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깊어가고 있었지만 변덕스런 일교차는 감기들기 딱 좋게 했다.
더구나 이곳 해안가 주변은 쉴새없이 불어대는 해풍의 변덕도 무시 못했다.
추웠다 더웠다를 반복하는 것도 해풍의 영향 때문이 아닌가 하면서도
어느 장단에 맞춰서 옷을 입어야 하는 것인지, 많은 스트레스가 되기도 했다.
그래도 걷기운동 나갈때 만큼은 여전히 얇은 옷을 입어야 한다는 것이
이곳의 정확한 계절은 아직도 초가을에 머물러 있음을 느끼기도 했다.
엊그제 우리 텃밭에 좀도둑이 들었다는 것이 삽시간으로 소문이 퍼졌다.
그러다보니 이곳 저곳의 텃밭에서 도둑들었다는 소리들이 들려왔고...
소잃고 외양간 고치는 사람들 처럼
텃밭 지킴이들로 나선 사람들이 제법 많다는 것이 우습지도 않았다.
양심 없는 사람들이 곳곳에서
힘들게 농사 지어놓은 무우와 배추를 뽑아가는 세상이 진짜 재미없었다.
이제는 고라니 때문에 막는 그물망이 아니라
짐승같은 인간들의 못된 손버릇을 막기위해서
입구에 문을 완벽하게 만들고, 자물통 까지 걸어놓는 모습도 보여졌다.
사람사는 세상인듯, 자급자족하는 텃밭농사는 참 편안한 공간이었는데...
이제는 텃밭에서도 불신하는 세상이 되고보니 기가 막히다는 생각뿐이었다.
단풍 물이 들기 시작하는 공원에
꽃보다 더 예쁜 열매들이 자꾸 눈에 띄었다.
보석처럼 생긴 빨간 열매는 '산수유' 열매였다.
빨간 산수유 열매는 예쁘기만 했지만
잎사귀는 단풍 들지 않은채 우중충...
진짜 못봐주겠다.
아마도 이곳 해안가 주변에서는
예쁜 단풍잎을 보기는 틀린 것 같다.
그것이 모두 몹쓸 해풍 때문이라는 이유였다.
숲길을 지나다보니
머루처럼 생긴 까만 열매가 다닥다닥이었다.
댕댕이 덩굴 열매였다.
댕댕이 덩굴이라는 이름은
단단하다라는 뜻을 가진 순 우리말에서
유래한 것으로 추측할 수 있는데
댕댕이 덩굴의 결합이 단단하고 질겨서
그런 이름이 붙은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올해는 단 한번도 유홍초꽃을 볼 수 없었다.
그런데 이 늦가을에 선물받은 느낌이었다.
그리 귀한 꽃도 아니건만...
이제서라도 볼 수 있었던 것도 고마웠다.
유홍초는 1920년대에 우리나라에 유입되어서
관상용이나 약재용으로 재배하고 있다고 한다.
남아메리카 원산의 귀화식물로
유홍초 꽃말은 '영원히 사랑스러워'였다.
숲길에는 낭아초 꽃만 피는줄 알았더니
분홍 싸리꽃도 제법 피고 있었다.
7월~9월에 꽃이 피는 싸리꽃인데
11월 중순 무렵에
새롭게 꽃이 핀다는 것이 신기했다.
싸리꽃의 종류도 여러가지 였다.
그중에서도
분홍 싸리꽃의 꽃말은 '사색'이고
참싸리꽃의 꽃말은 '은혜'였다.
텃밭으로 가는 들길에
아주 작은 아욱 같은 풀들이 눈에 띄였고
꽃 자체도 너무 작았지만 예뻤다.
난장이 아욱이라는 야생화였다.
꽃 색깔도 오묘했고, 꽃도 특이했다.
난장이 아욱은
우리나라에서는 1992년 경상북도 장기곶에서
처음 발견된 이후
현재는 남부지방과 제주도와 울릉도에
분포되고 있다고 한다.
난장이 아욱 꽃말은 '어머니의 사랑, 은혜 '였다
우리텃밭에 요렇게 예쁜 국화꽃이
화사하게 피기 시작했다.
그윽한 국화 향기가 아까울 만큼 좋았다.
지인의 텃밭에도 역시 국화꽃은 예뻤다.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은 너 나 할것 없이
텃밭에 국화를 심어서 만족을 하는 것 같았다.
어느집 텃밭에는 국화보다는
장미가 예쁘게 피고 있었다.
11월 중순으로 접어드는 시기의 장미꽃은
그런대로 멋지게 봐줄만 했다.
날씨가 좋았다면
감나무에서 홍시가 되어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을텐데...아쉬웠다,
시골동네 골목길을 걷다보니
어느집 마당가에 귤이 익어가고 있었다.
어찌나 탐스럽고 먹음직스러운지?
그런데 또다른 골목길에서는
어느집 담장이 진짜 탐스러웠다.
유자가 주렁주렁... 아주 멋진 모습이었다.
손을 뻗으면 딸 수 있을 정도로
주렁주렁 이라는 것이 부럽기만 했다,
유자는 비타민C가 풍부하여
감기예방과 감기완화에 효과적이라는데...
겨울철 감기가 유행할 때 유자차를 마시면
감기를 예방하고 목의 통증이나 기침증상을
완화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고 하며
또한 면역력 강화에도 좋고, 혈액순환 개선과
혈당조절에도 좋다고 한다.
특히 목이 아프거나 감기증상이 있을때
요즘 제 철인 따뜻한 유자차를 마시면
감기 증상을 빠르게 회복할 수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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