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산사의 풍경

부처님 오신 날,장안사에서

nami2 2024. 5. 15. 22:30

날씨는 오락가락, 추웠다가 더웠다가 참으로 변덕이 심한 5월이었는데
어제는 꽤나 선선했었다고 말을 하면 아마도 거짓말이라고 할 만큼
오늘은 초여름의 따끈따끈함이 참으로 어처구니 없게 더웠던 날이었다.

절 입구에서 복잡하게 오고 가는 사람들 틈새를 노려서
아이스케기를 팔고 있는 모습도 웃음이 나왔으나 생각외로  
아이스케기가 잘 팔리고 있었다는 것은 그만큼 날씨가 더웠다는 것이다.

불기 2568년 부처님 오신 날이라서 재적사찰인 장안사로 가는 길은...
전국에 있는 다른 사찰도 마찬가지였겠지만 어찌나 길이 막히던지
자동차로 40분이면 갈 수 있는 길을 1시간 30분 정도 늦게 갔었건만
주차를 할 수 없다는 것이 또한 크나큰 복병이 기다리고 있는 것 같았다.
그래도 누구 하나 짜증내는 사람없이 묵묵하게
자동차가 빠져 나가기를 기다리는 모습들에서
오늘은 분명 부처님 오신 날이었기 때문이라는 것을 실감하게 했다.

천년고찰인 불광산 장안사의
초파일 풍경은 즐비하게 늘어선 연등만
쳐다봐도 장엄하다는 느낌으로 마음 까지 숙연하게 했다.

장안사 대웅전 뜰 앞에
탐스럽게 피고있는 작약이
지금은 5월이라는 것을 잘 말해주는듯 했다

다른 사찰에는 하얀 불두화가 제법 피고 있었지만
장안사에는 탐스런 겹작약 꽃이
많은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는 것 같았다.

음력 4월 초파일 부처님 오신 날을
축하 하는 의미로 관불의식을 행한다.

관불의식 때는 아기 부처님 불상을
불단 앞에 모셔놓고, 불상의 머리에
물을 3번이나 나누어 흘리면서
아기 부처님을 씻겨 드리며
부처님 오신 날을 축하하는의식을 행한다.

이 관불의식 행사는 석가모니 탄생지인
룸비니 동산의 화원을 상징하여
많은 꽃바구니를 불단에 올리고

불단 중앙에 석존의 아기부처님을 안치한 뒤
욕불게(浴佛偈)를 행하면서
작은 바가지로 감로수를 취하며
부처님의 정수리에 붓게 된다.

장안사 경내에는 온통 겹작약꽃으로
부처님 오신 날을 기다린듯...
때를 맞춰 꽃이 활짝 핀 것 처럼 보여졌다.

장안사 명부전은 돌아가신 분을 위한
극락왕생을 염원하는 곳이다.

극락왕생을 기도해 주시는 지장보살님을 모신

좌 우로 하얀 등을 달아놓는데
우리집에도 대웅전에 빨간 연등이 아니라

이곳 명부전에 하얀 영가등을 달아놓았다.

장안사에서의 점심공양은
비빔밥에 미역냉국이었다.
많은 사람들과 함께 앉아서 먹는
비빔밥은 말 그대로 꿀맛이었다.

어느새 감꽃이 피는 계절이다.
사찰 주변에서 눈에 띄는 감꽃을 보니
예전 어린시절의 감꽃 목걸이가 생각났다.
감꽃 꽃말은 '경이 ,자애 ,소박' 이다.

사찰 주변에서 만난 또다른 하얀 꽃은
마삭줄이었다.
흔한 꽃이 아니기에 더욱 반가웠다.

 

물방울이 가득한 것이 꼭 비 내린 것 처럼 보여졌는데

날씨가 더워서인지 누군가 물을 흠뻑 준 것 같았다.

 

마삭줄은 협죽도과에 속하는
상록덩굴식물로
우리나라와 일본이 원산지라고 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산과들 숲속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꽃이라고 한다.
마삭줄 꽃말은 '하얀 웃음'이다.

하얀꽃들 속에서
유난히 예뻐 보이는 해당화!

절집으로 가는 길에 찔레꽃이 제법 보였다.
그런데 하얀 찔레꽃이 아니라
붉은 빛이 맴도는 찔레꽃이었다.

선명하게 하얀 꽃보다는
이렇듯 붉은 빛이 맴도는 꽃이 매력적으로
보여진다는 것이 간사하다고 생각했다.

절집으로 가는 길은 온통 하얀 찔레꽃으로 뒤덮혀 있었다.
어쩌다가 만난 붉으스름한 찔레꽃은
참으로 매력적이었지만
그래도 찔레꽃 향기가 가득한  절집 주변의 하얀 찔레꽃은
이렇게 저렇게 아름다움을 만들어 놓는 5월인 것은 확실한 것 같았다.
찔레꽃의 꽃말은 '온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