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야생화

꽃무릇이 곱게 핀 공원길에서

nami2 2022. 9. 21. 22:17

스산한 가을바람이 제법 옷속으로  파고드는 듯,  춥다는 느낌이다.
어느 곳으로 여행 가다가,  잠시 기웃거리다가 가버린  14호 태풍 '난마돌'이

참 착한 태풍이라고 칭찬 해줬더니  

그래도 태풍의 위력으로 계절의 흐름 까지  완연한 가을에  멈춰서게 한 것 같았다.

가을속으로 라는  단어만 나열해놔도 즐겁기만한데....
들릴듯 말듯  들려오던  이름모를  풀벌레  소리가 제법 낭만적으로  들려오고
들판의 풍경 또한  자꾸만 자꾸만  누런 가을속으로  들어가는 것이 싫지 않은 계절이다..

 

숲길의 나무들 중에서 가장 먼저 가을속으로  들어가는 벚나무는  

하나 둘 예쁜 색깔의 단풍을 만드는가 했더니,  어느새
길 위로 낙엽 까지  뒹굴게 하면서, 깊어가는 가을로 가는 길을 재촉하는 것 같았다.

추석이 지나면서 

곧바로  붉은꽃을 피우며, 수줍은듯한  화사함으로  시선을 멈추게 하는 꽃무릇은

그다지 긴 시간 동안 꽃을 피우지 못하는 습성을 가진듯 했다.
어영부영   게으름을  피우다보면  꽃무릇의 시간들을  놓칠 것 같아서  
바쁜 시간들을 쪼개면서 까지, 꽃무릇의  무리속에 끼어들고 싶어서  공원길을 찾아가봤다.

 

김해시  삼정동 605-4 ,  김해  활천   꽃무릇 숲길이다.

집 주변에서는 꽃무릇이 무리를 지어서 피어 있는 곳이  없어서 

버스와 지하철을 몇번씩 환승하며 다녀온 '꽃무릇 축제장'이다.

 

이곳은 한번도 가보지 못했던  낯선 곳인데 , 지인의 소개로  지나가다가  잠시 들려봤다.
몇년전에  다녀온 '영광불갑시, 함평 용천사,  고창 선운사'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지만
바쁜 세상살이에서는 이정도에도 감사할 수 밖에 없었다.

김해  꽃무릇 축제" 라는 청사초롱이  한몫을 하는 것 같았다.

아주 작은 축제일지언정   청사초롱이 주는 의미는  꽤 큰 것 같았다.

사람들이 발걸음이 뜸했어도 청사초롱이 있어서인지  괜찮은 분위기는였다.

 

숲길을  산책하면서 즐기는 꽃과의 만남.....

 

꽃무릇(石蒜)은 수선화과에 속하는  알뿌리 식물로
상사화와 함께 꽃무릇은  꽃과 잎이  함께  만나지 못한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또 꽃무릇은  가을 가재무릇, 꽃무릇, 지옥꽃이라고 한다.

 

그냥 생각없이  걸어봐도 좋았던 산책길이었다.

우리집 주변에도 이런 길이 있었으면 하는  부러움도 있었다.

 

꽃무릇을 (석산石蒜)이라고 하는데
석산이라는 명칭은  돌+마늘 이라는  뜻으로  
돌마늘이라는  명칭은 국어사전에도  등재되어 있으며

구근식물의 외형이  마늘과 비슷하다 하여  붙여진 명칭이라고 한다.

꽃무릇의 비늘 줄기는  약재로 이용하는데

꽃무릇의 비늘줄기는 여러 종류의  알칼로이드 성분을 함유하고 있는데

독성이 있지만, 이것을 제거하여 좋은  녹말을 얻을 수  있다고 한다.

 

석산(꽃무릇)은  서해안과 남부지방의  사찰 근처에 분포하고  

가정에서도  흔히 가꾸는 여러해살이 식물이다.
꽃무릇을 사찰근처에 많이 심는 이유는
이 식물에서  추출한 녹말로  불경을  제본하고  탱화를 만들때 사용하며
고승들의 진영을 붙일때도  썼기 때문이라고 한다.

꽃무릇(석산)은  꽃대의 높이가  30~50cm  정도로  자라며
반그늘이나 양지  어디에서나 잘자라며
물기가 많은곳에서도 잘 자라는  품종이다

꽃무릇은  피 처럼 붉은  빛깔의 꽃과  달걀모양의 비늘 줄기가  가진  독성탓에
예로부터 죽음의 꽃으로 여겨져 왔는데
그래서인지  꽃말은  죽은 사람을 그리워하는  '슬픈 추억'이라고 한다
또한 '참사랑'이라는  꽃말도 있는듯 했다

활천 꽃무릇 축제라는 간판이  꽃보다 더 화려했다.

사람이 없는, 꽃들만의 축제 주인공은 '활천꽃무릇숲길' 간판이었다.

 

요즘에는  '수수'가 귀해서   

도로 옆의  어느집 앞에서 만난  수수도 반갑기만 했다.

가을이 깊어갈수록  '분꽃'도 더 화사해진다는 것을 알게 되었는데
몇차례의 태풍이 지나가면서   

단한번도 분꽃나무를  괴롭게 하지 않았다.
그래서 그런지  더욱 화려하고 멋져보였다.

 

숲길에 정신없이 피고 있는 여뀌의 이름은 '바보여뀌'이다.

얼마나 멍청했으면.... 이름이 바보가 되었을까?

 

                  오리방풀꽃

쥐손이풀꽃은 풀 잎 모양이 쥐가 앞발가락을 편 모양 같아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새콩

녹차나무 꽃이 피기 시작했다.

감이 익어가는 풍경속에서 가을이 제법 깊어감을 알 수 있었다.

태풍이 다녀간 후, 땅위의 모든 것들은 많이 지쳐보이는듯 했다.

 

날씨가 좋아서  하늘의 구름 까지 멋진 풍경을 만드는....  

괜찮은 가을날에는  예쁘게 익어가는 감나무만 있어도

마음의 평화를 누릴 수 있는 계기가 되는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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