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택여행

밀양 퇴로리 고택마을에서

nami2 2023. 5. 24. 21:48

밀양시 부북면 화악산 밑에 자리잡고 있는 퇴로리 마을은
전통한옥이 잘 되어있는 전형적인 농촌마을로서
여주 이씨종택을 비롯하여

여러채의 이런저런 고택들이 문화적 가치를 가지고 있었으며
고택이 늘어선 골목길의 흙담들이 세월의 흔적을 말해주는 것 같은

아름다움이 있는 곳이었기에
발길 닿는대로 걸어보고 싶은 분위기를 만들어 주는것 같아서
기웃거리듯 동네 한바퀴를 돌아보았다.

흙담과 돌담이

서로 공존하는듯한 풍경이 낯설어 보이지 않았다.

한옥마을로 들어서는  마을 초입의 길이다.

 

퇴로리 근대한옥의 대문에서, 중문을 들어서니 안채가 보여졌다.

 

 

 

퇴로리 마을, 어느 고택의 대문을 기웃거려 보았더니
마당가에 피어 있는 보라색 붓꽃이 너무 예뻤으나

인기척이 없는 한옥을 지키는 것 같아서 애잔하게 보여졌다.

 

붉은 인동덩굴이 피어 있는 근대 한옥의 사랑채

 

근대 한옥(국가등록문화재)이라는 안내문이 있어서 들어가봤다.
마침 집주인 어르신께서 허락을 하셨기에
마음놓고 편안하게 이곳저곳을 둘러보게 되었다.

 

밀양  부북면 퇴로리 근대 한옥(국가등록문화재)

 

이 집은 근대 신교육기관 '화산의숙'을 설립한 이익구의 차남

이병수의 살림집으로 지어졌다고 하는데

안채와 사랑채는 1910년에 들어섰다고 한다.

안마당을 중심으로 북쪽에 일( 一)자형 안채, 서쪽에 ㄱ자형 사랑채

안채 정면에는 일(一)자형 곳간채가 자리하고 있고

사랑채 뒤에는 사당이 있다.

 

집주인 어르신(90세)께서

일주일에 한 두번씩 집을 둘러보러 오신다고 했다.

마침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어르신을 만나서 집안 곳곳을 둘러볼 수 있었다.

 

퇴로리 근대 한옥은 

조선 후기 양반집의 건축 형식과 배치를 따르면서도

*전후퇴*의 확장, 내부 수납공간의 확대 등에서 근대 한옥의 특징을 보여준다.

기존외관과 공간 구조를 잘 보존 하면서, 부엌과 화장실을  개조함으로서

공간의 전환을 꾀하던 20세기 한옥의 변천 과정을 잘보여준다.

 

*전후퇴: 집채의 앞 뒤로 다른 기둥을 세워 만든 조그마한 칸살*

 

퇴로리 마을입구의 재미있는 풍경

 

이렇다할 꽃은 없었지만 전형적인 시골 마을길의 푸르름이

한번 정도 걸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했다.

그러나 한낮의 뜨거운 햇살 때문에 지나치면서 사진만 찍어봤다.

 

아름다움이 있는 퇴로리 한옥 마을길의 탁트인 풍경이

가슴속 까지 시원스럽게 하는 것 같았다.

 

평화스러움을 말해주는듯한 

옛날 외갓집 마을 같은 분위기가 너무 좋았다.

 

여주이씨 종택으로 가는 길에서 만난 작약꽃도
다른 곳보다 훨씬 아름다움을 느끼게 했다.

마을 곳곳에서 눈에 띄던 작은 야생화는 '물칭개나물꽃'이었다.
처음보는듯한 꽃인데...어린순은 나물로 먹는다고 하니  

이 마을에서는 자연스런 나물로서 밥상에 올려지는 것은 아닌가 생각해봤다.

담장가에 흐드러지게 핀 마삭줄의 향기가 고택이 있는 마을과
참 잘 어울리는듯 단아하게 보여졌다.

 

마삭줄은 협죽도과에 속하는 상록덩굴식물이며, 낙석이라고도 한다는데

우리나라와 일본이 원산지이며

우리나라에서는 남부지방의 산과들, 숲속에서 볼 수 있다고 한다.

마삭줄의 꽃말은 '하얀웃음'이다.

 

흙담들이 즐비한 마을 길을 돌아보다가

다른 곳에서의 돌담길도 덩달아 괜찮아 보였다.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지만

그  주변에는 현대식 건물들 때문에 주눅이 드는듯 했다.

*이곳은 밀양 퇴로리 마을은 아닌 다른 곳이다.*

 

고샅길이라는 단어가 생각나서 검색을 해봤다.

고샅길은 시골마을의 좁은 길목, 또는 좁은 골짜기 사이라고 하는데

옹기종기 들어선 시골마을의 좁고 짧은 길목이 '고샅'이라고 했다.

 

어째튼 전국의 고택들이 늘어선, 유명한 마을을 찾아가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흙담장이나 돌담장인데...

좁은 골목길에 길게 늘어선 담장 길이 좋아서 

자꾸 이곳 저곳의 고택마을을 찾아가는 것이 아닌가 생각하게 되었다.

 

산청의 남사예담촌을 비롯하여, 함양의 일두고택이 있는 한옥마을

몇년전에 다녀온  성주의 한개마을, 군위의 한밤마을 돌담길도

과거로의 한 페이지를 소환하여  추억여행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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