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도가 높은 장마철의 후덥지근함은 오늘도 여전했다.
어디를 가던지 집을 나설 때는
꼭 우산을 들고 나가야 한다는 것도 잊지말아야 하건만
어쩌다가 깜빡하고 빈손으로 집을 나갈 때는 영락없이 비를 맞아야 하는
변덕이 심한 장마철이 더러는 유감스럽기도 했다.
어디를 갈 것인지, 매일같이 먹어야 하는 식사는 거를 때가 많지만
걷기운동 만큼은 그럴수가 없다는 것이 늘 부담으로 다가오기에
또다시 길 위로 쫒겨난 사람 처럼 발길 닿는대로 헤맨다는 것이 우습다.
새벽 부터 한나절 내내, 비가 내려줘서 오랫만에 늘어지게 늦잠을 잤다.
가끔씩 이렇게 비가 내려준다면 이른 아침에 텃밭에 나갈 일도 없이
푹~~아주 푹~~
부담없이 게으름을 피우며 늘어지게 잠을 자는 것도 행복일 것 같았다.
그러나 비가 개인 오후에는 또다시 터덜 터덜... 오라는 곳은 없어도
어디든지 걷기운동이라는 이름으로 가봐야 하는 신세가 참 가엾기도 했다.
어쩌다가 기저질환 환자가 된 것인지?
한심스럽다는 생각으로 신세타령을 해본다

어느 작은 교회의 세평 남짓...
작은 꽃밭 앞에서 발이 멈춰졌다.
첫눈에 반해버린 작은 예배당의 작은 꽃밭은
진짜 예뻤다.
꽃밭 가득 피어 있는 꽃들을
주인의 허락도 없이 우선 사진을 찍어봤다.
아주 작은 교회는
인기척이 없는 산속의 암자 처럼 느껴졌다.
탐스런 다알리아 꽃도 진짜 예뻤지만
꽃 색깔이 더욱 마음을 사로잡았다.

처음 보는 꽃이지만 웬지 낯설지가 않다.
가끔씩 자주 봤던 기억이다.
혹시 허브 종류가 아닐까?
그러나 그것은 평소에 원예용 꽃을
좋아하지 않았던 나의 착각이었다.
꽃 이름은 아주 길었다.
듀란타 발레타인 쟈스민...
그런데 이 꽃의 꽃말은 더 길었다.
♡사랑을 위해 멋을 부린 남자'였다.

듀란타 발레타인 쟈스민이라는 이 꽃의
원산지는 브라질이고
봄과 여름에 꽃이 피는데
쵸코릿 향기가 있다고 한다.
향기 까지는 생각 못하고 사진만 찍었음을
아쉬워 해봤다.

정열적인 빨간 색깔의
글라디올러스 꽃이 빗물에 젖어
약간 후줄근 해진 모습이지만
그런대로 예뻐보였다.

천일홍 꽃이 눈깔 사탕 처럼 다닥다닥이다.
천일홍 원산지는 호주와 미국이며
지구상에는 약 90 여 종류가 분포하는데
우리나라에서 기르는 천일홍은
대부분 개량된 원예종이라고 한다.
천일홍 꽃말은 '불변, 매혹'이다.

작은 교회의 작은 꽃밭에는
여러종류의 꽃들이 가득했다.
나비 모양의 '풍접초' 역시 제법 화사했다.

어린 시절, 여름방학 때가 되면
열 손가락에 봉숭화 꽃물을 들여주던
어머니 생각이 간절하다.
문득 그리움이라는 단어가 가슴을 파고든다.
그 시절의 봉숭화 꽃도 이렇게 예뻤었다.

아주 어린 배롱나무에서 꽃이 피었다.
여름꽃이니까
가을이 올 때 까지 계속 꽃이 필 것 같았다.

터덜 터덜...길을 걷다보니
길가에서 활짝 핀 꽃을 만났다.
분꽃은 오후에 피는 꽃인데...
어느새 오후 5시가 넘어가고 있었다.

분꽃의 원산지는 남아메리카이며
꽃말은 '소심, 겁쟁이, 수줍음'이다.

숲길에서 좀작살나무꽃을 만났다.
가을에 보라빛깔 열매가 매달린다.

들길에서 예쁜 꽃을 만났다.
그러나 이 꽃은
가시가 많아서 손으로 만지면 큰일이 난다.
꽃이름은 '도깨비 가지'이다.
잎과 줄기에 날카로운 가시가 다닥다닥이다.
꽃은 가지꽃을 닮아서 예쁘지만
가시가 도깨비 같아서 '도깨비 가지'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도깨비 가지는
북아메리카가 원산지인 귀화식물이며
생태교란식물이기도 하다.
꽃말은 '믿을 수 없음'이다.

어느새 여름꽃인 계요등꽃이 피고 있었다.
계요등 꽃말은 '지혜로움'이다.

앙증맞고 예쁘게 꽃을 피우는 계요등은
요즘 해안가에서 제법 꽃을 많이 볼 수 있었다.
계요등(鷄尿藤)은 닭 오줌 냄새를 풍기는 덩굴식물이다.
잎과 줄기를 자르면 닭오줌 냄새가 심하게 풍기는데
초식동물(고라니 노루 염소 양 소 토끼)이 뜯어 먹을 수 없게
심한 악취를 풍기면서
초식동물로 부터 살아남기 위한 자구책이라고 한다.
계요등은 꼭두서니과의 잎이 지는 덩굴식물이며
아시아 온대와 열대 전역에 분포한다.
우리나라 충청남도 경상남도 부산 제주도 ..등
남부지역에서 쉽게 볼 수 있는데 특히 해안가에서 많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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