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조리

시골스런 맛, 애호박 나물

nami2 2023. 7. 7. 22:12

어제와 그제의 기온은 폭염이었는데
오늘은 비 예보 때문인지 다시 선선해진 정말 변덕스런 장마철이다.

오전 9시쯤 부터, 비 소식이 있다고 해서
오전 6시 부터 텃밭에 나가서 어제 못다한 풀과의 전쟁을 이어갔다.
물론 텃밭에 나가면 풀을 제거해야 하는 것이 중요하겠지만
수확을 해야 하는 채소들 때문에
하루라도 밭에 나가지 않으면 안되는 요즘이었다.

그날, 그날에 따줘야 하는 애호박과 오이는

하루를 늦추게 되면 늙어갔고,익어가는 토마토는 제 때에 따지 않으면
빗물에 토마토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요즘 같은 장마철에는 늘 밭에 나가서 채소들에게

문안인사를 드리는 것이 원칙이기에, 오늘도 착실한 농부 흉내를 내봤다.

오늘의 수확량은 토마토와 오이 ,호박
그리고 옥수수였다.
옥수수는 올해 첫수확을 했는데 통통하게
잘 익은 것을 따다가 삶았더니 맛이 괜찮았다.

비가 내리고 있어서 날궂이 할겸
애호박전을 부쳐서 먹으려고 했는데...
갑자기 예전 어릴때  먹던 '어머니표' 호박나물이 먹고싶어졌다.

요즘 처럼 담장 울타리에 애호박이 매달려 있으면
어머니는 애호박을 따다가 호박나물을 만들어 주셨던
그 옛날의 그리움 같은 호박나물을 만들어보기로 했다.
가지도 곁들여 봤다.

애호박과 가지는 먹기좋게 썰어놨다.

팬에 식용유를 살짝 두르고
썰어놓은 애호박을 노릇노릇 구었다.

그냥 초간장에 찍어  먹어도 맛있을 것 같은 애호박이다.

가지도 얇게 썰어서 구웠다.

구워낸 가지와 호박이 뜨거우니까
일단 소쿠리에 받쳐서

수분과 기름도 제거할겸, 미지근할 정도로 식혔다.

호박나물에 들어갈 양념은
대파와 땡초,마늘을 준비했고
국간장 ,고추가루,참기름 ,깨소금, 매실청이다.

손으로 나물 무치듯 하려면
뜨거움이 사라져야 하기 때문인데
미지근 할 정도로 기다렸다가
살살 뒤적이면서  호박나물을 무쳐봤다.

애호박나물은 여러 종류가 있다.

그냥 채썰어서 소금 넣고 볶아서 먹거나

칼국수 고명으로 얹어 먹는 것도 맛이 괜찮았다.

그리고 호박을 어슷 썰어서 새우젓 넣고 볶아 먹는 것도 있는데

나의 경우에는 시골스런 애호박나물을 좋아한다.

 

평소에 이런 애호박나물이 먹고 싶었지만
살짝 구워서 나물 무치는 것이 일이 많고 귀찮아서
마음은 있어도 그리 쉽지 않았다.

 

그런데 오늘은 비 내리는 날이라서인지
꼼짝 못하고 발목이 붙잡혀서 집콕을 해야 하겠기에

심심해서 한번 해봤더니 맛이 있었다.
뜨끈한 밥을 넣고,열무김치와 함께 비벼 먹어도 맛있는 애호박나물이다.

예전에 어머니표 애호박나물은
국간장,고추가루, 식초, 설탕, 참기름, 깨소금 , 마늘, 쪽파...로

맛을 내는 것 같았는데, 요즘에는 식초와 설탕 대신
매실청 1스푼으로 맛을 내봤더니 맛이 괜찮았다.

 

내나름, 아주 시골스런 맛이라고 강조한 것은
어릴적에 고향에서 먹었던, 그 맛이 기억속에 남아 있어서
가끔은 먹어보고 싶은 추억의 음식이었기 때문이다.

 

'요리조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밑반찬 '우엉조림' 만들기  (26) 2024.02.01
비 내리는 날의 부침개 맛  (24) 2023.12.14
비 내리는 날의 감자 수제비  (18) 2023.06.28
여름날의 별미 '우무묵' 냉채  (10) 2023.06.27
먹을만한 마른 오징어국  (20) 2023.04.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