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관음사는 부산시 기장군 장안읍 임랑리에 자리하고 있는, 조용한 사찰이다.
하루에 몇번씩이나 기차가 다니는 동해남부 바닷가 철길 옆이라서 기차가 지나 갈 때마다
기차 지나가는 소리에 수행하시는 스님들께 방해가 될 것 같지만
그래도 아름다운 해변길을 달리는 기차와 파도소리가 들려오는 아름다움이 있는 사찰이다.
묘관음사 대웅전
묘관음사로 들어서는 대문같은 누각밑으로 계단을 오르면 한눈에 바라보이는 전면 중앙에 대웅전이 있고
잘 가꾸어진 화단 사이로 외국 같은 분위기의 파초들이 참으로 이색적인 것 같다.
대웅전 안에 있는 '관세음보살상'
산신각으로 오르는길
묘관음사는한국 근대 불교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절집이다.
부산과 울산을 연결해주는 해안도로를 따라 가다보면, 임랑과 월내라는 작은 어촌마을 중간 지점에
조계종 직할 임제종가 묘관음사 라는 돌간판을 볼 수 있다.
묘관음사는 향곡당 혜림스님이 창건한 절이다.
향곡스님과 성철 큰 스님께서는 불교정화운동을 하던 봉암사 시절 부터 절친한 사이라고 한다.
묘엄스님이 쓰신 책 회색 고무신을 보면 잘 알 수 있었다.
묘엄스님은 향곡스님,성철스님과 절친하신 청담스님의 따님이시다.
'회색고무신'을 읽으면서 묘관음사를 꼭 한번 가고 싶었는데
공교롭게도 출근 길에 아침마다 묘관음사를 지나가는 인연이 되었다.
묘관음사 선원
1949년 성철스님은 이곳에서 생식을 하며 장좌불와로 동안거를 지내신 곳으로 잘 알려졌듯이
근대한국불교계 큰스님들의 발자취를 엿볼수 있었음이 참으로 감사했다.
범종각
범종각에는 다른사찰과 특이한 점이 있었다.
대개 범종각 안에는 법고, 목어, 운판이 있는데, 이곳에는 범종만 있었다.
이곳에 갔을 때의 시각이 저녁 예불 시간이었지만, 범종소리는 듣지 못했다.
매화의 그윽한 향기도 좋았지만, 울창한 소나무와 대나무에 둘러쌓인 이곳에 더 잘어울리는꽃은 목련 같았다.
가까이 다가서서 코끝을 대어보면 은은한 꽃향기는 어릴때 맡았던 어머니의 분 냄새 같았다.
묘관음사는 조계종 직할 임제종가이다.
임제종가라는 뜻은 어느 스님께서 설명을 해주셨지만 아직도 이해를 못하고 있다.
임제종은 남종5가 7종중 조동종과 함께 가장 오래된 역사를 이어 오면서 오늘날 동아시아 3국
선불교의 주류를 이루고 있다.
한국불교를 대표하는 조계종도 바로 임제종 법맥을 잇고 임제종풍의 선종이다.
고려 말 태고보우국사가 중국 임제종 양기파 호구범계의 석옥청공화상에게 <태고암가>를 보이고,
법을 인가 받아옴으로써 한국불교 선종의 법통은 남종정맥의 임제선 법을 오늘에 이르기까지
그 가풍으로 이어오고 있다.
임제종이 무슨 뜻인지는 모르나 대충 이렇다는 것을 적어보았다.
부산시 기장을 지나서 31번 지방국도 동해남부 해안도로를 가면
고리 원자력, 간절곶,진하해수욕장을 가려면 일광해수욕장과 임랑해수욕장을 지나가게 된다.
임랑 바닷가의 파도소리와 동해남부선의 열차소리
그것이 함께 어우러진 아름다운 산사 '묘관음사'는 해안도로에서 이 철길을 건너야만 갈 수 있는곳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