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를 맞아가면서 힘들게 모종심기를 했었던 것이, 수포로 돌아갈것 같은 느낌이다.
어찌나 바람이 심한지
살랑살랑 불어오는 봄바람이길 바라는 마음이 욕심도 아닌데
요즘에 부는 바람은, 몸이 가벼운 사람 정도는 한순간에 날려버릴 것 같은 강풍이 계속되고 있다.
더구나 한밤중에는 기온 까지 떨어져서, 이게 4월중순인가 할 정도로 날씨는 엉망이었다.
조선오이, 가시오이, 노각오이 3개씩 모종을 심어놓은 것이 모두 돌아가셨다.
맷돌호박 모종 6개를 심어놨는데, 거의 응급상황이다.
땡초 20포기를 심어놨는데, 바람이 아니 강풍이 고추잎을 모두 떼어서 날려 보냈다.
앙상하게 고추대만 남아 있는 모습이란....
손바닥만한 텃밭에 심어 놓은 모종들이 4월 강풍에 의해서 수난시대가 된 것 같았다.
사회적 거리를 두면서 서서히 나들이 행렬들이 많아지는, 코로나의 몰지각한 횡포는 점점 고개를 떨구는데
자연이 전해주는 횡포는 벌써 봄부터 골이 지끈지끈하게 만든다.
요즘, 들판에서 제대로 볼 수 있는 꽃은 예쁜 사과꽃뿐이다.
한참을 서서 들여봐도 지겹지 않다보니, 자꾸만 사진을 찍게된다.
바람이 거세게 불어도 끄떡없는 강인함이, 맛있는 사과를 달리게 하는것이 아닌가 생각해봤다.
처음에 꽃봉오리가 맺힐때는, 빨간 열매처럼 보여지더니
점점 이렇게 예쁜 색깔로 변한다는 것이 신기했다.
흰꽃도 아닌것이고, 분홍색도 아닌....
그림물감으로는 어떻게 흉내 낼 수 없는 채색이 너무 예쁘다.
.
사과꽃을 끝으로 ,들판에서는 이제 과수나무꽃이 완전히 사라져가는 봄날이다.
본격적으로 흰색꽃만 피는 5월이 오기전 까지는
이땅위에 오래도록 머물었으면 하는 바램이지만, 곧 사과꽃잎도 바람에 의해 날아갈 것 같다.
진짜로 예쁜 사과꽃이다.
고들빼기꽃
지긋지긋한 맛이라고, 고개를 흔들던 '고수'가 꽃이 피었다.
쌀국수를 먹으면서 고수의 향이 좋다고 하는사람들을 존경하고 싶을 정도로
입속으로 들어오는 고수의 향기는 .....꽝이었다.
요즘에는 1월 부터 시장에 나오는 딸기를 먹다보니, 텃밭에 딸기 키우는 사람들이 없다.
더구나 밭에서 키우는, 노지 딸기는 왜그렇게 시큼털털한 것인지
어쩌다가 들판에서 딸기꽃을 보면 그냥 반갑다.
딸기꽃
자주색 완두콩꽃
11월에 씨를 심은 들판의 완두콩꽃이 벌써 피기 시작했다.
이곳 남쪽지방에는 거의 11월에 씨를 심어서, 5월이면 완두콩이 시장에 나오는 것을 봤다.
우리집 텃밭의 완두콩은 3월에 씨를 심었기에,아마도 6월쯤에 수확이 가능하다.
그런데, 우리집 텃밭의 완두콩을 제대로 수확할 것인지는 꽤 인내심이 필요할 것 같다.
완두콩의 어린순을 좋아하는 고라니 때문에 벌써 부터 전쟁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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