에 대해서는 까다로운 것이 아니라 별스럽다는 핀잔을 많이 듣는 내가
이 추운 겨울에 갑자기 생선회가 먹고 싶어졌다.
생선회라고 하면 좋아하는 광어와 우럭, 도다리와 가자미 정도인데
집 주변의 여러 곳의 횟집에 문의를 해봤더니 광어를 빼놓고는
모두 자연산 회라는 것에 '지금 없다'라는 대답만 듣고 말았다.

그러다보니 지난번 제주여행에서 먹었던 음식중에서
그래도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음식들의 사진이 있어서 정리를 해봤다.

제주 송악산 둘레길을 걷고나서 점심을 먹으려고 했더니
여동생이 이미 예약을 해놨다고 했다.

제주에 갈 때마다 서울사람과 부산사람의 입맛이 문제였는데
서울사람인 여동생이 예약 하는 집은 웬지 입맛에 맞지 않았으나
그냥 한끼 정도는 ...하면서 먹었는데
이번에 또 예약을 했다고 하니까 겁이났었다.
왜냐하면 부산 사는 나로서는
이상한 생선회는 잘먹지 못했기 때문이다.

예약한 집에 들어가서 메뉴를 봤더니
장어 종류는 무조건 못먹는 음식이었고

 

전복은 진짜 별로였으나
그 중에서는 전복이 내가 먹어야 할  음식이라는 것에
우선 보이지 않는 한숨을 쉬었다.

여동생네 가족은 모두 고등어회로 합의를 했으나
나를 위해서 전복비빔밥을 주문했다고 한다.

그런데 어찌된 입맛인지?
내게는 전복비빔밥도 비린내가 날 것 같아서
거부하고 싶었으나
어째튼 '한끼이니까 '그냥 먹어보자' 였다.

고등어 회가 나왔다.
속으로 '으악' 하면서 얼마나 비린내가 날까?
혐오감으로 동생 가족들을 바라봤다.

고등어회 먹는법을 보니 궁금해졌다.

일단 김가루에 잘 섞은 주먹밥이 보였다.
맛있는 곱창김에 깻잎지를 깔고
고등어회와 김가루 묻힌 밥을 얹고
삼채뿌리 무친 것과 양파와 고추를 넣어서
쌈을 싸듯 먹는 법인데...

동생이 딱 한번만 먹어보라고 했다.
안먹겠다고 버티다가 결국 먹어봤더니
고등회 비린내가 전혀 없는
아주 고소한 맛이 진짜 먹을만 했다.

안먹겠다고 버티다가 먹는 맛이 어떠냐고 하기에
민망한척 하면서도 열심히 먹었더니
나중에는 모두들 웃음으로 끝을 내면서
고등어회를 추가해서 먹기도 했다.

생각했던 것 보다 고등어 회가 맛이 있어서
다음에 제주에 오면 반드시
고등어회를 먹을 것이라는 말 까지 했었다.

나는 전복죽을 싫어하고
따개비(보말)죽을 좋아해서
이곳 집 주변에서도 해녀분들이 잡아오는
보말을 사다가 보말죽을 끓여 먹고 있는데
동생이 입가심 한다고 전복죽을 또 주문했다.

안먹겠다고 했으나 한숟갈만 먹어 보라고 해서
어쩔수 없이 먹었더니
그 또한 비린내 없이 먹을만한 맛이었다. 

제주 송악산 근처에서
현지인이 추천하는 맛집이라는 것이
고개를 끄떡일 만큼 진짜 맛이 괜찮았다.

이 집은 제주에 가면
또 가겠다고 할 정도로 맛이 있는 집이었다.

수족관에 고등어가 가득했다.
싱싱한 고등어 였기에 비린내가 없다는
그 말에 실감을 했다.

전복죽이나 전복회 그리고 전복 비빔밥도
수족관에서 살아 있는 것이었기에
비린내가 없다는 사장님 말씀 인정했다.

생선회 보다는 육식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제주 흑돼지 오겹살을 꼭 먹어보고 싶었건만
돼지고기를 못먹는 동생 때문에
그 이튿날 또 횟집엘 갔었다.

이번에는 방어축제를 하고 있는
대정읍 하모리 하모항구로 갔었다.
제주에 왔으면 방어회는 꼭 먹어야 한다는
여동생 제부의 추천이다.

입에서 비린내가 진동 할 것 같지만
또 어쩔 수 없었다.

고등어회 먹는 방법과 비슷했으나
방어회 역시 곱창김에 묵은지와 밥을 넣고
회를 싸먹는 방법이었다.
방어는 고등어 보다 몇배나 큰 생선이었기에
코스 요리로 나왔다.
그런데 내 입맛에는 고등어회가
방어회보다는 더 맛있는 것 같았다.

방어 코스 요리에는 방어회는 물론이고
방어회덮밥, 방어 튀김, 방어찜, 방어구이, 방어탕이 나왔다.
그런데 내게는 모두 그저 그런맛...
방어회를 먹고, 방어 튀김 정도 먹었을뿐이다.

수족관의 방어만 바라봐도
비린내가 풍기는 것 같았다.

몇년 전  일본 북해도 4박5일 여행에서
호텔에서 연어를 끼니 때마다 먹게 되었더니
몇년이 지난 지금도
연어만 보면  속이 메슥거리는 것을 느꼈는데..

 

이번에는 방어를 보면 연어 만큼은 아니더라도

당분간은 방어회는 생각조차 하지 않을 것 같다.

 

여행 중에 한번 정도는
제주 흑돼지 오겹살을 먹고 싶었으나
돼지고기를 못먹는 여동생 때문에
지난번에도 이번에도
제주 흑돼지 오겹살은 그림속의 떡이 되었다.

평소에 돼지고기 물에 빠진 음식은 못먹어도
돼지고기 오겹이나 삼겹에 소주 한잔은~
끝내주는 먹거리인데...

마지막날 제주 조천읍 교래리 칼국수 맛집에서
여동생네는 전복 +보말 칼국수를 먹었다

그러나 나는 전복이 들어간 국수 보다는
바지락이 들어간 국수를 먹어보고 싶었다.

모처럼 제주에서 먹었던 바지락 칼국수는...
언젠가 서해안에 가서 먹었던 바지락 칼국수보다는
그 맛이 아니었음에 아쉽기만 했었다.

 

이곳 동해남부는 바지락이 귀한 곳이라서
결국은 바지락 칼국수를 맛있게 먹기위해서는
서해안쪽으로 또 가봐야 할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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