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산사의 풍경

초파일을 앞둔 범어사 풍경

nami2 2024. 5. 7. 22:20

일주일 남짓, 다가온 부처님 오신날이었기 때문인지
전국의 어느 사찰 주변에 가더라도 형형색색의 연등이 나부끼는 모습들은
일년 중 딱 이맘때 쯤이면 볼 수 있는 아름다운 풍경인데...
부슬 부슬 조용하게 봄비 내리는 날이라는 것 때문이라도
산사의 연등이 있는 풍경은 꽤나 분위기스런 아름다운 풍경이 되어주었다.

모처럼 금정산으로 야생화 찾으러 갔던 날에는 야속하게도 비가 내렸다.
늘 비를 몰고 다닌다는 이유로 팔자타령을 하면서도
그렇게 비가 내리는 날도

어떤 때는 마음 편할 때가 있었다고 말하고 싶은 것은

마음이 우울해져 있을 때는 맑은 날보다는 비 내리는 날도 더러는 괜찮았다.
또한 초파일을 앞둔 산사의 풍경은 햇빛이 뜨거운 날보다는
부슬거리며 내리는 빗속이 오히려 분위기스러웠다고...변명을 해본다.

금정산을 오르려면 어차피 범어사를 경유해야 했었기에
야생화를 찾는 산행도 비 때문에 중단할 수 밖에 없었으므로
산을 내려오다가 범어사 대웅전의 부처님을 뵙기위해 경내로 들어가봤다.

아직은 짙은 초록의 푸르름보다는
연두빛 푸르름이 더 예쁠 때라는 것은
사찰 풍경을 보면서 알 수 있었다.

연등과 꽃분홍 색깔의 철쭉과 그리고
연두빛 풍경은 '참 예쁘다'라고
감탄 할 만큼 시선을 사로잡았다.

범어사 일주문이라고 일컫는 '조계문'앞

범어사 조계문은 보물1461호였다.

1614년(광해군 6년) 묘전화상에 의해

건립되었다고 기록되어 있다.

 

예쁘다라는 표현 보다는
단아하다는 풍경이 더 어울릴 만큼
철쭉과 한옥이 괜찮아 보였다.

즐비하게 늘어선 돌담도 경이스럽지만
그 곳에 연출 된 오색연등도 한몫을 했다.

고즈넉한 요사채 담장 너머의 불두화

빗속의 우산 속에서
가만히 멍때려봤던 풍경들...
진짜 아름다웠다.

출입금지 구역의 요사채 대문 입구에
하얀 꽃이 손짓을 했다.
살짝 사진만 찍어보겠다고 ...
마음속으로 허락을 요청한 뒤 들어갔다.
하얀꽃은 '공조팝' 꽃이었다.

빗물에 적셔졌기 때문인지
기왓장에 내려앉은 공조팝꽃도
자연스런 꽃꽂이가 되어주었다.

빗물 때문인지
조금은 움츠려든 모습의 작약도 예뻤다.

윗쪽 분홍색 작약꽃이 예쁘냐
이곳의 꽃분홍 작약꽃이 예쁜가
모두에게 여쭤보고 싶었다.

내가 볼 때는 분홍색이 더 예쁜데
다른 사람의 느낌은 어떤지 궁금하다.

요사채 뜰 앞에서 바라본
또다른 요사채 뜰앞의 연산홍이 쓸쓸해보였으나
고즈넉함도 잘 어울리는 풍경이었다.

범어사 대웅전 앞에서 바라본 연등!!

극락왕생을 비는 명부전 앞에 멈춰섰다.
너무 많이 달려있는

하얀 영가등이 참 서글퍼 보였다.

나 역시 장안사 명부전 법당에

극락왕생을 비는 하얀 영가등을 달았기 때문이다.

범어사 경내에서 집으로 가는 길이다.
푸르름이 우거진 숲의 연등이
비 내리는 날이라서인지 더욱 멋스러웠다,

이곳은 범어사 경내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이라고 유명해진 곳이다.

멀리 금정산 계명봉이 운무속에 가려졌다.
그 곳의 8부 능선 쯤에
계명암이 있었으나 비 때문에
암자를 오르기에는 길이 미끄러워서
계명암은 어쩔수없이 포기했다.

종무소 앞의 불두화는
초파일을 앞두었기에 더욱 아름다워졌다.

부처님 머리를 닮았다고 해서 불두화라고
부른다는 하얀꽃은
초파일을 며칠 앞둔 시기라서인지

가는 곳마다 사찰 풍경속에는 화사하게 꽃이 핀
불두화가 늘 아름다움을 만들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