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산사의 풍경

봄날, 음력 초하루 통도사

nami2 2024. 4. 10. 22:41

화사함의 극치라고 모두들 감동스러워 했던 벚꽃세상을 시샘이라도 하듯...
태풍 처럼 거센 바람이 하루종일 불어대면서 벚꽃은 물론
꽃눈 처럼 예쁘게 떨어져 쌓였던 꽃잎 까지
몽땅 날려버린 자연의 횡포는
인간이 절대로 맞설수 없다고 마음을 비워보면서도
순식간에 사라져버린 봄날의 아름다움이
꿈을 꾸고 일어났을 때의 허탈함 같은... 아쉬움이 되었다.

음력 3월 초하룻날이라 통도사에 가면서
혹시나 벚꽃이 남아 있지 않을까 기대를 해봤더니 역시 그곳에도
거센 바람이  다녀갔었는지, 꽃이 피었던 흔적만 겨우 남아 있을뿐이었다.
그래도 암자로 가는 숲길에 조금 남아있는 벚꽃 덕분에
허탈함은 느껴지지 않았지만 그래도 뭔가의 아쉬움이 자꾸 뒤를 돌아보게 했다.

음력으로 2월 초하루였던 지난달에는
통도사 경내가 온통 매화 세상이었는데
한달이 지난 후에
음력 3월 초하루에 갔었더니
매화가 언제 피었던가 할 정도로
통도사 경내는 삭막함 그 자체였다.

그래도 약사전 뒷곁에 서있는
만첩 홍도화 나무가 절정으로
꽃이 피고 있었음이 그나마 다행이었다.

유일하게 화사하게 꽃이 피고 있는
통도사 홍도화는
매화가 사라진 삭막한 경내를
쓸쓸하지 않게 해주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통도사 약사전 뒷곁의 만첩홍도화는
딱 한그루였지만 고목나무라서인지
엄청 풍성하게 보여졌다.

남경도화, 꽃복숭아 라고 불리기도 한다는
홍도화의 원산지는 중국이며
꽃말은 '고결 ,결백'이라고 한다.

통도사 약사전 뒷곁의 홍도화나무와
마주 보고 서있는 꽃사과나무는
이제서 꽃이 피기 시작했다.

어느 때는 마주보면서 함께 꽃이 필 때도 있었는데
올해는 꽃사과나무 꽃이 늦게 피고 있었다.

아직은 활짝 피고 있는 꽃보다
꽃봉오리가 더 많은 '꽃사과나무'이다.

장미과의 사과나무속 소교목인
꽃사과나무 꽃말은 '유혹'이다.

통도사 불이문 앞에서 바라본
대웅전과 관음전 전경이다.

장경각 앞은 자목련은
해마다 통도사 경내에 아무런 꽃이 없을 때
혼자서 도도하게 꽃을 피운다.
그래서 더욱 시선을 끄는 자목련이다.

대광명전 뜰 앞에 피고 있는 동백꽃이
유난히 예뻐보이는 것은
매화가 사라진 후
통도사 경내가 너무 쓸쓸했기 때문이다.

시탑전의 긴 돌계단을  

힘겹게 오르는 불자들이 대단해보였다.

 

오랫동안 통도사를 다니면서

저곳의 돌계단을 단 한번도 오른적이 없었다.

암자로 가는 숲길에 시탑전 가는 길도 있었기에

늘 쉬운 길로 다녔음을....

 

지난해 음력 3월 초하루에는 이곳 개울가에
진달래꽃이 엄청 예쁘게 피어 있었다.

그러나 올해의 3월 초하루에는
진달래꽃  자체가 아예 눈에 띄지 않았다.
이미 꽃이 사라진 지금
연달래꽃이 아주 예쁘게 피고 있었다.

그래도 다행이라고 생각했었던 것은
진달래꽃 보다는 연달래꽃을 더 좋아하기 때문에

그다지 서운하지는 않았다.

 

수선화과의 작고 하얀꽃이 피어
스노플레이크(눈송이)라고 불리는 꽃이다.
원산지는 유라시아이며
꽃말은 '아름다움'이다.

사실 '은방울꽃'으로 착각했던 꽃이라서
그냥 아쉬움만 남긴 꽃이다.

아직은 시기가 이른 것 같긴 했지만
이미 핀 꽃이니까
예쁘게 봐줘야 하는 황매화꽃이다.

황매화의 꽃말은 '기다려주오' 이다.

암자로 가는 길목에
벚꽃과 조팝꽃이 흐드러지게 피고 있었다.
그러나 벚꽃은 곧 사라질 것 같은 모습이다.

어찌보면 커다란 벚나무는
능수 벚나무가 아닐까 생각해봤다.
다른 나무에 비해서 늘어지듯한 모습이
멋져보이기 까지 했다.

통도사 경내에서 조금 떨어진 숲길에는
꽃잎이 많이 떨어져 내리긴 했어도

그런대로 벚꽃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었다.

오색연등과 어우러진 벚꽃은
눈이 부실 만큼의 또다른 아름다움이었다.

바람이 떨궈 놓은 벚꽃 잎이
눈꽃인지, 꽃눈인지 헷갈린다.

늘 그랬듯이  나무 그늘 밑의 벤치에 앉아서

커피를 마시면서 바라본 통도사 일주문 앞의 풍경은

언제봐도 지겹지 않은 모습이다.
어느새 초파일을 한달 앞둔... 오색연등이
봄날을 더욱 아름답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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