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야생화

여름 끝, 가을 시작에 피는 꽃들

nami2 2022. 9. 1. 21:49

연일 계속되는  궂은 날씨는 소리소문 없이
은근슬쩍  무더위를 떠나 보내고  서늘한  느낌으로  계절을 맞이 하는듯 했다.
코 앞으로 다가오는  이른 추석이  혹여라도 덥지는 않을까

지레짐작으로 염려스러워 했던 것이 무색 할 만큼
계절은 자연에 순응하며 쉼없이  가을속으로 파고드는 것 같았다.

해마다  추석쯤에 찾아드는 불청객 태풍이
올 추석에도 어떤식으로  훼방을 놓을런지는 예측이 불가능하지만

태풍의 영향으로 시작된  궂은 날씨는 끝이 보이지 않는 것 같았다.

시도때도 없이 찔끔 거리는 비가  그냥 가을비 였다면 좋겠지만

일시적인 태풍 영향 때문이라는 것이  마냥 못마땅하기만 했다.
부디  무사하게  추석 명절을 맞이 하는것이 큰바램이겠지만....

 

다음주 까지  계속되는 비 소식은 
가을 채소를  건강하게 가꿔야 하는  시기마져 엉망으로 만들어 놓는 것은  아닌지

은근한 걱정과 스트레스가 마음을 참 불편하게 한다.
그래도 비가 내리는 날에도  목적없이 돌아다니는 걷기운동에서 만난 꽃들은

마음속을 편안함으로 다스려주는듯, 계절에 상관없이 피는 꽃 앞에서 그냥 씩~ 웃어본다.

 

엊그제 다녀온  통도사 산내암자 꽃밭에서 '노랑상사화'를 만났다.

유일하게  그곳 취운암 화단가에는  다른곳에서 볼 수 없는 

노랑상사화가 지천으로 피고 있어서  혼자 본다는 것이 아깝다는 생각도 해봤다. 

 

상사화의 색깔이 노란색이라는 것이 신기했다.

몇 년 전에 언뜻  통도사 산내암자 '취운암' 꽃밭에서 딱 한송이를 보았기에

그때는 참 신기하다는 생각을 했었다. 

분홍 상사화가 흔적없이 사라지고 난 뒤에

노란 색깔의 상사화가 핀다는 것을 이번에 확실하게 알게 되었다.

상사화는 분홍, 노랑 ,하얀 색깔이 있다고 한다.

 

이젯껏 보았던 상사화 중에서는 

전남 백양사 주변의  주황색 상사화(일명 백양 상사화)를 신기함으로 봤었고

그리고는  주변에서는  분홍색 상사화를 예쁘게 봤었는데

이번에 취운암 꽃밭에서 노랑상사화를 제법 많이 보았다는 것을  메모하게 되었다.

 

여름  뜰앞을 예쁘게  장식했던 하얀 '옥잠화' 꽃이 어찌된 일인지 

산속의 암자에서는 요즘 한참  피고 있었다.

옥잠화는 활짝 피는 시간을 몰라서 늘  꽃이 오므라진 것만 봤는데

오후 1시쯤의 시간이 적당했는지, 활짝 핀 모습을 제대로 볼  수 있었다.

 

플록스  꽃 위에 호랑나비가 날개짓을 하고 있음에

사진 한 장 멋지게 찍어 보겠다고, 나비와 카메라와 씨름중에
10분 정도 시간을 소비하면서, 제대로  찍은  나비의 모습에 그냥 웃어봤다

요즘 비가 자주 내려서  텃밭의 '더덕'이 제대로  꽃을 피우겠는가 염려했더니

비가 내리거나 말거나  이렇게 예쁘게 꽃을 피운 모습이 대견하기만 했다.

 

어느집 울타리 밖으로 빼꼼히 얼굴을 내미는, 봄날에 피는  붉은 찔레꽃이
선선한 날씨가 봄날인줄 착각한 것 같았다
계절의 감각을 모르는  것을  밉다고 할 수는 없는 것이고

그래도 예쁘게 꽃이 피었다는 것에  응원의 사진을 찍어주었다.

7월에 한창 꽃이 피는  칡꽃이  엄청난 향기를 내뿜으면서  

9월이 시작되는 숲길을  아름다움으로 만들어놨다.
끝도없이 번져가는  칡넝쿨의 위력속에,

달콤한 향기로 발길을 멈추게  할 정도로  마력을 지닌 꽃이 되었다.

달콤한 향기가 있는 칡꽃의 꽃말은 '사랑의 한숨'이다.

가을이 온 것 같다고  아는체 하는 꽃은  아스타꽃이다.

꽃모양도 예쁘고, 색깔도 예뻐서  들국화인줄  착각을 했던 꽃은

원산지가  유라시아, 북아메리카 라는 것에 약간 실망을 했다.

우리나라 토종꽃이었다면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계절의 감각을  모른체   쉼없이 아무때고 피던,  바보 같은 코스모스가 
그래도 이제는 제 철을 맞이한 것 같았다.

 

가을 코스모스는  9월 중순 부터 10월에 피는 것이 정상적이지만

무더운 여름 보다는  풀벌레소리 들리는 초가을에 피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되는데...

분명 여름 끝자락에서  피던  코스모스였지만, 어차피 달력은 9월로 넘겼으니까

9월 첫날에 보는 코스모스도 가을꽃으로  예쁘게 봐주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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