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왜그렇게 날씨의 변덕이 심한 것인지?
2월이 시작되면서 이곳은 벌써 해빙기가 되는 것인가 생각되었다.
바람이 심하게 불고, 비가 내리고 또 우중충 흐린 날씨도 반복되지만...
그런데 기온은 밤과 낮 구분없이 영상 10도가 넘는 포근함이었다.
그러다보니 매화는 계속해서 활짝 피고 있었으며
길을 걸을 때, 느껴지는 매향도 꽤 괜찮다는 것은 분명 봄이 오고 있음이었다.
그윽한 매화 향기에 벌써 꿀벌들은 모여들고,봄은 그렇게 찾아드는데...
겨울비가 아니고 봄비도 아닌 것이 하루종일 사람의 마음을 우울하게 해서
무언가 일을 해보겠다고 꿈지럭 거려본 것은 우엉조림이었다.
요즘 마트에 진짜 싱싱하고 먹음직스런 우엉이 나오길래 사다놓았는데
날씨가 좋았다면 한켠에 미뤄 놓았을 우엉이었지만
비가 내리는 덕분에 미루지 않고 우엉조림을 하면서 시간을 때울 수 있었다.
날씨가 궂은 날에는 뭐든지 날궂이를 해야만 하는 성격이 우습기도 했다.
예전, 어린시절에 외갓집에 가면
외할머니께서는 팥밥을 하신 후
살짝 구운 김과 곁들여 먹으라고 우엉조림을 잘 만들어주셨다.
그 때 먹었던 우엉조림의 향기는
시간이 많이 흘러갔어도 잊혀지지 않는 그리운 맛이 되었다.
그래서인지 마트에 우엉이 보이면 밑반찬을 만들어서
살짝 구운김에 밥을 싸먹는 것이 습관이 되었는데
어린시절 부터 먹었던 그 방식으로 늘 하다보니
어느새 외할머니와 어머니표 우엉조림이 된 것을 느끼게 되었다.
우엉은 생산 시기가 1월 부터 3월 까지라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아주 부드럽고 향이 강한
우엉이 마트에서 자리를 잡고 있었다.
우엉 껍데기를
칼로 살살 문지르듯이 벗겼다.
우엉 껍질을 벗긴후
자칫 머뭇거리면 까맣게 색이 변하기 때문에
먹기좋게 썰면서 곧바로 식초물에 담가야 했다.
물에 식초 몇방울 떨어뜨려서
10분 정도 담가놓으면 색깔이 변하지 않는다.
10분 정도 지나서 소쿠리에 물기를 뺀다.
물이 팔팔 끓으면
물기 빼놓은 우엉을 넣고, 2분 정도 데친다.
2분 정도 끓는 물에 데친
우엉을 소쿠리에서 물기를 뺀 후
간장 양념을 한다.
맛간장 6스푼 국간장 3스푼
*그리고 물은 종이컵으로 2컵이면 된다.*
매실엑기스 물엿 흑설탕(유기농 설탕)
그리고 정종이나 맛술 , 마늘, 식용유 한방울을 넣고 간을 본다.
너무 달지않게, 너무 짜지않게...
국멸치도 준비해놓는다.
양념이 팔팔 끓으면
준비된 우엉과 국멸치를 넣는다.
그리고 뚜껑을 덮은 후 2분 정도
센불에서 끓인다.
뚜껑을 열고, 중불에서 조리기 시작한다.
우엉의 주요 생산지는
경북 안동과 경남 진주라고 하는데
겨울에 마트에서 나오는 우엉은
거의 원산지가 경남 진주였는데
부드럽고, 향기도 강하고 맛이 괜찮았다.
뒤적거리면서 우엉의 색깔이 예쁘게 나왔다.
거의 조려진 것 같아서 불을 끄고
식을 때 까지 기다렸다.
마무리는 참기름을 넣고 뒤적뒤적...
검은 콩이 들어 있는 잡곡밥에
우엉조림과 함께
살짝 구운 김에 밥을 싸먹으면
김밥을 별도로 싸먹지 않아도 맛이 있었다.
우엉조림에 국멸치를 넣는 것은
멸치향기와 우엉 향기가 참 잘 어울리는듯 했다.
우엉은 신장기능을 향상 시키는 이눌린이 풍부해서
이뇨작용에 효과가 있으며 식이섬유가 많은 식품이라고 하는데
우엉의 효능은
다이어트 효과, 면역력 강화, 소화개선, 당뇨병관리
항산화작용, 간 건강 개선. 스트레스 감소 ,항염증 작용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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