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스님의 다비식이 열렸던 '송광사'에 가고 싶었지만 산다는 것에 포로가 되다보니 가지를 못했었다.
이튿날은 휴일이었고, 이곳 저곳 분향소가 있는곳을 검색해보니 '창원 성주사'에 분향소가 차려져 있다고 했다.
마지막 가시는 길에 까지 '무소유'의 실천을 하셨던 법정스님!
하얀 국화꽃 한 송이 스님께 올리고, 극락왕생 기원하는 절을 올리고, 돌아섰던 마음은 아직도 안타까움 뿐이다.
분향소를 가기위해 길을 나섰지만 ,성주사를 들어서면서 느껴지는 기분은 참으로 아름다운 풍경이었다.
존경하던 스님의 영정앞에 분향을 하러 가는 마음은 뭇내 서글펐지만....
산에서 사는 사람들이 산에 대한 향수를 지니고 있다면, 속 모르는 남들은 웃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산승들은 누구보다도 산으로 내닫는 진한 향수를 지닌다
산에는 높이 솟은 봉우리 뿐만 아니라 골짜기도 있다.
나무와 바위와 시냇물과 온갖 새들이며, 짐승, 안개, 구름, 바람 ,산울림
이 밖에도 무수한 것들이 한데 어울려 하나의 산을 이루고 있는 것이다.
산은 사철을 두고 늘 새롭다.
그 중에도 여름이 지나간 가을철 산은 영원한 나그네인 우리들을 설레게 한다.
법정스님 수상집 '무소유' 중에서
가락국 김수로왕이 물을 마셨다고 해서 '어수각'이라고 한다.
경남 창원시 천선동 불모산 자락에 위치하고 있는 '성주사'는
신라 흥덕왕 10년 (835)에 창건된 사찰로 전해진다.
성주사라는 이름은 성인(聖人)이 머무는곳이라는 의미이며, 임진왜란 때 완전히 소실되었고
그 후 숙종7년에 중건하였다.
성주사 동종 제 267호로 지정
성주사 중창불사가 이루워 질 때 중창을 위한 목재는 곰이 나타나 하룻밤사이에
지금의 성주사 자리에 옮겨 놓아 그 자리에 중창을 하게 되었다.
이런 전설 때문에 이 성주사를 곰 절 또는 웅신사로 불리기도 한다.
다른 사찰에서는 볼수 없는 복을 가져다 주는 '돼지 한쌍'을 행운의 복 돼지라고 부르고 싶다.
성주사 '대웅전(유형문화재)'
삼층석탑 '유형 문화재'
성주사 대웅전 '꽃문살'
설법전에 만들어진 분향소에는 '맑고 향기롭게' 회원이 상주를 대신 하고 있었다.
국화꽃을 놓고 스님께 절을 하고 돌아서서 나왔지만 마음은 착잡해서 '지장전'에 가서 법정스님의 극락왕생 기도를
하려고 했지만, 지장전에도 어느 누군가의 재(齋)를 올리고 있어서 들어 가서 재올리는것을 방해하고 싶지 않았다.
스님들의 수행공간이기에 '출입금지'라고 했지만,고요함이 좋아서 조심 조심 가보았다.
성주사는 대웅전, 영산전, 설선당, 안심료 등의 당우와 석탑, 부도탑을 갖추고 있는
창원 제일의 사찰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것 같다.
돌담에서 느껴지는 멋스러움이 성주사를 뒤돌아보게 한다.
연꽃이 필 때면 아름다운 연꽃이 극락세계를 만든다고 하는데, 상상으로도 멋질것 같다.
성주사는 대한 불교 조계종 제14교구 본사 범어사 말사이다.
며칠동안 비가 내리고 안개가 숲을 가리더니 수목들에 물기가 배였다.
겨울동안 소식이 묘연하던 다람쥐가 엊그제 부터 양지쪽 헌식돌에 곁에 나와 내 공양 시간을 기다리고 있다.
지난해 늦가을 무렵까지 윤기가 흐르던 털이 겨울을 견디느라 그랬음인지 까칠해졌다.
겨우내 들을 수 없었던 산비둘기 소리가 다시 구우구우 울기 시작했고, 밤으로는 앞산에 고라니 우는 소리가
골짜기에 메아리 치고 있다. 나는 한밤중 잠에서 자주 깨어 일어난다.
이런 것을 가리켜서 사람들은 봄의 시작이라고 한다.
_ 법정스님 수상집 (서 있는 사람들 )중에서
법정스님께서 열반에 드시고, 어제 다비식이 열렸고,무소유를 마지막 까지 실천하고 가신 스님의 마지막 길은
많은 불자들의 가슴을 시리게 하고,안타까운 마음까지 들게했다.
물론 불자가 아닌 사람들도 마찬가지 였을 것이다
스님께서 우리에게 남기고 가신 많은것들은 잊을 수도 없을 것이며, 잊어서는 안될것들이다.
아름다운 마무리는 살아 온 날들에 대해 찬사를 보내는것, 타인이 상처를 치유하고
잃어버렸던 나를 찾는것, 수많은 의존과 타성적인 관계에서 벗어나 홀로 서는것이다.
아름다운 마무리는 용서이고, 이해이고 자비이다.
스님의 아름다운 마무리 책 속에서
분향소가 차려진 불모산 성주사 설법전'에서 법정스님의 분향소에 가서 스님께서 마지막 가는길을 배웅하고 왔다.
다시 한번 스님의 극락왕생을 기원 해본다.