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야생화

산에서 만난, 4월에 피는꽃

nami2 2020. 4. 21. 23:59

          요즘  텃밭이나 들판의 주말농장은  4월 중순에 접어들면서 가장 바쁜 시기가 되었다.

          온갖 모종들을 심어야 할 시기이므로 은근히 바쁜 나날인것 같았다.

          4월이 가기전에 천천히 해도 되는 것을 ...

          누가 뒤쫒아 오는것도 아니고, 어디를 특별하게 갈 일도 없으면서 또 미련한 짓을 했다.

          땡초 20포기, 아삭이 고추 6포기, 꽈리고추 6포기를 비롯해서  가지, 토마토, 방울토마토, 가시오이, 노각오이...등등

          모종을 있는대로 사가지고 와서, 모종심기를  하고 있는데,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하던 것을 미뤄놓고 집으로 가기에는  어정쩡해서 비를 맞고 작업을 계속했다.

          비바람에 연약한 모종이 부러질까봐, 모종을 심고, 지지대를 꽂고, 끈을 묶어주다보니 작업은 3시간 정도  진행했다.

          비를 맞으면 당연히 감기가 찾아올 것이라는 것을 생각 했으면서도  미련한 짓은 감당이 되지않았다.

          비를 맞고서라도 일을 끝내야 한다는  법은 없는데

          결국 감기는 찾아왔고

          이 험난한 코로나 시기에 자꾸만 미련한 짓을 하는 것이, 내가 생각해도 내자신이 못마땅 했다.

          아파서 하루종일 누웠다가  일어나서,또 미련한 짓을 반복하고 , 또 아파서 누워있고

          왜 그렇게 살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냥 생각없이 바쁘게 살고 싶었다.

          그것이 슬픈 4월을 보내는 최선인 것 같았다.

          그렇게 감기몸살을 앓고 난후, 음식을 장만해서 우리집 아저씨 제사를 무사히 잘 치뤘음을 메모하고 싶었다.

          일년에 단 하루...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내가 차린 음식을 먹기위해, 살던 집을 찾아온다는 것에 대한 기다림은....

          그냥 막연한 설레임이 되었으면 했다.

             이제껏 살면서 전국의 산이라는 산을 모두 다닐만큼, 30여년 정도의 산행에서

             한번도 보지 못했던 꽃을  아파트 뒷산 중턱에서 만났다.

             지리산을 비롯하여 전국의 유명산을 그렇게 많이 누비고 다녔는데, 왜 한번도 못보았을까 하는 것은....

             젊은 시절에는 꽃에 관심이 없었고, 나이가 들면서는 꽃이 피는 시기를 놓쳤고

             최근에 등산은  산길에  핀 작은 야생화들을 찾느라 ,나무에 핀 꽃은 못보았음이 정답인 것 같았다. 

             아무튼  노래 제목에도 있는 '비목'나무꽃을 만났다.

                                       비목나무꽃

              비목나무꽃은

              녹나무과에 속하는  낙엽관목으로 일본과 한국 등이 원산지이고, 산지와 골짜기에 서식한다.

              크기는 15m이며, 꽃은 봄에서 늦봄까지 피고 열매는 가을에 맺는다.

              비목나무에 대한 유래는  정확하지 않지만, 비석을 대신할 만큼 단단한 나무라는 의미에서 온 것이라는 설이 있다. 

                                   개옻나무꽃

                  꽃은 아닌것 같은데, 새순이 나오는 과정이 특이하다.

                  아무리 들여봐도 꽃은 아닌듯...

                 야생밤나무라는 이 나무가 특이하게 생긴 이유는

                 혹벌이 붙으면 이렇게 자주색방울이 달린다고 한다.

                 밤나무에 혹벌은  병충해 일종인데, 개량종 보다는 토종나무에 많이 붙고

                 심하면 나무가 말라죽는다고 한다.

                 제법 많은 토종 밤나무에 혹벌이 붙었다는것이 걱정스러웠다.

             늦가을 부터 겨울까지  등산을 하면, 가장 많이 눈에 띄는 것은 빨간 청미래덩굴  열매이다.

             꽃보다 더 예쁜 빨간 열매가 겨울산을 삭막하지 않게 했지만

             이제껏 청미래 덩굴꽃은 한번도 본적이 없었다.

             왜 그동안 청미래 잎과 열매만 관심있었고,꽃은 궁금해 하지도 않았던 것은

             빨간 열매가 꽃을 대신 했기 때문에 꽃에 대해서는 그다지 신경쓰지 않았던 것 같다.

                                   청미래덩굴꽃

          청미래덩굴이라는 이름은 야생화도감에 나오는 공식적인 이름이고

          경상도에서는 '망개나무'  전라도에서는  명감나무라고 부른다고 한다.

                                      돌배꽃

                  산에서 자라는 돌배꽃도 예뻤지만

                  야생에서 제멋대로 자란 꽃이기에 , 자유로운 영혼이라고 하면 딱 맞을 것 같았다.

                  예쁘게 사진속에 담기에는 너무 어설펐다.

               아무도 없는 산길에서 홀로 핀 동백꽃이, 예쁘다기보다는 너무 쓸쓸해보였다.

               그래도 오는이 ,가는이가 예쁘다고 칭찬을 해주어서  동백꽃의 마음은 쓸쓸하지 않을 것 같다.

              산 정상 부근에서 제멋대로  핀 꽃이라서, 사진찍기가 힘이들었다.

              관리 잘된 가로수의 벚꽃보다는 못하지만, 그래도 예뻤다. 

                                    산벚꽃

                                         덜꿩나무꽃봉오리

                                           청미래덩굴꽃

 

            청미래덩굴의 어린잎을 따다가  나물을 먹기도 하며,

            다 펼쳐진 어른잎은 , 잎으로 떡을 싸서 찌면 서로 달라붙지도 않고, 오랫동안 쉬지도 않으며

            잎의 향기가 배어서 독특한 맛이 난다고 하는데

            망개떡은 청미래 덩굴의 잎으로 싼 떡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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