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일기

텃밭에서 수확한 인디언 감자

nami2 2022. 11. 11. 22:16

첫서리가 이슬인지, 서리인지 착각할 만큼의  
약한 무서리가 내리면서, 본격적인 가을 수확기가 온듯 했다.
언제 추위가 닥쳐올지 모르는 불안감에, 

동해남부 해안가의 주말농장 이곳 저곳에서는

고구마를 캐고, 고춧대도 뽑아내고 월동채소의 씨도 뿌려야 하고

자잘구레하게 수확할 것이 많아 보였다.

봄날에  재미삼아 심어본  인디언감자(아피오스)가  아직  수확 전이라서 

농사라고는 기대하지 않은채, 헛탕을 칠 것이라는 생각으로 캐어보았다.
난생처음,  그것도 밭작물로는 흔하지 않은 것이었지만

일단 심어놨었기에,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수확을 했더니

한번도 구경해보지 않았던  땅속줄기가  주렁주렁....

캘 때는 재미있었지만  감자보다 못생긴, 그다지 볼품은 없었다.

 

인디언감자(아피오스)의 땅속 줄기를  '괴경'이라고 부른다는 것도

검색을 하면서 알게 알게 되었다.

 

늦가을이 되면서

텃밭 한켠에  밭주인이 심어놓은  단감나무들도  먹음직스러워졌다.
밭주인 말에 의하면, 먼저 따먹는 사람이 임자라고 해서 
난생 처음  나무에서 단감을 따봤다.
약을 치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야생감 같은  단감이 정말 맛이 있었다.
감을 따는 체험이 이렇게 즐거운 것인가, 재미 있었다.

나무에서 직접 따낸 단감이라서인지  먹을만 했다.

 

팔을 뻗쳐서, 까치발을  들고 매달려가며

딸 수 있는 감은 최대한으로 땄지만 아직도 많이 남았다.

사람도 따먹고, 까치도 먹고, 직박구리새도 먹으면서

겨울내내 단감나무는  쓸쓸하지 않을 것 같다.

 

인디언감자 수확한 것이다.

 

인디언 감자는 땅속 괴경을 이용하는 작물로

괴경은 타원형이며 색깔은 감자와 같은 다갈색이며 껍질은 단단하다.

 

인디언감자는  우유보다 2배이상 많은 칼슘이 들어 있어

관절염 예방에 효과적이며, 여성 갱년기 예방에도 좋다고 했으며

그밖에

골다공증, 빈혈, 고혈압, 아토피, 당뇨 등등에 좋은 효과가 있다고 한다.

 

인디언감자는  쪄서 먹으면 사포닌 성분이 있어

인삼향이 강하게 나며, 고구마, 감자, 땅콩, 밤 등의 맛이나고

감자보다 당도가 높고, 식감은 포슬포슬하다고 했다.

 

그런데 실제로의 맛은 약간 고소함과 인삼향 정도 였기에

소금을 찍어서 먹으니까 먹을만 했다.

 

완전하게 잘 삶아진  인디언감자는 스스로 벌어지면서

포슬 포슬  타박감자  같은 맛이지만, 껍질은 두꺼웠다.
그래도 몸속의 효능에는 좋다고 해서  가끔씩 쪄먹기로 했다.

 

인디언감자의 덩쿨이며, 여름에는 '칡꽃' 비슷한 꽃이 예쁘게 피었다.

덩쿨은 붉은색인 것과 녹색인 것이 있다고 하며

우리나라 전역에서 재배가 가능하다고 한다.

전남, 경남, 제주도 등 남부지방에서 주로 재배되고 있는데

4월중순에서 파종하며, 11월중순 부터 이듬해 3월까지 수확을 할 수 있다.

 

인디언감자의 줄기 끝에 '칡꽃'과 비슷한 자줏빛 꽃이 핀다.

땅속의 괴경의 생김새 보다는 꽃은 참 예뻐 보였다.

여름에 찍어놓은 사진이다.

 

인디언감자는
콩과의 덩굴성  작물로 북아메리카가 원산지이다
인디언감자는 이지역에서  오랫동안  재배하고 섭취해온  작물이고
원주민의 전투식량이자  천연  강장제로 즐겨먹었다고 알려졌으며

주로 감자와 비슷하게 활용하지만, 덩이줄기뿐만 아니라

씨앗인 콩도 삶거나 구워먹고, 꽃은 차로 마시는등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고 한다.

 

11월 중순에 씨를 뿌려야 하는, 월동채소 상추씨를 뿌리기위해

고춧대를  뽑아내면서 따낸  꽈리고추는  여전히 싱싱했다.
언제까지 살아남을 것인가 함께 시간을 보내려고 했지만
월동채소 씨를 뿌려야 했기에  어쩔수 없이  고춧대를 뽑아냈다.

우리 텃밭에는 땅이 부족해서 고구마를 심지 않았다.

이곳 저곳의 텃밭지기들이  고구마를 캐면서

먹어보라고 고구마를 보내왔다.

고구마는 생김새는 모두 초보농사꾼의 솜씨이지만, 맛은 괜찮았다.

 

접시 안의  찐 고구마는 텃밭지기들 몇몇집에서 온 고구마이다.

이집 저집 고구마의 맛을 보기 위해 한두개씩 삶아 보았다.

 

낙엽이 점점 쌓여만 가는 만추의 계절이다.
아파트의 작은 공원을 오며가며 느껴지는 심란스러움은  

해마다 겪는, 부질없는 것인데도
왜그렇게 허전함이 가슴을 시리게 하는지

형체를 알 수 없는 서글픔도 나이탓이려니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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