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목련꽃이 피는 3월에

매일 같이 텃밭에서  일을 하다보니 봄바람은 아직 차가웠지만
낮 기온은 16도 정도로 오르내리는 전형적인 봄날이 된듯 했다.

언뜻 아파트 현관 앞의 화단가에 앵두나무 꽃망울이 생겨난 것을 보았다.
또한 시골동네 길에서 화사한 꽃나무가 매화인줄 알았더니
그것은 매화가 아니라 과실나무 중에서

이른 봄에 가장 먼저 꽂이 피는 물앵두나무꽃이 제법 예쁜 모습이었다.

텃밭 일 때문에 늘 텃밭에 매달렸던 요즘인데

혹시 물앵두꽃이 피었으니까, 목련꽃도 피었을 것인가
기대를 하면서 공원길에 나가봤더니  아직은 활짝 핀 모습은 아니었으나
그런대로 봐줄만한 목련이 하얀 종이꽃 처럼 화사하게 꽃이 피고 있었다.

들판의 매화가 어느새 꽃이 지고 있는데, 삭막해질 시간적인 여유도 없이
온갖 꽃들이 바톤텃치 한다는 것이 고마우면서도 조금은 씁쓸했다
올해도 역시

3월에 모든 꽃들이 피고 있다는 것을 좋아해야 할 것인지 생각중이다.

목련은 1억만 년 전 부터

화석에 밝혀진 교목성 꽃나무인데
매혹적인 향기로 사람들의 마음을
참으로 기분좋게 하는 우아한 꽃이다.

공원길에 나가봤더니
아직은 꽃봉오리 상태가 제법 많았지만
곧  하루 이틀 사이에
만개할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아직 만개하지 않은 꽃봉오리가 다닥다닥...
고개를 들고 나무 위를 높이 쳐다봐도 예뻤다.

목련은 중국이 원산지이며

목련속의 낙엽활엽교목인데
꽃말은 '이루워질수 없는 사랑'이다.

한방에서는 꽃봉오리 말린 것을 신이(辛夷)라고 하여
콧물 감기나 알레르기성 비염에 약재로 사용한다.

정결하고 단아한 모습으로 탐스럽게 꽃이 피는 목련은
화려한 일주일을 짧고 굵게 사는 꽃이라고 할 만큼
꽃의 수명은 그다지 길지 않는다.

 

꽃이 피었는가 해서 좋아하다보면
어느새 꽃잎이 흩날리는 야속한 목련꽃이다.

엄정행님이 부르는 '목련화' 노래가
귓가에 쟁쟁하게 들려오는 4월의 꽃이 목련인데...

 

이곳 동해남부 해안가 지방에서는
3월 15일쯤 꽃을 보게 되니까

4월의 꽃 목련이라는 단어가 어울리지 않는다.

 

목련은 지구상에 150여 종으로
북쪽을 향해 꽃이 피는 것이 특이한데
그래서 '북향화'라고 부르기도 한다고 했다

중국에서는 연꽃 처럼 생긴 아름다운 꽃이
나무에서 달려있다는 뜻으로
목련(木蓮)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또한 목련 꽃봉오리는 폐 기관지 등에 효능이 있으며
코막힘을 뚫어주고
찬기운을 발산 시키는 작용이 있어서
비염 축농증 등에 꽃차 형식으로
장기간 마시면 효과를 볼수 있다고 한다.

서향(천리향)이 제법 탐스럽게 꽃이 피는 요즘이다.
가까이 다가가면 감미로운 향기가
진짜 봄날이라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

서향 꽃의 꽃말은 불멸 ,명예이다.

팥꽃나무과의 서향은
향기가 매우 강해 천리를 간다고 하여
천리향으로 부르기도 한다고 했는데
솔직히 꽃향기가 천리 까지 날아갈 만큼은
아니라고 말하고 싶어진다.

점점 눈이 내린 것 처럼 꽃이 피어서
울타리가 하얗게 되고 있는 조팝꽃이다.
꽃말은 '노련하다' 였다.

꽃 핀 모양이 튀긴 좁쌀을
붙여 놓은 것 처럼 보이기 때문에
조팝나무꽃이라고 했다고 한다.

산수유나무꽃도
거의 절정에 다다르고 있어서
언제 어느때 꽃이 사그러들런지
따사로운 봄날의 기온은 알 수가 없다.

해안가 어느집 돌담장이
봄이 되면서 더욱 멋스러워졌다.
돌담과 잘 어우러지는 매화가 일품이다.

텃밭으로 오고가는 들길에
마지막으로 꽃이 핀 매화가 절정에 다다랐다.
꽃 향기 또한 봄바람에 실려서
지금이 봄날인 것을 자꾸만 실감케 했다.

언뜻 보면 꽃피는 산골 같은 느낌이지만
아파트 후문 옆
매실 밭의 매화 역시 뒤늦게 꽃이 피고 있는데

일주일 후 꽃이 지고나면  
아마도 내년을 기약하게 될 것 같다.

해가 지고 있는 저녁의 들판 풍경이다.

늦은 오후, 저녁 6시20분쯤이다.
요즘은 해가 길어져서 오후 6시에 걷기운동을 하게 되면
종종 해가 지는 모습과 마주치게 된다.

아무 생각없이 들길을 걷다보면 스치듯 다가오는 매향에
순간적으로 나혼자만 느껴보는 소확행인 것 같았다.

해가 지는 시간의 매화 향기는 또다른 느낌이었다.

*소확행(小確幸)이란
작지만 확실한 행복이라는 뜻으로 일상에서 누리는
소소한 즐거움을 이르는 말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