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

12월 초순 해안가 마을에서

nami2 2023. 12. 11. 22:25

언제 비가 왔었는가  또 언제 우산을 썼었는가?
텃밭에는 아직도 채소들이 파릇파릇 자라고 있었으나
비가 내렸던 기억은 가물가물 이었는데

참으로 오랫만에 겨울비(단비)가 하루종일 내렸다.
그러나 20도를 넘나들던 기온은 약간 누그러졌을뿐
여전히 계절은 초겨울이 아니고 늦가을이었다.

며칠동안 비가 내릴 것이라는 소식에

지난 금요일에 급하게  동치미 무우를 뽑아다 놓은후
주말과 휴일을 건너 뛰고, 비내리는 날에 날궂이 하는 것 처럼
미리 뽑아다 놓은 동치미 무우를 오늘 다듬어서

소금에 절여놓고, 무우 시래기도 삶아서 냉동칸에 저장했다.

12월 초에 짜놓은 시간표대로 김장을 마음 먹고 하려니까
그동안 가물었던 겨울비가 며칠동안 내리겠다고...

방해꾼이 되어 훼방을 놓는다.
텃밭에 아직 배추와 갓과 당근이 그대로 있다는 것이

겨울 차거운 빗물에 괜찮으려는지 웬지 마음이 불안하기만 했다.

주말 알바를 하기위해 해안가로 갔더니
지나는 길목의 어느집 화단가에
갯국화가 아주 소담스럽게 피고 있었다.
19도~21도가 넘나드는 기온인데
어찌 꽃이 예쁘지 않을수 있겠나?

화단가에 갯국화가 쬐끔 피었을때는 그러려니 했었는데
시간이 갈수록 화단 가득 노랗게 피어있는

갯국화꽃이 눈이 부실 만큼 예뻤다.

일부러 걷기 위해 휴일날 알바를 하러 갈때는
마을버스 8 군데 정류소를 미리 내려서
얕으막한 산길을 가로질러 걸어가본다.
애기동백꽃 군락지를 걷기 위해서 였다.
피고지고를 반복하는 애기동백꽃들은
요즘 한창 절정인듯 예뻤다.

어느집 담장 위의 애기동백꽃

산비탈 길에는 보라빛 들국화들이 지천이었다.
쑥부쟁인지, 갯쑥부쟁이인지
해안가 산비탈에 지천으로 피어 있음은

갯쑥부쟁이 가능성이 높았다.
보라빛꽃이 곳곳에 피어 있으니 영락없는 늦가을이었다.

해안으로 가는 길가에는

한쪽에는 애기동백나무들이 서있고
또 한쪽에는 쥐똥나무들이 즐비하게 서있는데
까만 쥐똥 같은 열매들도 다닥다닥이다.

숲길을 지날 때는 계요등 열매들도 한몫을 했다.

어느  허름한 집 담장옆에 핀 사랑초는
아마도 계절도 모르고, 추위도 모르는듯
너무 예쁘게 피어 있다.

요즘 보기 힘든 시멘트 담장 옆의
사랑초 꽃 무더기, 무더기는 누가 심은 것도 아닌데
지칠줄 모르고 겨울에도 양지쪽에서 꽃이 핀다.

유난히도 예뻐 보이는 벚나무 단풍이다.
길가의 가로수로 서있는 벚나무들은
이미 앙상한 겨울나무가 된지 꽤 오래 전인데
해안가라서 그런지 단풍 색깔도
너무 아름다워 보여서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

아침바다 갈매기는 노래를 싣고...
그런 노랫말이 있듯이
휴일 아침의 방파제 낚시터는
작은 통통배와 함께 참 평화스럽게 보여졌다.

이 풍경은 가끔 보게 되지만
볼 때 마다 신기해서 눈에 띌 때마다

자꾸 사진을 찍게된다.

퇴근 무렵 오후 5시10분쯤
석양빛이 수평선 위를 붉게 물들이는데
아주 잠시잠깐의 풍경....
이곳은 동해남부 기장 죽성리 앞 바다이며
일출 풍경이 절대 아닌 석양풍경이다.

해안가에는 여전히
털머위꽃이 예쁘게 피고 있다.

털머위꽃이 사그러지는 시기는 아마도 1월쯤일 것이다.

 

아로니아 붉은 단풍 위에
아로니아 열매가 붉게 익어가고 있다.

해안가 언덕...
알바하는집 텃밭에 심겨진  
아로니아 나무가 꽃이 핀 것 처럼 예뻤다.

주변의 나무들은 이제 거의 겨울나무가 되었고
단풍이 물든 나무들도 거의 낙엽되어 뒹구는데
새삼 붉게 물들은 나무가 그림 처럼 아름다웠다.
아로니아 잎이 뒤늦게 단풍 든다는 것이 신기하기만 했다.

아로니아의 원산지는 북아메리카 동부지역으로

예전에는 아로니아 열매가 아메리카 원주민들의 

중요한 겨울 식량으로 쓰였다고 한다는데

요즘에는 우리나라에서도 아주 중요한 건강 식품으로

텃밭 곳곳에도 아로니아 나무들을 심는 것을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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