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야생화

추석 쯤, 초가을에 피는 꽃

nami2 2022. 9. 12. 21:53

추석이 이틀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이름모를  풀벌레 소리는  점점 크게 들려오는 것 같았고
아침  저녁의  기온은  영락없는  서늘함이었고, 찬이슬도 흠뻑 내려 앉는 ...

전형적인 가을로 들어섰다는 것이 주변의 변화에서  느낄 수 있었다. 

 

추석명절  전 후로  참으로 바쁜 시간들을  눈 코 뜰새 없이 보내고 나서  

모처럼  여유로운 시간을 가져본 늦은 오후는, 알바를 끝내고 집으로 돌아가는 시간이었다.
오랫만에 걸어보는  시골동네 주변의 산책길은

마을버스에서 내려 아파트로 가는,  말 그대로 집으로 가는 길인데

발걸음을 멈출 만큼, 눈에 띄는 꽃들이  생각외로 많이 피어 있어서

무언가에 지친 심신을  위로 해주는듯, 늦은 오후에  집으로 가는 길은 즐겁기만 했다. 

벌써 가을!!
추석은 지났고,  본격적인 가을이니까
모습을 나타낼수 있겠지" 하면서, 반가움으로   눈인사를 해보는  꽃무릇이다.

이곳 저곳 가는 곳마다 모습을 드러내는 '꽃무릇'의 시간들은
해마다 이맘때면 늘 보는 꽃인데
웬지 설레게 한다고 느껴지는 것은

아마도  여름이라는 극성스런 계절 때문에  지쳐가던  마음이 

가을꽃이라는  신선함에 더욱 마음을 설레게 하는 것은 아닌가  생각해봤다.

 

꽃무릇의  꽃말은 '참사랑'이라고 한다.

 

아직은  활짝 핀 모습 보다는 꽃봉오리가  더 많지만

본격적인 꽃무릇의 시간이 오면, 환상적인 모습들이  펼쳐지지 않을까

초조해 하지말고  일주일만 기다려보겠다고  약속을 해본다.

 

이곳 저곳 풀 숲에서 '무릇'꽃이 보이기 시작했다.

 

무릇과 꽃무릇은 전혀 다른 종류인데, 같은 시기에 꽃이 피어서 헷갈리게 한다.
꽃의 분위기가  전혀  다른데, 왜 이름이 비슷한 것인지?

 

무릇은  백합과의 여러해살이풀이고

꽃무릇은 아스파라거스 속  수선화과의  여러해살이풀이다.

 

마을버스를 타고 가다가  눈에 띄는 '칡꽃'  때문에   버스에서 하차후  

세 곳의 정류장을  터덜 터덜  되돌아  걸어갔다.

한동안 뜸했던  꽃귀신이  따라붙은듯, 꽃에 미친 사람.... 웃음이 나왔다.
이 가을에 너무 멋지게 핀 모습에 이끌려 갔지만,  걷는 것이 힘들진 않았다.

 

 한낮 같으면  칡꽃 향기가 대단했을텐데

 늦은 오후 6시가 넘은 시각이라서인지 , 아니면 마스크 때문인지

 향기는  은은하게 풍겨왔다.

 

원래는 7월 부터 피어서 8월에 절정인  칡꽃인데  

9월에 절정으로 꽃이 핀다는 것이  믿기지 않았다.
이렇게 멋진 모습으로 피는  칡꽃은 처음 보는 것 같았다.

철조망 뒷쪽으로는  작은 실개천이라서  물위에 꽃이 핀듯 참 예뻐 보였다.

 

이런 모습을 그냥 지나칠 수 없어서 마을 버스에서 내린 후

세 정거장을  거슬러 올라 간 곳은  인적이 드문  숲길 주변이었다.

간뎅이가 얼마나 크길래  늦은 저녁에 숲길을   혼자서 가느냐고 묻는다면

꽃에 미쳤으니까.... 하면서 웃었을 것이다.

 

해안가에 노란  샤데풀꽃이 피기 시작했다.
이제 여름은 완전히 사라진 것 같았지만, 한낮은 여전히 따끈따끈이다.
흰 여뀌꽃  군락속에 노랗게 핀 한송이 '샤데풀꽃'이 예뻐보였다.

 

알바하는 집 꽃밭에도  꽃무릇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다음 주말에 일하러 가면 활짝 피어 있지 않을까 기대를 해본다.

 

 여름 부터 피던 '애기 범부채'꽃도 여전히 예쁜 모습이다.

 

알바하는 집  정원에  '애기범부채꽃'이 유난히 돋보이는 것은 

바다가 눈앞에 펼쳐지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해보지만

태풍이 지나간 바다는 그다지 예쁜 색깔의 푸른 바다가 아니라는 것이 유감이다.

 

바다를 배경으로 피고 있는 여름꽂  붉은 칸나는 어느 계절에서 멈출 것인지?

그래도 예쁜 것은 인정해본다.

 

꽃범의 꼬리가 멋진 풍경을  만들어 낸 시골길이다.

칡꽃을 찍기위해서 마을 버스를 하차한 후

이 길을 세 정류장 정도 걸어가는 중이다.

 

담장 밖으로 지나는 사람들을 유혹이나 하는듯  예쁘게 피고 있는

보랏빛  배초향(방아)꽃이  참 예쁘다고 생각했던 시간은

늦은 오후 6시30분,  알바를 끝내고 집으로 돌아가는 시간이었다.

하루 일과를 끝내고 집으로돌아가는 시간 만큼 편한 시간은 없겠지만

그래도  집으로 돌아가는 시간에  예쁜꽃이 반겨준다면

그것 보다 더 즐거운 시간은 없을 것이라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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