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

동해남부 어촌 주변,12월 풍경

nami2 2023. 12. 4. 22:18

지난주에는 '춥다'라는 소리가 저절로 나올 만큼 몹시 추웠다.
12월로 접어들면서 겨울이라는 타이틀로

기온이 내려가는 것은 당연하겠지만

그래도 이곳 동해남부 해안가 주변은

늦가을을 제대로 만끽하지 못했음에 일찍 찾아든 추위가 버거웠는데

오늘은 또다시 낮기온이 15도~17도가 되었다.
그래서인지 언제까지 사람들의 옷차림을 엉망으로 할 것인지
어딘가에 있는 그 누군가에게 항의 하듯 따져 묻고 싶어졌다.

오전 9시 마트에 나갈 때는 날씨가 싸늘해서 감기들까봐 겨울옷 차림이었다.
그런데 1시간 후 집으로 돌아올 때는 입고 있었던 옷이 부담스러워졌다.
11시쯤에 우체국에 볼일이 있어서 갈때는

날씨가 생각보다 더워서 얇은 옷으로 갈아 입어야 했고
오후 2시쯤  걷기운동 나갈 때는 좀 더 얇은 옷으로 입고 나갈  만큼...
6도에서 시작된 하루는 14도, 16 , 17, 15도의 변덕이 오후내내 계속되었다.

아침에 현관 앞에서 마주친 여자분이 생각났다.
두꺼운 모피 코트에 부츠를 신고 외출 나가는 모습이었는데
과연 어떤 모습으로 낮시간을 보내고 들어올까  그냥 웃음이 나왔다.

날씨는 추웠다 더웠다를 반복하고 있지만
계절의 변덕에 마음을 비운듯한 식물들은

전혀 꿈쩍도 하지 않는 것 처럼 꽃을 피우고 있었다.

요즘 공원길에 예쁘게 꽃을 피우고 있는 꽃들은
애기동백꽃 뿐만 아니라 팔손이나무 꽃도 하얗게 피우고 있었다.
그다지 예쁜꽃은 아니지만 그래도 꽃이니까 반갑기만 했다.

팔손이 나무는 두릅과에 속하는 상록관목 또는 소교목이다.
원산지는 우리나라와 일본이고
꽃말은 '비밀, 기만, 교활,분별'이라고 했다.

애기동백꽃은 이제 절정인듯 했다.

가는 곳마다 예쁜 모습이었다.

 

지나는 길의 어느집 앞에는
진짜 화사한 모습으로 발걸음을 멈추게 했다.

산비탈을 지나는데 노란 산국의 향기가 그윽했다.
꿀벌이 날아드는 12월...
반가운 것인지, 어이없어 해야 하는지
도무지 표현 방법이 생각나지 않았다.

산비탈에 아주 예쁘게 피고 있는 산국

예전에는 이꽃을 들국화라고 했었다.

 

이꽃은 애기동백꽃이 아닌
5월에 꽃이 피던 넝쿨장미 꽃이다.
그런데 지금 12월에 이렇게 싱싱하다.

장미꽃을 쳐다보면
지금이 12월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았다.
어느집 담장에 너무 예쁘게 피고 있기 때문이다.

해안가 주변의 어촌마을에는
아직도 곳곳에 코스모스 꽃이 피고 있다.
이제 아무리 추워도 이겨낼 수 있다는 씩씩한 모습이다.

어느집 뜰 앞에서 이렇게 싱싱하고

예쁜 국화꽃이 피고 있다는 것이 신기했다.
꽃을 쳐다보면
엊그제 영하의 추위가 다녀갔었나 믿기지 않았다.

아파트 앞 도로에 은행잎이
제법 예쁜 모습으로 물들면서
낙엽까지 떨구고 있다.

한동안  우중충했던 등산로 입구의 은행나무가
본격적으로  예쁜 모습이 되었다.

뒤늦게 12월이 되면서
물들기 시작하는 은행나무잎이다.

아파트 곳곳에서 노란 은행나무 대열들이

눈이 부실 만큼 예뻤다.

 

우뚝 선  은행나무들이
더욱 쓸쓸함을 만들면서 분위기 까지 한몫했다.

우체국 마당에 서있는 은행나무

참 예쁜 모습의 은행나무 가로수이다.
좀 더 샛노란 모습을 기대하면

그것은 욕심일 것이라 생각하며
이런 모습도 감지덕지로 만족해본다.

우체국 마당가에 서있는  벚나무도 제법 예쁜 모습이다.
아파트 주변의 가로수로 서있는 벚나무들은

이미  10월에 앙상함을 보여주었는데
우체국 마당가의 벚나무는

신기할 만큼 건강했으며, 단풍도 예쁘게 물들고 있었다.

우리 아파트 정원의 노란 단풍나무

우리 아파트 정원에는

이제서 이렇게 예쁘게 물든 단풍 모습이라는 것이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아깝기만 했다.
왜냐하면 춥기만한 12월에 너무 예쁜 모습이기 때문이다.

텃밭 주변의 지인집 울타리가 감탄할 만큼 아름답기만 했다.
봄날 4월에 하얀 조팝꽃이

울타리 전체에 피어 있을 때는 눈이 부시게 아름다웠었다.

 

그래서 단풍도 예쁠 것이라고

11월 내내 단풍을 기다렸건만 우중충으로 실망을 시켰었다.
시간이 갈수록, 우중충 그대로 마무리 되는 줄 알았던 조팝나무가
12월이 되면서

이렇게 예쁜 모습이 되어줄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오늘 아침에 텃밭으로 상추 뜯으러 가면서 만난 조팝나무 풍경이 진짜 예뻤다.
12월의 추운 날씨였어도

뒤늦게나마 예쁜 단풍으로 물들어 주었다는 것이 고마웠다.

아름다운 마무리"라는 법정스님의 마지막 수필집을 생각나게 했다.

'감동' 카테고리의 다른 글

12월 초순 해안가 마을에서  (20) 2023.12.11
기장 시장으로 가는 길에서  (24) 2023.12.06
뒤늦게 찾아온 만추 풍경  (17) 2023.11.23
10년만에 눈이 내린 날에  (30) 2023.11.20
경주 동궁과월지 야경  (17) 2023.1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