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야생화

암자 가는 길에서 만난 여름꽃

nami2 2024. 7. 9. 22:32

다른 지방에서는 비 피해가 많다고 하건만 이곳은 마른장마에
비 내리는 수량은 '감질나게 내린다'라는 표현이 딱 어울릴 만큼이다.
습도는 너무 높았고, 후덥지근한 날씨의 불쾌지수는 아마도 80% 정도...
찔끔 찔끔 내리는 장마비는 언제쯤 끝이 나려는지?
맑은 빛이 없는 하늘은 늘 우중충이었다.

초하룻날 통도사에 들렸다가 암자로 가는 길은 늘 변함이 없었다.
아무도 없는 여름 숲길을 혼자 걷는다는 것이 약간 두려웠던 것은
숲길에서 무언가 슬금슬금 나올 것만 같은 불안감 때문인데
그럴때는 관세음보살 관세음보살...중얼 중얼 거리다보면
그런 불안감은 금새 사라져간다.
아마도 그것이 마음속의 굳건한 의지처가 아닌가 생각하게 된다.

날씨가 너무 더워서  숲이 울창해진 여름철에는

숲길 걷는 것을 포기할까 했으나 한달에 한번...

일년에 딱 12번 걷는 길인데, 한번 빼먹는다는 것도
용납이 되지 않아서 그냥 걸어봤더니 그래도 후회하지 않을 만큼의

예쁜 꽃들을 만났다는 것이 큰 즐거움이 되어주었다.

암자로 가는 숲길은
온통 연보라빛 '좀비비추' 꽃이 한창이었다.
좀비비추꽃은 진짜 한여름꽃이다.

 

푸르름과 잘 어우러지는 보라빛이
은근히 예뻐보였다.
좀비비추의 꽃말은 '좋은소식'이다.

어느새 무더위가 시작된 한여름..
숲길은 어느새 맥문동 꽃이 피기시작했다.
맥문동 꽃 역시 보라빛인데...
올해 처음으로 만난 맥문동 꽃이 참 예뻐보였다.
맥문동꽃의 꽃말은 '기쁨의 연속'이다.

숲속 계곡 옆에서 산수국을 만났다.
꽃 한송이에서

무성화, 유성화가 구분되는
산수국이 웬지 짠해보였다.

짙게 푸르름이 우거진 숲에서
수국꽃이 분위기를 잘만들어 냈다
보라빛 수국은 숲이라서 더욱 예뻐보였다.

암자 마당 옆 언덕 위에
빨간 수국이 제법 화려하고 예뻤다.
그 앞으로 지나가는  빨래줄의 빨래집게가
웬지 재미있었고, 정겹기만 했다.

숲길에서 '큰꿩의 비름'을 만났다.
이 꽃도 여름철에 피는 꽃이다. 

 

이제 꽃이 피기 시작했으니

아마도 여름이 다가도록 꽃이 필 것 같았다. 
큰꿩의 비름 꽃말은 '희망, 생명'이다.

요즘은 가는 곳마다 풍접초를 만나게 된다.

전형적인 여름꽃인데...

 

어린시절에는 여름방학때면 마당가 꽃밭에

군락을 이룰 만큼 푸짐하게 꽃이 피어있었다.

아마도 부모님께서 이 꽃을 꽤나 좋아 하였던 것 같다. 
풍접초의 꽃말은 '불안정'이다.

암자 축대 위에 능소화가

자연 그대로의 모습으로 피고 있었다.
누군가의 관리도 전혀 받지 않은 모습도

어찌보면 자연미가 있어서 좋은 것 같았다.

 

능소화 +참나리의 배합은

같은 색깔의 만남인듯...
그냥 멋지고 아름답고 보기좋았다.

참나리가 거꾸로 엎어진채
그래도 예쁘게 꽃을 피우고 있었다.

 

스님들이 참선수행을 하시는 선원의 꽃밭은

그냥 자연 그대로, 제멋대로... 그래도 예뻤다.

 

암자의 왕원추리꽃도  
더위에 당연한듯 예쁜 모습 그대로이다.

암자 마당가에서 붉은 연꽃(홍련)의

꽃봉오리가 진짜 예쁜 모습이었다.
며칠 뒤에 갔더라면....?

한달에 한번 간다는 것은 늘 아쉬움뿐이다.

암자 마당의 작은 연못에서
하얀 연꽃(백련)을만났다.

올해는 연꽃단지 까지 가지 않아도 될 것 같았다.

 

활짝 핀 백련에서 은근한 아름다움이
느껴진다는 것이 새삼스럽다.

 

단아한 모습과 깔끔한 모습이 마음을 사로잡았다.

은은한 연꽃향기가 그냥 좋았다.
백련의 꽃말은 '깨끗한 마음, 청결'이다.

귀여움 속에서 외로움을 엿보게 되었지만
수련의 아름다움도 봐줄만 했다.

 

수련의 꽃말은
'당신의 사랑은 알수 없습니다' 였다.

배롱나무꽃이 피기시작했다.

이제 부터 피기 시작했으니

석달 열흘, 그래서 목백일홍이라고 부른다는데...

 

나무 백일홍꽃의 배롱나무꽃은

여름이 다가도록 꽃이 피지 않을까?

빨리 100일이 지나서 선선한 가을을 마중하고 싶어진다.

  

진짜 노랫말 처럼... 울밑에선 봉선화야...

 

울타리 밑에서 꽃이 피고 있는 봉선화였다.
손톱에 물들이면 예쁠것 같은 꽃색깔이다.

기와 담장 옆으로
빼꼼하게 얼굴을 내민 백합꽃이라서
꽃 향기는 느낄 수 없었다.

 

숲길을 따라서 걷다가
이 다리를 지나면 암자 경내로 들어선다.

취운암으로 들어서는, 취운교 다리이다.

 

천년이 넘는 역사가 있는 암자였기에
회색빛 다리도 고풍스럽기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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