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지방에서는 단풍이 예쁘게 물들고 있으며 또 한켠에서는
낙엽 밟는 소리의 정겨운 분위기 있는 만추의 나날들이라고 하건만
이곳 동해남부 해안가 주변은 봄날인지,여름날인지 아니면
초가을인지, 만추인지 분간을 못하는 것은 시간이 지나도 여전했다.
기온이 서늘해서 가을 옷을 걸쳐 입고 밖으로 나가서 볼일을 보다보면
어느새 기온 덕분에 옷을 벗어서 손에 들어야 하는 번거로움도 계속 되었다.
들쑥날쑥....꽃도 그렇고, 기온도 그랬으며, 옷차림도 모두 들쑥날쑥이라서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하는 것인지 답은 없었다.
또한 계절이 분간 안되는 이곳의 아침에는
비가 내린 것 처럼 흠뻑 찬이슬이 내려 앉아 있었기에
텃밭에 파 한뿌리를 뽑으러 가더라도 이슬이 차거우니까 손이 시릴 정도였다.
그래도 화사하게 온갖 꽃이 피고 있는 것을 보면 우습지도 않았다.
하루도 거르지 않고 걷는, 걷기운동 덕분에 아주 기고만장하게 피고 있는
계절 모르는 꽃들을 곳곳에서 많이 만나게 되지만...
전생에 꽃과 인연이 깊었던 것 같은 나로서는
그래도 꽃은 예쁜 것이니까 하면서 반가움과 흐뭇함으로
또 사진을 찍어본다는 것도 어떤 때는 참으로 기막히다는 생각을 해본다.
유카꽃이 핀 모습은 언제봐도 쓸쓸해보인다
늦가을 이맘때 꽃이 피는 유카꽃은
은근히 좋아하는 꽃이라서인지 반갑기만 했다.
원산지가 북아메리카인 유카꽃은
그곳에서도 바닷가 모래언덕에서 자란다고 한다는데
우리나라에서는 남부지방의 정원이나
온실에서 심어 기르는 상록떨기나무라고 소개되었지만
우리나라에서도 진짜 많이 만나게 되는 곳은 해안가였다.
유카의 꽃말은 '위험, 접근하지마세요' 였다.
우리 아파트 후문의 은행나무이다.
아무리 찾아봐도 단풍 드는 신호도 없다.
11월 중순으로 접어드는 이 계절에
나무 위에서 매미가 울 것 같은 푸르름이다.
계요등은 열매와 함께 예쁜 꽃이 피고 있다.
무슨 조화인지?
6월 부터 꽃이 피는
계요등의 계절은 진짜 초여름꽃인데....
할말이 없어졌다.
계요등 열매가
이렇게 노련한 모습으로 변신했다.
늦가을의 정취가 물씬 풍기는데....
또다른 곳에서는 계요등꽃이
초여름을 착각 할 만큼 꽃이 피고 있었다.
계요등의 꽃말은 '지혜로움'이다.
며느리 배꼽은 푸르스름하다 ?
그렇기에 이 열매의 이름을
며느리 배꼽이라고 이름 지어졌나보다.
요즘 해안가로 가는 산비탈 길에는
낭아초꽃이 군락을 이루고 피고 있었다.
지금 이 계절이 늦가을이 맞는 것인지
꽃에게 묻고 싶었다.
산비탈길을 걷다보니 기가막혔다
5분 정도의 산길에 낭아초꽃이
군락을 이룬채 여름날 처럼 꽃이 피고 있었다.
낭아초는 남부지방의 낮은 지대와
해안가 따뜻한 곳에서 잘자라는 낙엽활엽성반관목이다.
꽃말은 '사랑의 노래를 부르는꽃, 신의'였다.
나팔꽃도 지천으로 피고 있었다.
여름 부터 피고 있는 나팔꽂도
이제는 추위와는 상관없는듯 했다.
해안가 마을 어귀에 고구마꽃을 닮은듯한
아주 작고 예쁜 꽃이 엄청 피고 있었다.
접사로 찍었기에 크게 보일뿐인 이 꽃은
별나팔꽃이라는 귀화식물이다.
별나팔꽃은 열대 아메리카의 원산지이며
우리나라에 귀화해서
제주도와 남부지방 길가 빈터에서 자란다.
아주 작은 별나팔꽃을 접사해서 찍었더니
이렇게 커보이는 꽃이 되었다.
나팔꽃의 꽃말은
종류 구분없이 '덧없는 사랑'이라고 했다.
어느집 텃밭에 명자꽃이 피고 있었다.
요즘 어느 들판이든지
도라지꽃이 기가막히게 많이 피고 있었다.
여름꽃이었다는 것이 민망할 정도였다.
도라지꽃의 꽃말은 '기품, 따뜻한 애정'이다.
해안가 주변의 곳곳에서 봄꽃 여름꽃 초가을꽃의 구분도 없이
막무가내로 꽃이 피고 있는 지금은 분명 늦가을인데..
우리 아파트 소공원의 벚나무들은 세찬 바람으로 인해
어처구니 없게도 황량한 겨울나무로 변신했다.
앙상한 나목의 겨울풍경이라는 것이 볼수록 어색했다.
봄날에 아파트 소공원 둘레를
정말 화사하게 벚꽃으로 장식되던 벚나무들이건만
나뭇잎은 진작 10월 쯤에 몽땅 사라져버렸다.
그렇게 불어대던 심한 강풍
만추의 계절인 지금에는 낙엽조차 흔적이 없었다.
아주 쓸쓸하고 황량함은..
예쁘게 피고 있는 늦가을의 꽃들과는 아주 대조적인 풍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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